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 외부감사 · 이사회 포함, ESG경영도 강화

 

태광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은 변화에 둔감한 보수적인 기업이다. 스판덱스와 테레프 탈산(PTA) 등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상황에서 굳이 변신을 감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20년 가까이 지속된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안정된 길만을 걸어왔다. 

하지만 최근 태광산업이 달라졌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들이 추천한 외부 감사와 사외이사들을 이사회에 포함하기로 했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경영협의회의 수장도 외부 출신에게 맡겼다. ESG경영도 강화했다. 

업계에선 오랫동안 변화가 없던 태광그룹의 경영 방향이 신사업 진출,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안한 3명의 이사 후보 선임 안건(정안식 태광산업 영업본부장, 안효성 회계법인 세종 상무, 김우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을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모두 통과시키기로 했다. 사외이사인 안 상무와 김 교수는 태광산업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지배구조 연구 분야 전문가인 김우진 서울대 교수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한 김 교수는 그동안 태광 산업의 지배구조와 불투명한 의사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안 상무는 23년간 회계사로 활동해온 재무 전문가이다. 이처럼 김 교수와 안 상무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는 것은 폐쇄적인 경영을 뒤로하고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태광산업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다른 섬유 · 화학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온 것과 달리 태광산업은 10년 동안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타이어용 아라미드 증설을 위해 1,450억원을 투자한 것과 2021년 LG화학과 티엘케미칼을 설립한 게 전부다.

향후 태광산업은 아라미드 공장 증설을 필두로 신사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아라미드는 중량이 강철의 5분의 1수준이지만 강도는 5배 이상 강한 신소재다. 이를 위해 태광산업은 탄소섬유 관련 신제품 연구개발과 제품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축했다. 의사 결정 시스템도 이사회 중심으로 바꾼다. 이를 위해 투명경영을 강화하고 그룹 차원의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 미래위원회’도 설립했다. 위원장은 SBS 보도국장 출신의 성회용 태광산업 대표가 맡는다. 위원회 산하엔 ESG위원회도 만들어 지속가능한 사회 조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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