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원단 수출· 내수 고부가가치 주역 ‘줄초상’
기라성 같던 날염업체 화의· 법정관리 후 포기
수출 미국 경기불황 장기화 가동물량 절대 부족
최저임금 상승 전기· 가스료 에너지 비용 급증 치명타
수출할 수 있는 날염업체 7개 불과 경기회복돼도 걱정

아시아의 니트산업 메카를 자임하며 승승장구하던 경기북부 니트산지의 수출과 내수 고부가가치를 주도하던 날염 및 염색가공 업체가 떡쌀 담그는 대참사가 잇따르고 있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니트원단 산지인 경기북부 양·포·동(양주·포천·동두천)에서 니트원단의 고부가가치를 주도하던 날염(프린팅)업체에 이어 염색가공업체가 화의·법정관리에 이어 자진 문을 닫거나 경영난을 못이겨 제3자에 매각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9월말을 전후해 양·포·동 소재 수출과 내수용 날염과 염색가공을 전담해온 명성있는 기업들이 자진 폐업, 화의, 법정관리 신청 등의 기업 포기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실제 포천시 신북면 신창길 20 소재 중견 날염업체 청강실업이 경영난을 못이겨 작년 9월말 자진 폐업했다. 이 회사는 전성기때 직원수가 150명 규모에 달했던 대표적인 날염 전문기업이었다.

양주 소재 중견 날염업체인 금호실업도 경영난을 못이겨 법정관리에 들어간지 7개월만에 작년 8월 도산한 바 있다.

또 양주 소재 40년 전통의 중견 날염업체인 창진날염 역시 전성기때 150명의 직원을 고용하던 옛 명성을 뒤로 하고 작년 9월말 문을 닫았다.

양주 소재 중견 날염업체인 동진날염이 작년 9월말 화의를 신청했고 양주 소재 대원섬유도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해 화의 신청후 재기를 노리던 중견 날염업체 동보나염은 정상경영을 위해 사재를 수십억씩 투자해 안간힘을 쏟았으나 누적 적자속에 직원들이 일시적인 임금지불이 늦어지자 집단으로 출근하지 않아 결국 지난 4월 회사 경영을 포기하고 말았다.

양·포·동 소재 명성있는 날염업체 6개사가 폐업·법정관리의 비운을 겪으면서 남은 날염 전문기업은 모아·우진·더블유제이·남도물산·협성·대원·금란·경향섬유 등 수출할 수 있는 기업은 7개에 불과하게 됐다.

경기북부 니트직물이 유럽과 동구권 등 세계 전역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들 명성있는 날염 전문기업들의 기술력과 디자인력이 크게 작용했으나 이제 이같은 날염원단 수출이 조종을 맞게 됐다.

특히 디지털 프린트기가 첨단 신기종이 대거 등장해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중국과 튀르키예, 심지어 미국 LA지역에서 DPT 날염물이 쏟아져 나온데다, 가공료가 한국내에서 미터당 2000원인데 반해 중국산은 500원 남짓에 불과해 경쟁이 불가능할 정도로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

더욱이 경기북부 니트직물의 고부가가치 날염뿐 아니라 침염공장들도 급격히 감소한 미국 수출경기 악화로 인해 일감이 절대 부족해 대다수가 눈덩이 적자에 신음하고 있다.

이미 동두천 염색공단내 유명업체인 칼라랜드가 경영난을 못이겨 금년 1월에 자진 폐업했으며 인근 중견 니트원단 염색가공업체인 세림은 내년부터 경영권이 원단 밀인 장현섬유로 넘어가게 됐다.

또 최근에는 첨단설비로 무장한 동두천 염색공단 소재 세광프로텍스도 경영난이 심해지자 내수 전문 대흥에 경영권을 넘기고 말았다.

이같이 경기북부 니트산지 수출과 내수의 버팀목이었던 중견 날염업체는 물론 침염업체들까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자진 폐업·화의·법정관리로 전환하고 제3자에 경영권을 넘기는 비운의 사태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주력시장인 미국경기의 침체가 3분기는 커녕 4분기에도 회복될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하반기 물론 내년초에 편직·염색 업체 가릴 것 없이 줄파산 대참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설상가상 이들 염색·날염 업체들은 수출 및 내수 경기침체에 따른 임가공료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다 무리한 최저임금 상승에 이어 전기료와 가스료 등 에너지 비용이 급증해 채산은 커녕 눈덩이 적자를 강요하고 있어 남아있는 기업들도 상당수가 언제 떡쌀 담글지 기약할 수 없는 위기상황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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