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케미칼 사업정리 이어 성안합섬 법정관리 신청
TK케미칼 충격 한달만에 성안합섬 백기
PEF 일반사 사실상 전멸, 中 손아귀에
대구· 경기 직물산업, 원사수급 가격 비상사태

고립무원의 한계상황에 돌입한 국내 화섬산업의 주종인 폴리에스테르사 분야가 재기불능 상태로 풍비박산 폭망했다.

지난 60여년간 한국의 섬유산업 중흥을 주도했던 화섬산업, 그중에서 가장 중심에 섰던 폴리에스테르사 산업이 중국세에 몰려 궤멸되는 참담한 상황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설마가 사람 잡듯 예상은 했지만 궤멸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강도가 강해 폴리에스테르사 분야가 역사의 뒷자리로 사라지면서 중국의 속국이란 불명예를 자초하고 말았다.

코오롱그룹의 모태산업이자 재벌축성의 주력사업인 코오롱FM이 62년 찬란한 역사를 뒤로 하고 2019년 폴리에스테르와 나일론 등 화섬사업을 정리할때만 해도 남은 화섬기업은 버틸줄 알았다.

그러나 곧이어 옛 고합그룹의 KP케미칼이 폴리에스테르사 사업을 포기하더니 38년 역사의 옛 동국합섬 SM TK케미칼이 금년 2월말로 역시 주종인 폴리에스테르사 사업을 정리했다.

국내 최대 폴리에스테르사 메이커인 TK케미칼이 구미공장 생산라인을 접으면서 대구와 경기지역 화섬직물과 니트직물 산지에 원사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비상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성안합섬마저 지난 7일 산업은행에 의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경리부장 200억원 먹튀사건 이후 시난고난 연명하다 2021년 3월 16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간 성안합섬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경영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적자경영을 계속하다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성안합섬은 4월 18일부터 24일까지 구미공장의 중합을 비롯한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법정관리인이 선정될때까지 기다리다 그후 상황을 봐서 6월말 이후 재가동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성안합섬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국내에는 POY와 일반사 생산 메이커가 전부 소멸돼 효성과 휴비스, 도레이첨단소재, 대한화섬의 특수사 생산라인만 돌아가고 있다.

화섬직물의 주소재인 폴리에스테르 필라멘트는 전량 중국산 등 수입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대구산지와 경기북부 니트산지 모두 원사조달을 중국 손아귀 하에서 공급받아야하는 부끄럽고 절박한 상황에 빠져들고 말았다.

중국산 POY 반덤핑 제소 조사개시 급제동

섬유산업 대들보 허망하게 붕괴, 앞날 암울

당장 금년초 TK케미칼과 성안합섬이 사실상 제소 당사자이지만 한국화섬협회의 명의로 제소한 중국산 POY에 대한 반덤핑 제소가 무역위원회에 의해 조사개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소당사자가 사업을 포기한 돌발변수로 인해 조사중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화섬산업의 꽃인 폴리에스테르사 분야가 이모양 이꼴로 처참하게 무너진 것은 규모경쟁을 앞세운 중국의 저가공세에 가격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생산하면 할수록 눈덩이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파운드당 100원, Kg당 200원 이상 가격차에 급급한 대구 화섬직물업계와 경기 니트직물업계가 국내산업 붕괴로 인한 수입사 공급망 문제와 가격급등 부작용을 의식하지 않고 수입사에 의존한 결과가 이같은 화를 자초하고 말았다.

물론 신소재 개발을 외면하고 신규투자를 게을리한 화섬메이커 자체도 붕괴책임을 모면할 수 없다.

어찌됐건 국내 화섬산업의 주종인 폴리에스테르사 산업이 풍비박산난 상황에서 아직은 중국 내수와 수출시장 부진에 따라 전략적으로 가격을 많이 올리지 않고 있지만 화섬사 수요가 조금만 활성화되면 수입사 가격 급등과 납기지연은 받아놓은 밥상이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구 화섬직물업계와 경기북부 니트직물업계는 아직 냄비속 개구리처럼 뜨거운 맛을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곧 끓어오를 뜨거운 물을 어떻게 대응할지 불안·초조감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