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달에만 중견 직물업체 5개사 문닫아... 시작일뿐
화섬직물 수출기업 신규 오더 전멸, 수출대전 수금 안돼
우크라, 이스라엘·하마스 확전 받아놓은 오더도 무더기 캔슬
산더미 재고 부담 이달말 기해 공장 세우는 기업 급증할 듯

대구 섬유산지가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무너지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인 대구 화섬직물업계는 미국경기 장기침체와 유럽경기 연쇄 불황, 우크라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하마스 확전 등에 영향받아 신규 오더는 거의 전멸상태인데다 기 수출된 대전도 결제가 안돼 자금 경색에 와들와들 떨고 있다.

수출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요청해도 코로나때 지원받은 기업은 3년이 되지 않아 아예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지금도 가동률이 반토막도 안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이 이달말 또는 연말을 깃점으로 공장문을 완전히 닫아야하는 막다른 길에 몰려 있다.

이같은 초비상 상태인데도 지역 협단체의 무기력은 물론 서울의 섬유산업연합회도 정부의 수출기업 정책자금 지원의 특단의 건의서 하나 내지않고 수수방관 강건너 불구경 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 대구 직물조합 회원사중 비교적 규모가 있는 중견 직물업체 4개사와 비산염색공단 중견기업 등이 문을 닫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것이 시작일뿐 연말까지 많은 기업들이 떡쌀 담글 위기에 몰려 있다”고 실토하고 있다.

수출기업들인 이들은 하반기부터 자라·망고 등 대구 섬유산업 가동에 절대적으로 기여해온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신규 오더가 뚝 그친 상태인데다 유럽과 중동지역에 수출된 수출대전도 수금이 안돼 자금 경색이 심각한 상황이다.

우크라와 이스라엘·하마스 교전이 확산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이던 중동시장 신규 오더는 전멸상태인데다 5~6월에 몰렸던 폴리로브 중동 전통의상용 원단 오더가 순식간에 무더기 캔슬되는 등 악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규 오더는 전멸되고 이미 계약된 오더가 무더기 캔슬된데다 수출대전마저 입금이 안돼 기업의 자금난과 산더미 재고에 도저히 돌파할 기력이 없는 기업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터키(튀르키예) 시장도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 내수경기 침체에 따라 무차별 덤핑 투매로 시장가격을 붕괴시키고 있다. 제사가 원단의 경우 국산원단이 야드당 1.70달러인데 비해 중국산은 1달러 수준에 퍼내고 있으며 19% 수준 장려금을 받아 손실을 메꾸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기업의 잘못이나 실수가 아니라 우크라 사태와 이스라엘·하마스간 확전이 몰고온 천재지변 같은 절박한 상황에서 기업의 운전자금을 위해 지원을 요청해도 코로나때 지원받은 기업은 3년이 경과되지 않아 한도소진으로 정책자금 지원이 불가하다는 답변만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초비상 상태에서 대구 화섬직물업계는 산더미 재고 생지를 처리할 수 없어 상당수 업체들이 이달말과 연말을 기해 무더기 공장 직기를 세울 방침을 세우고 준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화섬직물 산지가 줄초상이 나고 있는데도 섬유산업연합회는 정부를 설득해 전쟁사태가 몰고온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기업의 생명줄을 연장하기 위한 긴급 자금지원 등의 대정부 건의를 외면하고 있어 대구 섬유업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제 조종(弔鐘)이 울리긴 했어도 마지막까지 버티기 위해 온갖 노력을 경주하는 대구 화섬직물업계가 비록 각자도생의 냉엄한 현실속에서 기댈 언덕마저 없다는 점에 체념이 길게 밴 한숨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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