“이런 칠흙 같은 어둠 처음이다”

대구 산지 3월 성수기 문턱 해외 시장 캄캄한 암흑
주 시장‧ 튀르키에‧ 두바이‧ 모로코까지 터널 속 갇혀
업계“中 반값 투매 시장 붕괴 ”전쟁 끝날 때까지“ 속수무책

 

설이 지나고 본격적인 봄철 성수기 문턱에 진입한 대구 화섬직물 업계가 올해는 전례 없는 춘궁기 보릿고개란 적색경보가 덮치고 있어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

3월부터 본격화될 예년의 성수기 진입과 달리 시장이 망가져 신규 오더가 사실상 전멸 상태인데다 헐값에 내던지는 재고 원단마저 소진처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세기 폴리에스테르 직물 수출 역사상 3월부터 시작되는 성수기에 대비해 2월부터 해외 시장으로부터 어느 정도 입질이 시작됐지만 올해는 작년 하반기부터 더욱 얼어붙은 유럽과 중동 시장이 풀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대구 화섬직물 주 수출 시장인 튀르키에(터키)와 모로코‧ 두바이 시장이 엄동설한인데다 신규 오더도 고갈됐지만 가격이 붕괴되 손실을 감안하고 쳐내고 싶은 재고 원단마저 원가보다 너무 동떨어져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이 막막한 실정이다.

더욱이 유럽과 중동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 돼면서 화섬직물 주요 수출국 바이어들의 재고가 체화돼있어 신규 오더는 가격 형성이 안돼 굳게 닫혀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펜데믹 이후에도 불황을 모르던 대 중동용 포멀블랙과 로브직물마저 현지 바이어의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어 전통 의식에 따른 대목인 라마단 경기도 올해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산 원단이 자국 내수시장 침체로 인한 재고 체화로 반토막 가격으로 쳐내고 있어 시장 가격이 붕괴된 후 정상적인 상담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더욱 걱정스런 것은 미국 금리가 내리면 필연적으로 달러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한 가운데 하반기 원 달러 환율을 1250원 대까지 예상을해야 하지만 현재 1330원 기준으로도 제조 원가를 맞추기 어려운 수출 시장 여건에서 채산을 맞출 수 있을지 업계는 갸우뚱하고 있다.

이 같은 해외시황 악화와 환율 변동의 악재 속에 시계 제로 상태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대구 산지는 대공황의 깊은 터널을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기약 조차 못하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속수무책을 호소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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