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결국 디테일. 상상력으로 틀을 깨는 디자이너

바야흐로 ‘디테일’의 시대다.

무언가 남다른 제품을 갖고 싶어하는 초개인화된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SPA 브랜드의 시대를 지나 개성이 강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최근 몇 년간 패션 기업들이 다양한 인물과 컬레벼레이션을 통해 유니크한 제품을 함께 개발하고 이를 시장에 출시하는 방식으로 브랜딩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도 맥을 같이한다.

그 중에서도 최근 라이징 스타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조우하는 바람은 가장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곳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손잡은 ‘피플오브더월드’ 이민희 디자이너(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브랜드에 신선함을 더하고 디자이너는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창의력을 무한 표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컬레버레이션의 시너지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

 

PEOPLEOFTHEWORLD(피플오브더월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민희 디자이너.
PEOPLEOFTHEWORLD(피플오브더월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민희 디자이너..                               

 

“정말 잘 만들어진(well-made) 옷을 입었을 때 느끼는 고양감과 에너지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지난 2019년부터 국내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작품세계를 펼쳐온 ‘피플오브더월드는 ‘재치 있고, 유니크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을 위한 옷’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오래 입어서 지구환경에 좋은 지속가능한 하이퀄리티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지향한다.

지난해 9월, 2024 SS 서울컬렉션 런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피플오브더월드X리복’의 컬레버레이션 작품은 ‘이민희’라는 세글자를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는 물론, 일반인에게 강렬하게 각인시켜준 계기가 됐다.

일찍부터 서울시 주최 큰 상을 수상하고 촉망받는 디자이너로서 남다른 유니크함과 젠더리스룩을 클래식하고 세련되게 전개하는 잘 알려진 그였지만 그 동안의 작품세계를 모두 뛰어넘을 만큼 완벽한 무대였다는 평가가 해외 바이어들과 프레스들로부터 터졌다.

서울패션위크 행사 종료후 가장 뛰어난 디자이너 작품을 선정하는 투표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었다.

올해 춘하 시즌을 위한 피플오브더월드는 흑과백을 섞어 평화주의적인 ‘그레이’ 컬러를 메인으로 특유의 감도를 담아낸 데님과 힙&그런지를 절묘하게 버무린 듯한 꾸뛰르적인 스타일, 그리고 리복의 시그니처 구스 패딩과 아웃도어 감성의 윈드스토퍼, 셔츠와 맨투맨 등을 제안한다. 리복의 로고와 맞물려진 피플오브더월드는 ‘스포티하고 캐주얼라이징하면서도 또다른 고프코어 룩의 진화를 선보였다’는 호평이 쏟아진다.

특히, 이민희 디자이너가 버무린 ‘리복’의 변신은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서울컬렉션 런웨이에 올랐던 작품들 모두 혼이 담길 정도로 열심히 만든 것들이에요. 커스텀 신발부터 의상들까지 직접 다듬고 염색하고 그림 그리면서 참 많은 시간을 쏟았죠. 어떤 옷들은 해체해서 다시 조합하기도 하고 소재를 변형해서 재창조한 것들인데. 특히 보이지 않는 작은 디테일까지 정말 각별히 신경 쓴 무대였어요.”

리복 마케팅 총괄 이원영 실장에 따르면 “이민희 디자이너와 리복의 협업 작품을 시작할 떄만해도 단순히 커스텀 작업으로 리복을 추가하는 정도에서 머무를 줄 알았는데, 기대 이상의 창의적인 커스텀 제품들이 커머셜과 조우해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면서 “피플오브더월드와 리복의 만남은 이민희 CD의 창의적인 감성이 당시 서울패션위크 런웨이 공개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국내외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으며, 올 들어 추가 물량을 확대했다”고 전했다.

이 협업 커스텀은 피플오브더월드가 모든 판권을 갖고 있다.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유니크한 소재개발, 로고부터 포켓 옆 작은 디테일까지 ...

남다른 심혈 기울이는 ‘진정한 옷쟁이’.

완벽주의자라는 표현만큼 이민희 디자이너를 대체할 단어가 또 있을까.

그의 옷에 대한 고집스러운 집념을 고스란히 담아낸 제품들은 소재 선택에서 잘 나타난다.

“이번 시즌 제가 주로 사용한 소재는 내몽고 캐시미어와 아미카제, 그리고 셀비지 데님이에요. 특히 국내에서는 보기드문 데님소재가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생산되고 있어서 아쉽지만 어쩔수 없이 수입소재를 고집하죠. 겨울용 점퍼는 헝가리 구스 900과 버진울을 씁니다. 그리고 이 제품은 언뜻 보면 코듀로이 같지만 울과 코튼과 레이온을 혼방해서 만든 전혀 새로운 조합이죠. 이 점퍼는 겨울용 양털 아우터인데, 주머니가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손을 넣는 포켓부분을 위에 별도로 하나 더 만들었어요. 자세히 보시면 옷마다 작은 디테일들이 새롭게 보이실꺼에요.”

인터뷰 내내 작품 하나하나 세세히 설명을 하는 그의 열정이 피플오브더월드의 미래를 가늠케 한다.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국내 넘어 파리 독일 런던 뉴욕 일본 중국 등 수출 활기

피플오브더월드는 국내와 별도로 해외 수출 판로를 크게 늘리면서 내수용 커머셜 제품과 수출용 컬렉션 제품으로 라인을 나뉘어 전략적인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내수용은 디자이너의 인지도를 높이는 대중적 아이템 즉, 맨투맨, 티셔츠, 점퍼류와 스커트, 가방류 등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이민희 CD가 제작한 아티스틱한 로고를 통해 디테일을 살린 대표적인 시그니처 마케팅은 브랜드의 고양감을 높여주는데 한몫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쉽게 알려주는 태그를 옷 백면에 부착하거나, 네오프렌 소재로 만든 가방에 부착하는 등 브랜드 노출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전략이다. 또한 대표 로고인 ‘P’를 응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소비자 인지도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국내 유통은 무신사와 온라인, 갤러리아 백화점은 물론 해외 력셔리 플랫폼으로 유명한 ‘발란(BALAAN)’에도 입점되면서 상승세다.

특히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여온 홈쇼핑은 수출 노선 확대의 매개체가 됐다.

“디자이너로서 브랜드 이름을 좀 알려야겠다 싶어서 홍보마케팅을 위해 시작했던 홈쇼핑 채널은 첫 방송에서 티셔츠 7만원대 제품이 30분만에 15억원어치가 팔렸어요. 심플한 로고 티셔츠였는데 소재 퀄리티와 품질이 좋아 지금껏 판매가 이어지고 있죠.”

일반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피플오브더월드는 이제 세계 무대를 향해 날개를 달았다.

지난 서울컬렉션에서 선보인 2024 SS 피플오브더월드 컬렉션 작품들은 쇼가 끝난 직후 현장에서 중국 바이어가 행거에 걸린 모든 작품을 즉석에서 모두 구매해갈 정도로 파격적인 판매가 이뤄졌다.

십수년간 KOTRA를 통해 전세계 해외 시장 곳곳을 분석하고 자료를 수집한 그는 글로벌 브랜드 피플오브더월드의 비상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마쳤다.

가장 먼저 정부주도 지원으로 해외 수출 확대가 가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08년 서울시 주최 신진디자이너컬렉션 금상 수상과 동시에 같은해 파리패션위크 '랑데부’ 여성복 트레이드쇼 참가로 글로벌 첫 포문을 연 그는,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서울시 주도의 파리 트라노이 참가로 유럽시장을 두드렸고, 일본의 롯데면세점 입점에 이어 시부야 109 백화점에 첫 매장을 열었으며, 신세계 사이먼이 운영하는 글로벌 플랫폼 ‘K-fashion82’를 통해 독일과 유럽 곳곳에도 수출노선을 확대하는 중이다.

그중, 런던은 가장 성공적인 사례다.

“런던의 핫플레이스인 쇼디치에 7개 편집숍에 입점했는데. 입점 매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요. 특히 영국 런던패션위크 진출은 저의 오랜 숙원과제죠. 피플오브더월드의 최종 종착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런던만큼은 제가 꼭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싶어요.”

중화권과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은 잰걸음이다.

“일본 시부야 109 백화점 역시 입점후 반응이 좋중화권은 서울패션위크와 연계된 바이어 중 중국 디스트리뷰터 2곳에서 전체 판권을 달라고 요구했었는데 고헤드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규모 오더가 이루어지고 있죠. 점차 물량을 확대하게 되면서 생산라인도 바짝 가동하고 있는데 아마 올해 수출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외에도 오는 2월 1일 서울패션위크 개막일에 맞춰 성수동 쇼룸도 개방을 한다.

“성수동은 대한민국 패션성지로 불릴만큼 핫한 곳이자 외국인 관광객들과 바이어들이 가장 오고 싶어하는 지역이죠. 이곳 성수에 둥지를 튼 피플오브더월드 쇼룸은 해외 바이어들을 맞이하기 위해 최근 인테리어와 집기 리뉴얼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답니다.”

매출 800억대 볼륨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한 빅픽처를 그리고 있는 이민희 디자이너.

그는 이번 춘계패션위크는 수출 확대로 한템포 쉬지만, 오는 9월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한 야심찬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국내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통해 마켓테스트를 모두 마쳤어요. 입점 러브콜이 오는 곳들이 상당수죠. 이제 국내와 해외 모두 피플오브더월드의 ‘P’ 로고를 자주 보게 되실 겁니다”

K패션의 선두주자로 달려가고 있는 이민희 디자이너가 진두지휘하는 피플오브더월드의 글로벌 행보에 전세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조정희기자.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PEOPLEOFTHEWORLD X Reebok  2024 S/S SeoulFashionWeek. 

◈이민희 CD 프로필

2008 신진디자이너컬렉션 금상 수상 (서울시 주최)

2008 파리패션위크 '랑데부’ 여성복 트레이드쇼 (파리, 프랑스)

2008 ~ 2023 서울패션위크 (서울시 주최)

2014 ~ 2023 패션코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2016 ~ 2017 CHIC 상해 의류 박람회 (상해, 중국)

2018 ~ '피플오브더월드’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2023 KBEE 프랑크푸르트 한류 박람회 (with 신세계)

2023 뉴욕 '코테리’ 트레이드쇼 (뉴욕, 미국)

2023 파리패션위크 '트라노이’ 트레이드쇼 (파리, 프랑스)

2023 일본 도큐그룹 makepre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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