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분리막에서 실 추출 양산 성공
폐기물 재활용 ‘환경+혁신’ 두 마리 다잡아 2023 CES 혁신상 수상

伊 발렌시아가’ 삼성물산 ‘빈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전방위 러브콜

"산업 폐기물이 초기능성 신소재로. 리사이클~"

 

2024 갑진년 새해 혁신경영인(1)- ㈜라잇루트 ‘텍스닉(TEXNIC)’ 신민정 대표

SK이노베이션의 수명다한 배터리 폐기물 한번에 해결한 환경공모전 大賞 수상자

고어텍스? 다이니마?

 친환경 K-배터리 리사이클 소재가 대세죠

”고어텍스와 다이니마의 국산화 섬유 새 시대가 활짝 개막했다. 그것도 2차전지를 재활용한 차원이 다른 친환경 섬유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개발한 리사이클 신소재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빅 브랜드들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어 놀라게 하고 있다.

수명이 다한 2차전지(배터리)의 분리막 제조과정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을 초 기능성 섬유로 리사이클 생산하고 있는 ㈜라잇루트(대표 신민정)가 그 주인공이다.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 등 2차전지는 산업폐기물로 전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민정 대표는 패션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애착을 가진 패션 전문가로서 국내 신인디자이너를 발굴해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라잇루트를 약 6년간 이끌며 활발히 활동해왔다.

그러다 코로나를 계기로 어려워진 사회환원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우연한 기회에 SK이노베이션 공모전에 폐배터리 분리막을 이용한 혁신 섬유 개발 아이디어로 대상을 거머쥐며 다시 새로운 시장에 도전해 성공한 젊은 기업가다.

첫 섬유 사업을 시작하게 된 당시 서른살이던 신민정 대표는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으로 유명한 대표님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폐배터리가 창고에 가득 산적해 있는데 처치 곤란해 골치가 아프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2차전지에서 나오는 필름이 분리막이라는 건데, 이 필름이 고어텍스 뺨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죠. ‘이거다’ 싶었어요. 당시 기존 사업을 접고 무엇을 해야할 지 막막했던 때였죠. 그걸로 SK이노베이션에서 환경공모전에 응모했어요. 본선 11명 안에만 들면 100만원을 받을 수 있었죠. 씨드머니가 필요했던 저는 무조건 본선에만 오르자 하고 준비했는데 정말 기적처럼 대상을 수상했고 2억이라는 상금도 받았죠. 그때부터 라잇루트는 ‘2차전지 폐기물을 리사이클해 패션섬유를 제조하는 친환경 섬유 생산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답니다“

신 대표는 그 순간을 ‘기적’이라고 말했다.

공모전 대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직원들에게 회사가 문을 닫게 됐다는 가슴 아픈 통보를 전했던 그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감회가 새롭다..

대상을 수상한 신민정 대표에게 2억이라는 상금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지금까지 라잇루트의 상당한 지지자로 지원군이 되어 주고 있다.

세계적인 2차전지 생산 기업인 SK 최태원 회장이 넷제로 선언 이후 가장 큰 골치덩어리였던 수명이 다한 폐 배터리가 혁신적인 신소재로 거듭날 수 있는 대어를 낚은 행운이라 양사는 서로 윈윈 전략을 추진한 셈이다.

대구에 생산공장을 두고 버려지는 폐배터리에서 분리막을 추출하고 그걸 다시 섬유와 접착시켜 기능성 원단으로 완성하는 실험을 수개월간 반복해서 완성한 원단이 고어텍스 기능은 모두 갖추면서도 다이니마 이상의 인장강도를 가진 원사 ‘텍스닉(TEXNIC)’이다.

(주)라잇루트가 자체 개발 텍스닉 라미네이팅 기계

 

텍스닉 원단 제조 과정 
텍스닉 원단 제조 과정 
텍스닉 원단 상세 이미지.                                                                                 
텍스닉 원단 상세 이미지.                                                                                 

 

‘초방수’ ‘초경량’ ‘초인장’ 강도에 ‘고시감’까지 우수해 패션 소재 각광

고어텍스 다이니마 등 글로벌 섬유시장 대체 친환경 소재로 각광

“여기 보시면 뒤에가 분리막이고 앞에는 섬유에요. 처음부터 분리막을 섬유와 본딩하는 작업은 출발부터 쉽지 않았어요. 분리막 필름으로 되어있다보니 표면이 너무 매끈거려 현재 섬유 라미네이팅 기술력으로는 접착이 쉽지 않았죠. 결국 저희가 직접 개발한 라미네이팅 기계를 통해 성공한 케이스에요. 섬유와 본딩한 접착제도 친환경으로 직접 개발해 GRS와 오코텍스(OEKO-TEX) 인증도 완료했구요. 특히 2차전지에서 추출한 필름은 특유의 투습 방수효과를 갖추고도 아주 가볍고 인장강도가 매우 뛰어나죠. 텍스닉은 필름의 구멍을 최대한 보존해 섬유와 결합시켰기 때문에 내수압이 고어텍스 수준인 2만 정도 수치까지도 나와요. 최근에는 이 필름에서 원사를 추출하는 기술도 세계 최초로 완성했죠. 특히, 인장강도가 다이니마를 능가할 정도로 엄청난데, 몇개월간 매일 세탁을 하면서 견뢰도를 실험해보니 봉제선은 다 뜯겼는데 원단은 새것 그대로에요 ”

최고의 경량성, 고어텍스에 견주는 방수력

다이니마 능가한 인장강도...

여기서 그치치 않았다.

고급스러운 소재감과 예쁜 고시감까지 완벽히 구현

신 대표는 텍스닉 소재가 실제로 시장에서 쓰일수 있는지 테스트 하기 위해 지난해 가장 먼저 삼성물산 ‘빈폴’과 POC개념으로 소재를 런칭했다. 우선, 빈폴골프의 캐디백과 보스턴백을 선보였는데, 마켓테스트는 기대 이상의 반응이었다.

”소비자들은 가볍고 튼튼한 가방을 찾지만 정작 기존 골프백은 방수 기능을 위해 PU코팅제를 덧칠해요. 그러다보니 굉장히 무거워지고 운반시 불편했죠.“ 텍스틱 소재로 개발한 빈폴 캐디백은 경량성과 방수, 인장강도까지 인정받아 지난해 이어 올해 4차 리오더가 진행할 정도로 인기다. 올해 빈폴골프 사업부는 텍스닉 원단으로 개발한 캐디백과 골프 보스턴백으로 SS 시즌 본격 시장을 확대해 출시하고 있다.

또한 국내 브랜드 ‘제로그램’과 ‘무음’ 등 친환경 브랜드를 중심으로 의류와 가방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텍스닉 원단으로 출시한 빈폴 골프 캐디백과 보스턴백 이미지.
텍스닉 원단으로 출시한 빈폴 골프 캐디백과 보스턴백 이미지.
텍스닉 소재 빈폴 골프백 
텍스닉 소재 빈폴 골프백 

 

수명 다한 2차전지 배터리 폐기물에서 고어텍스 기능 능가하는 필름 추출해 섬유로 완성된 엄청난 기술력을 보유하게 된 라잇루트는 SK이노베이션의 권유로 지난 2023년 CES에 참가해 그해 혁신상까지 거머쥐게 된다.

특히 글로벌 바이어들로부터 패션성이 뛰어난 고시감 있는 리사이클 섬유로 인정받으며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페기물에 대한 리사이클 수요가 엄청나게 급증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어요. CES에서도 최근 가장 몇년간 주목을 끄는 분야가 인공지능에 앞서 지구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부분이죠. 저희 텍스닉이 고기능성 고프코어 룩을 대체할 페션 리사이클 섬유로 인정받으면서 ‘리사이클 소재의 최적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바이오 소재부터 화섬, 면, 울, 페이크 레더 등 섬유에 구분없이 모두 결합할 수 있는데, 분리막을 섬유에 접착하면 고시감이 무척 뛰어나다는 강점도 갖고 있죠. 방수와 경량이 필요한 모든 곳 활용되는 점 역시 차별화죠“

이러한 기능적인 장점으로 텍스닉의 원단과 원사 모두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텍스닉 대표 이미지컷                                                                                     
텍스닉 대표 이미지컷                                                                                     
TEXNIC 원단 상세이미지. 
TEXNIC 원단 상세이미지. 

 

자동차 시트, 가방, 아웃도어 고프코어 패션, 신발 산업까지 확산

패션에 진심인 신민정 대표 “대한민국 패션산업 부흥 주인공 될래요”

자사원천기술이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귀하게’ 쓰이길 기대

2030 넷제로 및 탄소제로를 향한 섬유산업 비전에 가장 이상적인 기업으로 떠오른 이 기업은 삼성물산 빈폴 등 국내는 물론 해외 럭셔리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러브콜을 받으며 소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명품 발렌시아가는 라잇루트에 가장 첫 글로벌 바이어가 됐다.

폐배터리를 리사이클한 혁신적인 친환경 섬유를 발견했다는 것 외에 경량과 방수, 인장강도까지 갖췄음에도 멈추지 않고 빼어난 고시감을 가진 고급스러운 소재에 반해서다.

글로벌 브랜드가 이러한 점을 캐치해 리빙용품에서 나아가 의류라인으로 계약을 확장 하고 있고, 최근에는 국내 삼성물산에 이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자동차 시트 부문에도 계약을 완료했다.

신 대표가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겪고도 무너지지않고 다시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뼈속까지 깊이 박혀있는 패션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워낙 패션에 대한 관심가 열정이 컸던 저는 미국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국내 건축사무소에 입사해 일을 하면서도 패션 블로그를 함께 운영하는 등 애정을 놓지 않았죠. 당시 1년간 운영했던 블로그 방문자가 하루에 1만명을 상회할 정도로 큰 인기도 얻었죠. 그리고 건축사무소를 그만두고 내가 가야할 길은 결국 제가 열광하는 패션분야라는 생각에 과감하게 퇴사를 선택했고 그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패션의 모든 생태계를 익히기 위해 악착같이 공부했어요. 특히 원사 제조부터 원단, 재직, 편직, 염색, 봉제, 패턴과 디자인까지 모든 패션 생태계의 밑바닥부터 파고들어 혼자 독학으로 공부하는 시간도 가졌어요. 원단과 섬유 제직부터 직접 봉제를 하고 완성품을 만들어 제작하는 모든 과정도 독학으로 공부하고 직접 발로 뛰면서 생태계를 익혔죠. 저는 대한민국 패션산업이 부흥하는데 제가 조금이라도 일조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지금은 잠깐 중단했지만 6년간 라잇루트가 지속해온 신진디자이너 육성을 향한 사회적 기업으로의 역할도 놓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33세 작은 거인. 신민정 대표.

갑자기 인터뷰 도중 신민정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가 궁금해졌다.

“오클리와 창업주 짐 재나드(Jim Jannard)를 가장 좋아해요. 오클리는 기술로 접근해서 디자인으로 확장한 브랜드이기 때문이죠. . 제가 생각하는 패션이라는 산업은 너무나 매력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야에요. 기술이 지배하는 세상속에서도 유일하게 손맛과 정통 인하우스의 헤리티지가 함께 공존해줘야 하는 특수한 산업이니까요. 저는 대한민국 패션산업이 크게 부흥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러기 위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도전과 노력들이 작게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라잇루트(RIGHT ROUTE)’. 사명 그대로 ‘옳은 길’을 가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붓고 있는 대한민국 혁신 스타트업들이 대한민국 섬유산업 생태계를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

이제 K-섬유산업은 사양의 길이 아닌 혁신의 길로 향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조정희 기자. fashion-news@naver.com>

TEXNIC 소재로 개발한 의류와 용품들
TEXNIC 소재로 개발한 의류와 용품들
TEXNIC 소재로 개발한 의류와 용품들
TEXNIC 소재로 개발한 의류와 용품들
TEXNIC 소재로 개발한 의류와 용품들
TEXNIC 소재로 개발한 의류와 용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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