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소진 혈안 大紡끼리 제살깎기 투매 ‘돈싸움’
작년 상반기 梱당 950불 현재 570불 미만 눈덩이 적자
업계 공멸위기 투매방지 자정노력 580불 마지노선, 이달말 600불로
전성기 25개사 380만추, 이젠 5개사 30만추 공멸 막자 공감대

섬유산업의 뿌리인 면방산업이 불황을 이유로 제살깎기 과당경쟁으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이대로는 안된다’는 업계 내부의 자성론이 고개를 들면서 시장질서 회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벤더와 대형 원단 밀들의 주력 시장인 미국의 장기침체에 따른 면사 가격 후려치기와 면방업계 내부의 재고 처리에 혈안이 되면서 방적비에도 못미치는 헐값 투매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어 업계 내부의 자성론이 본격 제기되고 있다.(본지 7월 3일자 11면 TOP 면방의 눈물... 어쩌다 이 지경까지! 참조)

국내 면방업계는 주거래선인 의류수출벤더와 원단 밀의 주력시장인 미국 시장이 장기침체되면서 미국 바이어의 의류제품 및 원단값 후려치기가 의류벤더와 원단 밀에 그대로 전가돼 면사값 인하압력이 거센데다 우리 내부 면방업계가 재고소진에 급급해 상상을 초월한 투매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실제 작년 상반기까지 고리당 950달러를 홋가하던(코마30수) 면사값이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 현재 570달러 미만에 거래되고 있어 한국산 면사값이 전세계 시장에서 가장 싼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가격은 현재 국제 원면시세 80센트 내외를 기준해도 제조원가 650달러보다 훨씬 미달돼 업계의 죽기살기식 투매경쟁은 공멸을 재촉하면서 경쟁업체간 자금력 싸움으로 번지는 등 업계 내부의 반목과 갈등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이같이 제살깎기 과당경쟁의 파행으로 인한 공멸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면방업계 영업담당 임원으로 구성 운영중인 업무분과위원회가 주축이 돼 “더 이상 출혈경쟁을 막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최근 가격을 고리당 580달러선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이달말 이후부터는 600달러 선으로 유지하자는데 공감대가 조심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면방업계 영업담당 임원들의 공감대 형성은 영업이익을 높이기 위해 담합하는 것은 공정거래에 위법이 될 수 있지만 눈덩이 적자 수렁으로 빠져든 극한상황에서 가격 질서를 지키자는 것은 불공정행위가 아니란 점을 내세워 시장질서 유지에 동참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시장원리상 불황때는 가격을 아무리 싸게 투매해도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면방업계의 가격질서 회복을 위한 투매방지 자정노력은 평가받을만 하다.

국내 섬유산업의 뿌리인 면방산업은 11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경제의 견인차였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1990년 25개사 380만추 규모의 면방설비가 급속히 감소돼 현재 6개사 48만추 규모가 겨우 남아있으나 국내 최대설비를 자랑하는 태광산업의 18만추 규모가 8월말로 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해 겨우 5개사(방협회원사) 30만추 규모로 축소돼 존재가치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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