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케미칼· 성안합섬 멈추자 대구직물 원사 확보 비상
중국산 수입사 의존, 가격경쟁력· 수급불안 불보듯
중국산 원사로 만든 한국산 직물 인지도 평가절하도

사실상 중국 손아귀에 예속된 화섬사 수급체제에서 대구와 경기북부 직물산업의 장래에 비상등이 켜졌다.

폴리에스테르 일반사 메이커의 양대 산맥인 SM그룹 TK케미칼과 성안합섬이 대량 수요의 레귤러사 사업을 접으면서 화섬사 수급 비상이 걸린 대구와 경기 산지 제·편직 업계가 중장기적으로 중국산 수입사에 의존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감산전까지는 공칭 폴리에스테르 필라멘트 생산 연산 12만톤 규모의 TK케미칼과 연산 10만톤 규모의 성안합섬이 사업을 접으면서 국내 일반사 소요량의 90% 이상을 중국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막다른 길에 접어들었다.

물론 TK케미칼과 성안합섬 외에 효성의 연산 12만톤 규모 폴리에스테르사 생산능력과 휴비스의 6만톤 규모, 대한화섬의 6만톤 규모, 도레이첨단소재의 9만톤 규모의 폴리에스테르 필라멘트 생산능력은 있지만 강도 높은 감산과 함께 가동중인 화섬사중 거의 70% 이상이 일반사와 거리가 먼 특수사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대구와 경기북부 소요량을 중국산 수입사가 아니고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국내 폴리에스테르 필라멘트 소요량 4만톤중 국내 공급량 1만2000톤을 제외한 60% 이상의 2만5000톤 규모를 중국산 수입사에 의존해온 대구 화섬직물과 경기북부 니트직물 산지는 그나마 40% 가까운 국내 공급 여력으로 중국산 일색의 원사 사용량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중국산 수입사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대구와 경기북부 직물업계는 앞으로 전개될 수입사 시장의 변수에 따라 심한 소용돌이에 휘말릴 개연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우선 아직은 한국 화섬사 수급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중국 화섬 메이커들이 가격인상이나 수급조정 기미를 안보이고 있지만 중국 내수경기가 활성화되고 수출수요가 늘어날 경우 원사값 급등과 납기지연의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부인못할 사실이다.

또 중국 직물업계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한국 화섬직물과 니트직물 구조로 봐 중국 직물업계는 자국내에서 무관세로 적기에 유리한 가격으로 원사를 구입해 사용하는데 반해 한국 직물업계는 관세를 부담하는 불리한 가격구조와 납기 지연, 사종별 쉽지 않은 적기 구매조건 등의 약점을 안고 시장에서 싸워야 하는 문제점을 고려할 때 경쟁력 취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메이드 인 코리아’ 원사와 중국산 화섬사로 만든 원단 품질성가와 원산지 인지도 등에서 해외시장의 평가는 현저한 차이를 드러낼 수밖에 없어 제품 차별화에 따른 한국산 직물의 비교우위가 많이 무뎌질 것으로 보여진다.

뿐만 아니라 한·미를 비롯, 선진국과 맺은 FTA 협상 자체가 대부분 ‘얀 포워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수입국에서 원산지 위조 의심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마디로 이미 규모 경쟁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직물업계 수출용보다 싼 무관세 가격조건과 달리 최소 8%의 수입관세를 물고 납기를 기다리며 원하는 차별화 사종 선택도 쉽지 않은 한국 직물업계만의 경쟁력 비교는 불을 보듯 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같이 한국 화섬산업이 몰락하고 있는 원인은 지난날 좋은 시절에 설비 자동화 투자와 R&D 개발에 소홀한 화섬메이커 자체의 업보와 함께 가격조건만을 내세워 중국 수입사에 지나치게 의존해 국내 메이커의 입지를 줄인 대구 화섬직물업계의 자업자득의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다만 마지막 남은 한국의 미들스트림이 이같은 화섬사 수급불안과 가격불리라는 양대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지속해 나갈수 있을지 다각적인 대책과 지혜가 발등의 불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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