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380만추 설비 곧 20만추도 위협 초고속 붕괴
수천억 땅값 받은 大紡까지 덤핑 투매 가세 시장 난장판
가격붕괴 시장 잃고 선의의 동업계 반목 피해 확산
전통의 보수성 강한 방협, 자정노력 구심체 역할 한계

섬유산업의 뿌리인 면방산업이 길을 잃고 갈지자(之)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 의류벤더와 원단 밀들이 주력시장인 미국 경기의 장기냉각으로 면사값을 후려치는 일부 부도덕 행태도 원인이 있지만 면방업계 스스로 자정능력을 상실한채 가격 불문 재고처리 방식으로 시장을 스스로 망가뜨려 시장을 잃고 동업계의 단결마저 무너지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섬유산업 뿌리업종인 면방업계가 고임금, 인력난, 비싼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앞다투어 해외로 탈출하고 있는 가운데 남아있는 국내 기업들이 시장을 지키겠다는 의지보다 어떻게 하면 재고를 빨리 소진하느냐는 위험한 전략으로 자신의 기업뿐 아니라 가격질서를 유지하려는 동업계까지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의 경기냉각으로 의류벤더와 원단 밀들이 가격 후려치기가 심해 면사값이 급추락한 원인 못지않게 가격불문 재고소진에 급급한 대방(大紡)의 무차별 덤핑 투매가 가격이 없는 시장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업계 모두가 피해라는 것이다.

더욱이 광주공장 땅을 팔아 3000억 이상의 천문학적인 현금이 들어온 전방과 일신방은 금년에 최대한 적자를 털고 세금낼 돈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가격과 무관하게 덤핑투매를 자행한다는 소문에 시달릴 정도로 덤핑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과거에는 무게감이 컸던 방직협회가 나서 업계의 제살깎기 가격 파괴행위에 대한 중재와 자정노력을 경주했지만 최근 몇 년동안 이같은 조정능력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작년 상반기까지 고리당 950달러를 홋가하던 면사가격(코마30수 기준)이 최근 570달러 이하로 추락해 수요자가 요구하는 가격이 시장가격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돌고 있다.

업계가 이익을 많이 내기 위해 가격을 담합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지만 눈덩이 적자속에 최소한 덤핑가격을 막기 위한 노력이나 다짐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방직협회 입장에서는 89~92년 사이 전성기때 국내 면방업체가 25개사에 달했고 생산설비가 380만추에 달했으나 매년 급속히 오그라져 현재 6개사 48만추가 겨우 남아있으며 8월말로 18만추 규모인 국내 최대 태광산업 부산공장이 문을 닫게돼 회원 5개사에 30만추 규모로 축소돼 협회가 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을 상황이다.

현재 국내 면방업계는 강보합 추세의 국제 원면값에 비해 면사값은 방적비에도 훨씬 못미친 고리당 570달러 내외까지 추락해 고리당 200달러 내외의 적자를 안고 판매하고 있다.

더구나 일신방의 광주공장 8만추중 절반 수준인 4만여추를 중남미 과테말라로 이전시키기로 확정하는 등 국내 설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축소돼 섬유스트림중 면방이 가장 빠른 속도로 국내에서 소멸되고 있어 스트림별 비중도 형편없이 낮아지고 있다.

한편 일신방측은 면방업계 일각에서 재고부담으로 투매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들은 재고가 소진돼 투매할 물량도 없고 투매사실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