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메이커 사업 접고 축소여파, 원사영업팀 줄창업
서울·대구 올들어 10~20명 수준 사판업 진출

화섬사 수입상이 급증하고 있다. 화섬메이커가 폴리에스테르사 사업을 잇따라 정리하면서 오랫동안 몸 담궜던 회사를 떠나 당장 독립회사를 창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익힌 영업경험을 살려 손쉽게 사판(絲販)업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중국 등지에서 화섬사를 수입해 판매하는 사판업체가 수십개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크고 작은 화섬사 전문 수입상 20여곳에 이어 올해만 20~30 군데가 신규로 영업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은 기존 대형 화섬업체들이 중국산에 경쟁력을 상실한 후 점차 회사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원사 영업부를 대폭 축소 또는 폐지하자 이 부문 전문 원사 영업간부들이 기존 거래선과의 관계를 활용해 화섬사 수입상으로 독립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올 2월에 대형 화섬메이커인 TK케미칼이 폴리에스테르사 사업에서 손을 뗐고 성안합섬도 3월에 공장문을 닫으면서 이들 양사에 소속됐던 원사 영업팀 간부들이 대거 퇴사했다.

이중 성안합섬은 기존 거래선에 대한 원사 공급을 목적으로 서울과 대구에 2명과 3명의 중국산 화섬사 수입·판매 전담요원을 회사에서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TK케미칼 소속 원사 영업팀은 이마저 대책이 없어 원사 영업팀이 모조리 회사를 그만두고 상당수가 독립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들중 상당수가 기존 거래선들과의 관계를 활용해 원사 수입상으로 독립해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각기 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며 직물업체를 공략하고 있으며 원사 수입상들이 보편적으로 유지하는 커미션 5% 체제가 붕괴돼 과열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구경북직물조합이 공동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수료 마진을 3%로 저렴하게 유지하고 있어 신규 수입상들이 “마진율을 너무 낮게 적용한다”며 조합에 항의소동을 벌이는 촌극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입사 전문 오퍼상중 몇몇 대형회사들이 거래선을 고정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대경직물조합은 조합원을 상대로 저마진으로 원사공급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신규 수입상들의 사판사업이 결코 용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직물업계의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면서 화섬사 수요가 급감한데다 자칫 외상거래로 원사를 공급하다 직물업체가 파산하거나 원사 대금지불이 어려울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함부로 거래를 알선할 수 없는 위험부담 때문에 신규 사판업체들의 영업활동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섬사 수입 오퍼상중 비교적 규모가 크고 거래선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선점업체 대표는 “지금은 너도나도 사판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얼마 안가 저절로 교통정리가 되지 않겠느냐”며 과열현상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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