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맞춰 친환경을 실천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한정적인 지구자원을 아끼고 오염을 줄이며 이를 위해 재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버진 머티리얼을 줄이면 된다. 즉, 리사이클과 바이오, 새로운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정답이다.
지난 24일 리사이클 섬유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효성의 부회장이자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이상운 회장은 섬유패션 친환경 간담회에서 산자부 차관과 섬유패션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간담회에서 명쾌한 친환경 비즈니스 비전을 제안했다.

이날 이 회장은 “친환경 섬유소재는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와 같으며, 이를 적극 활용한 패션 브랜드는 2030년까지 전체 시장의 2% 규모가 아닌 99.9%에 달해야만 할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친환경 산업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자원을 고갈이 아닌 지속해서 순환하고, 모든 프로세스에서 탄소를 저감시켜야 한다. 특히 국내 섬유소재의 70%를 해외 수출하고 있는 대한민국 섬유패션의 친환경 산업 전환은 생존비책이자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 추세에 전략적으로 경쟁우위 확보의 기회다.”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폐페트병 리사이클 소재인 리젠과 마이판리젠으로 시장을 선점한 효성티앤씨는 지난 24일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스판덱스 섬유인 리젠바이오를 세계 최초로 PIS에서 선보였다. 특히 국내 내셔널 브랜드 탑텐과 스파오를 통해 선보인 야심찬 친환경 브랜드 ‘이코리아(ECOREA)’는 국내 섬유기업과 어패럴 브랜드가 만나 최강의 어벤져스 수출 군단을 완성시키는 롤모델이 되고 있다.

과거 유니클로가 도레이의 후광을 얻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히트텍’의 탄생은 지금까지도 국내 패션계에 화두가 되고 있지만, 수출기반의 국내 섬유기업들과 손을 맞잡는 일은 내셔널 브랜드는 물론 패션 디자이너에게는 유독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최근 기후위기를 위한 전세계적인 동참이 붐을 이루자, 국내에서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국내 패션사의 기반이 되는 경쟁력 높은 섬유기업들을 발굴하기 위해 불철주야 발로 뛰는 디자이너들의 고충은 이제 옛말이다. 최근 국내에서 함께 개발한 섬유를 세계화하기 위해 두 손을 맞잡은 친환경 브랜드 ‘비건 타이거’와 경기섬유기업인 ‘대아’의 피땀나는 노력은 글로벌 패션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가볍고 부드러운 한지 가죽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한 데 이어 콩기름으로 만든 소재를 완성시켰고, 최근에는 친환경 폴리에스터 리사이클에 폴리우레탄을 더한 생분해 소재를 완성시키는데 성공했다. 디자이너와 기업이 밤을 지새우며 연구와 실패를 거듭한 결과다.

소재는 곧 열릴 LA 비건 패션위크에서 또 한번 비건소재의 혁신을 일으킬 전망다.

국내 의류 벤더들과 소재 컨버터들은 까다로운 유럽기준에 맞는 오코텍스(OEKO-TEX®) 인증과 재활용 GRS 인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정부지원을 통해 지원을 받아 보다 손쉽게 인증을 수여 받을 수 있는지 집중하는 분위기다. 올 들어 미국바이어들은 가장 까다로운 유럽기준의 인증 섬유를 국내 수출사에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글로벌 패션사들은 국내 벤더사와 컨버터들에게 원료는 물론 염색과 가공, 폐수 처리 과정까지 모두 추적해 관련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대표 기업 폴로는 ZDHC MRSL 인증을 받지 않은 공장은 폐쇄하라는 공문까지 보내 국내 벤더 기업들의 어려움은 나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폐막한 PIS 2022 전시회에서 친환경 국제인증 관련 세미나에 유독 참관객들의 폭발적인 열기가 더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제 국내 의류업계는 친환경 기준에 적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영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값비싼 인증 비용을 감안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국제 인증을 획득하는 것만이 해결답안은 아니다. 우후죽순 폐 페트병 원사에 올인하는 것보다 독보적인 친환경 섬유를 연구하고 개발해 세계에서 유일한 하나뿐인 패션을 완성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흐름이 되고 있다.

조정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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