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지난 18일 한국프레스센터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화섬업계 경쟁력 강화와 고용안정'을 위한 정책토론회 주제발표 내용이다. 이 날 토론회는 3가지 주제로 구분, 김광수 경제연구소장의 '국내화섬 산업의 현황과 구조조정 과제'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영두 연구위원의 '화섬구조조정과 고용안정', 황기돈 한국노동교육원 부연구원의 '업종별 노사대화 채널의 필요성과 과제' 등으로 나누어 진행했다.한국노동교육원 주최 노동부, 산자부, 전국민주화학섬유노조, 화섬협회, 노동일보 공동후원으로 열린 이 날 토론회는 때마침 화섬업계의 극한 노사분규와 관련,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 날 주제발표 내용을 발췌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제1주제 국내 화섬산업의 현황과 구조조정 김광수(김광수 경제연구소장)PEF·PSF·나일론 전망 모두 비관적국내 화섬산업의 문제는 이미 IMF사태 이전부터 예고되고 경고된 것임. IMF사태 이후 국내 화섬업계는 노사간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으로 희생을 최소화할 것인가 아니면 노사간 대립으로 시장으로부터 강제 퇴출 당해 노사 모두 공멸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음. 우리 화섬업계가 처한 현재의 자멸적인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화섬업계 노사 당사자 자신들 뿐이며 결코, 정부나 국민이 도와줄 수는 없는 일임.우리는 천연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로서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인적 자본(human capital) 뿐임. 그러나 노사가 갈등과 대립을 계속하는 한 우리의 유일한 자원이자 경쟁력의 원천인 인적 자본마저도 잃어버릴 것임.화섬업계 勞社간의 자기희생 정신과 협력을 전제로 한 과감한 통폐합만이 국내화섬 산업과 화섬업계 노사 모두의 행복과 미래를 마지막까지 보장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대들보임을 명심해야 할 것임. <폴리에스터 장섬유>2001년 2분기 현재 시장마진(=직수출가격원료비용)이 직수출 가격의 34% 수준에 불과한 36.3센트/kg를 유지. 이 정도의 마진에서는 인건비, 제조경비, 제조경비, 감가상각비, 판관비 등을 포함한 제반 경영원가를 보상하고 영업이익을 내기가 힘든 상황임.다만, 최근 유가 상승률에 비해 원료가격 상승률이 매우 낮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과, 대만의 지속적인 감산과 2000년의 대하, 코오롱의 노사분규, 2001년에도 효성, 고합, 태광 등 노사분규로 인한 감산 영향 등 부분적으로는 긍정적인 요인들이 산재함. 그러나, 과도한 부채로 금융비용 부담이 큰 화섬업계의 현실에서는 현재의 시장마진 수준으로는 대규모 경상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임. 향후 원료비용 상승 가능성과 중국 수출 감소 지속, 대만업계의 감산 지속 여부 등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 예상되는 바, 시장마진이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으로 전망됨. <폴리에스터 단섬유>대부분 수출에 의존하는 제품으로써 이미 97년 초부터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황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임. 97년 1분기 시장마진이 31.15센트/kg이던 것이 2001년 2분기 현재 3.30센트/kg로써 직수출 가격의 5% 수준에 불과한 실정임. 이 정도의 시장마진으로는 인건비, 제조경비, 판관비 등을 보상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화섬산업 가운데 구조조정이 가장 시급한 분야임. <나일론 장섬유>상대적으로 내수 의존도가 높은 제품이지만 97년1분기 시장마진이 155.51센트/kg이던 것이 2001년 2분기 현재 61.20센트/kg로 39%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임.다만 나일론 장섬유는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적고 설비도 생산 업체도 한정되어 있으며 거의 상각이 끝난 노후설비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한 편임. 비록 현재의 시장마진 수준에서 인건비, 제조경비, 판관비 등을 보상하고도 다소의 영업이익을 남길 수 있는 상태라고는 하지만 경기침체의 장기화 여하에 따라 방심할 수 없는 상황임. 나일론 수요는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주기가 있다는 특징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에서 원가를 줄일 수 있는 구조조정이 바람직함임금삭감 없는 4조3교대 조기 실현해야제 2주제: 화섬 구조조정과 고용안정김영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1. 화섬업 구조조정 배경은 아래와 같이 요약됨. 1) 구조전환이 필요했던 90년대 내내 차입에 의한 노동대체와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시설확장에만 치우쳐 공급과잉을 주도 내지 자초함. 2) '90년대 내내 중국 등 후발 화섬생산국들의 빠른 성장을 지켜보면서도 비용경쟁력 회복에만 치우쳐 기술과 품질 제고 등 고부가가치 생산구조로의 적절한 전환에 실패함. 3) 주요 화섬업체들은 30대 재벌계열사들로써 '90년대 내내 비효율적 설비투자와 다각화를 통해 재벌체제의 도덕적 해이를 전형적으로 보여주었음. 이 점이 공급과잉과 경쟁력 지체의 참된 배경임. 2. 98년 이후 벌어져 온 화섬업 구조조정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됨.1) 바람직한 구조고도화보다는 노동절약적 합리화 위주의 구조조정이 위주가 되고 있음.2)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강행되고 있음. 이는 울산 화섬 3사 파업의 한 주요한 이유임. 3) '98년 대규모 고용조정을 거쳤음에도 그 후에도 배치전환, 고용조정, 비정규직 확대 등 일방적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음.4) 화섬업은 월 243시간에 달하는 3조3교대 근무, 열악한 산업보건환경 등으로 근로조건이 극히 열악함. 여기에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노동강도와 노무통제까지 강화되어 근로조건이 최악의 지경에 이름.3. 화섬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고용안정 방안은 다음과 같이 요약됨.1)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과 노사관계 개선이 구조조정 논의의 전제임.- 노동자들은 그간 벌어진 일방통행적 구조조정과 억압적 노사관계, 정부의 사용자 편향적 구조조정정책에 극도의 불신을 가지고 있음. 이러한 불신감을 해소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함.2) 산자재, 신합섬 등 고부가가치의 차별화된 제품 생산과 대체투자 활성화를 통한 구조고도화가 올바른 길임. 이를 통해 구조개혁과 고용안정을 동시에 기할 수 있음.3) 임금삭감 없는 4조3교대제 조기시행을 통해 근로환경 개선과 고용안정을 기해야 함.4) 작업자율성과 교육훈련 강화, 산업보건환경 개선, 비정규직 보호와 정규직화 등을 통해 고용의 질을 개선해야 함. 이는 구조고도화에 대응하는 고성과 작업체제의 기반이 됨. 5) 정부의 적극적인 고용안정 노력이 긴요함.- 비용경쟁력에만 착안하는 한국기업들의 관성 때문에 구조전환 시기에도 또다시 생산기지 이전이나 비정규 저임노동력 이용과 같은 퇴행적 시도가 두드러지고 있음.- 정부는 산업정책 내에 고용정책을 포괄하고, 산업입지, 고용안정과 고용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시급함. 이와 관련하여 4조3교대 전환에 대한 적극적인 비용분담 노력이 요구됨.- 개방경제라는 현 조건에서는 고용문제에 대한 지방자치정부의 적극적 역할도 필요함.- 폴리에스터 원사부문에 특화된 저기술 업체들에 대해서 기술개발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음.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