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경영패러다임 전환, 화섬산업 재도약 전기 마련

존경하는 화섬업계 임직원 및 섬유·패션인 여러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그토록 어려웠던 순간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주시고 맡은바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올 한 해에도 섬유·패션인 여러분과 속한 기업 모두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전쟁 발발과 미·중 전략경쟁 심화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신흥국發 글로벌 공급과잉과 시장 질서 교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긴축재정, 고금리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 둔화로 국내 화섬산업을 비롯한 섬유산업은 전례 없는 苦難의 한 해를 경험했습니다.

올해도 화섬산업을 둘러싼 여건은 녹록해 보이지 않습니다. OECD는 한국 성장률을 미국 등 선진국보다 낮은 2%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였고, 주요 교역국의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는 확대되고 있습니다. 신흥국의 화섬 자급율 및 생산량 증대와 맞물려 저가 화섬사의 국내 수입이 급증하고 있어 화섬산업의 업황 회복과 대내외적 수요개선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관측되는 사상 최고 기온과 기록적 폭우 등 자연재해가 잇따름에 따라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EU 탄소국경조정제도와 공급망 실사법 등 주요국의 ‘탄소’를 중심으로 한 무역규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어 우리 산업에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탄소무역장벽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경영패러다임의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많은 도전과 과제 앞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개별 사업장의 친환경 소재 연구개발 및 제조 프로세스 혁신은 물론 섬유·패션산업 전반의 순환생태계 구축을 통한 지속가능한 상생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대학교수 협의회에서는 갑진년 사자성어로 ‘見利忘義’를 선정한 바 있습니다. 정치에 대한 자성과 국가 백년지대계에 대한 고민을 담은 선정 취지와는 다르겠습니다만, 우리가 목전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악재 가득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더욱 협력하고 화합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나가는 열심과 의지를 다지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60주년을 맞은 한국화학섬유협회도 우리 업계와 마찬가지로 매우 힘든 한 해를 견디어 냈습니다. 녹록지 않은 시기임을 알기에 협회가 구심점이 되고, 정부 및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여 화섬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끝으로, 화섬산업의 발전을 위해 진력하시는 회원사 임직원 여러분들과 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에 거듭 감사드리며, 청룡의 기상과 기백으로 도약하는 힘찬 한 해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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