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화섬직물 일부업체 사상 초유 12일간 휴무
美 이어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도 신규오더 지연
제직업체 상당수 창고 부족 공장 마당까지 생지 야적
상당수 화섬직물업체 원사값 부담 겹쳐 추석연휴 최장 단행

지난주 추석 연휴 대구 직물업체 상당수가 무려 12일동안 공장 문을 닫고 일괄 휴무를 단행했다.

추석 연휴가 공식 시작된 9월 28일부터 10월 9일 월요일까지 연속 휴무에 들어간 것이다.

제조업이 무슨 이유에서건 10일 이상 연속 일괄 휴무를 실시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현상이다.

그만큼 경기 상황이 심각한 것이다.

대구 화섬직물업체중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H사 등 제직업체중 상당수가 이같이 최장 12일 동안 공장 문을 닫고 가동을 전면 중단한 것은 산더미 재고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반기라고 경기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 들어 미국 경기뿐 아니라 유럽 수출경기가 급속히 냉각돼 신규오더가 끊긴 것이다.

자라를 비롯한 글로벌 SPA 브랜드까지 신규오더를 중단한채 재개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대구 제직업체 특성상 몇달 오더가 끊기더라도 공장은 계속 가동해 생지 재고를 쌓아뒀다 다시 오더가 재개되면 염색가공을 거쳐 선적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제직 공장마다 생지 재고가 쌓여 창고는 물론 공장 마당까지 쌓인 재고를 야적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재고가 쌓여 보관장소가 없는 상태에서 직기를 계속 가동할 경우 원사값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40년 창업 역사상 처음으로 추석 명절에 12일이라는 기록적인 휴무를 단행한 것이다.

그만큼 감량·비감량 할것 없이 신규오더 전멸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적 불황을 모르고 잘나가던 중동 전통의상용 로브직물도 최근 갑자기 끊겼다.

오히려 사우디 시장에서는 9대1 비율로 한국산에 비해 열세이던 일본산 로브가 6대4 비율로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화섬 우븐직물뿐 아니라 중국이 따라오지 못한 ITY싱글스판 니트직물도 대구 업체가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생산한 원단을 국내로 반입시켜 가격을 인하해 대량 판매하고 있어 ITY싱글스판 직물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고임금·인력난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천수답 경영으로 어렵게 버티어오던 대구 산지가 속절없이 붕괴되는 상황이다.

채산성은 뒷전이고 우선 공장 가동에 급급해온 대구 화섬직물업계가 막다른 길로 치닫고 있다는 증거다.

이웃 일본의 후쿠이 직물산지에 크고 작은 혁신직기 공장들은 한국과 달리 풀가동하면서 이익구조가 양호한 것과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다.

대구 산지가 혁명적인 변화가 오지않는한 소멸의 속도를 막아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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