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즈넥스트부터 트라노이까지… K-디자이너 해외 안착 주역
“우린 뭔가 확실하게 달랐고 그것이 통했다”

“뭔가 힙하고 독특하며 특별한 무언가를 ‘한류(HANRYU)’라고 느낀다. K패션에 대한 열망은 지금이 최고조다”

지난해 트라노이 전시관에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을 설치하고 오랜 시간 한국 패션디자이너 인큐베이팅을 전담해온 김성운 쌤컴퍼니 대표는 K패션 브랜드 수출 전문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갤러리아 백화점 바이어를 거쳐 후즈넥스트에 이어 파리 트라노이 전시회까지 보리스 프로노 대표와 함께 20여년이 넘는 세월을 한국의 유망디자이너들의 유럽 진출과 안착을 동시에 이끌어온 세일즈 디렉터이자 해외 마케팅 전문가다. 지난해 3월 첫 시도된 트라노이 전시내 서울패션위크관은 2년차를 맞아 트라노이 유력 바이어들의 우선 순위가 됐다.

“파리 쇼룸이든 트레이드쇼건 패션쇼건 수많은 행사에 오버 부킹되는 빅 바이어들을 섭외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이겨낼 영민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파리패션위크의 공식 트레이드쇼인 트라노이와 서울시가 긴밀한 공조를 위해 파트너쉽을 맺은 것 자체가 신의 한수였죠”

이를 위해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 디자이너들을 성공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서울’과 ‘K패션’이라는 브랜딩의 특성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그패픽 파빌리온의 특성을 살려 별도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부스 뿐 아니라 PR 커뮤니케이션은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김 대표는 “트라노이가 관리하고 있는 바이어가 6만명에 달해요. 그 외에 협회관계자와 현지 프레스와 인플루언서까지 철저하게 집중 관리합니다.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웰컴 가이드를 통해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을 대대적으로 집중적으로 알리는데 주력하죠. 그 중에서도 관건은 서울패션위크의 패션쇼가 파리패션위크 내 스케줄에 등재될 수 있도록 온라인 인포메이션을 현지내에서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마케팅하는거죠. 파리패션위크 앳 트라노이(PARIS FASHION WEEK AT TRANOI)의 컨셉을 일맥 요연하게 보여 주면서도 서울패션위크의 브랜딩을 차별화있게 프로모션합니다.”

특히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에 참가하는 디자이너들은 전시회와 패션쇼가 끝난 이후에도 애프터 파티를 통해 인플루언서, 프레스, 바이어등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지원받는다... 트라노이 운영진과 별도의 만찬은 각별한 인맥을 갖게 하는 비결이다.

최근 트라노이 전시회에서 프랑스의 국영방송 ‘프랑스24’와의 인터뷰 방송도 적잖은 효과를 낳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킹은 서울패션위크에도 곧바로 이어진다. 트라노이 유력 바이어와 프랑스 현지 프레스가 서울패션위크에 직접 초청되면서 엘르, 마담휘가로, 르휘가로 등 프랑스 언론 매체들은 서울패션위크 특집을 ‘서울’이라는 컨텐츠와 함께 대대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한류’와 ‘서울’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힙하다고 느끼는 인식이 강해요. 일종의 브랜딩이 안착된거죠. 각국에서 참가하는 디자이너와 기업들도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을 굉장히 부러워하고 있어요. 결코 개별 기업은 할 수 없는 많은 지원을 정부주도로 영민하게 이뤄지고 있고, 파리패션위크 내에서 중요한 패션쇼가 된 트라노이 패션쇼에 한국 디자이너들의 진출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떄문이죠. 실로 엄청난 성과라고 자부합니다.”

최소 2년 이상을 지켜본다는 바이어 입장에서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은 매력적인 바잉처다.

“파리패션위크 앳 트라노이로 올해 3번째로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참가하는 디자이너는 확실히성장하고 있어요. 유럽과 미주는 물론 일본과 중국 등 전세계 바이어들은 모두 파리로 몰려옵니다. 우리나라가 파리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예전보다 상당히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에요. 그들에게 이미 한국은 테크니컬 소재를 굉장히 잘 쓰면서도 디자인이 힙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게다가 가격 경쟁력은 큰 강점이죠. 한국 영 디자이너 브랜드의 해외 수출은 향후 몇 년간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리라 기대합니다”

이에 따라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할 수 있는 ‘연속성’이 최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바이어들은 중단한 디자이너에게 다시는 눈길을 주지 않아요. 최소 3년은 참가를 해야 바잉이 일어나는 이유죠. 이번에 ‘비건타이거’가 파리 쁘랭땅 백화점 바이어에게 러브콜을 받게 된 배경도 ‘지속성’이었는데,. “사실 지켜봤다. 이번에 잘해보자” 이런식이에요. 바이어들도 메이저의 경우 성급하게 판단하기 보다 상품을 차근차근 봅니다. 일본의 경우 소극적으로 시작했다가 큰 바잉이 일어나는 경우가 일반적이죠..”

김대표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빔스, 유나이티드 에로우즈, 비스토어 등 큰 대형 매장 회사들은 한번에 큰 오더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최소 500피스 이상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매장수가 많기 때문인데 큰 오더와 독점 공급이 자연스럽게 오가기도 한다는 것.

서울시 주도의 서울패션위크가 국내 디자이너의 전략적 지원을 잘 하고 있다는 평가만큼 지속성은 디자이너들에게 굉장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트라노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쌓아온 기반과 해외 네트워킹으로 쌓아온 디자이너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는 비즈니스에 있어서 가장 기본중의 기본인만큼 디자이너 지원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중론이다.

한편, 파리 패션위크에 영향력을 가진 FHCM(프랑스패션연합회)과 지엘 이벤츠의 맴버이기도 한 트라노이 보리스 대표의 탄탄한 인력 네트워크는 영량력과 파트너쉽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트라노이는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 마케팅 활용 수단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LVMH가 인수한 사마라틴 백화점은 전면 럭셔리 리뉴얼을 마치고 비건타이거와 현지 모델을 통한 독점 화보촬영을 마쳤으며, 인스타그램 등 SNS 마케팅을 공동으로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이태리, 영국, 파리에서 활동한 해외파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장착하면서 교류와 대화가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컬렉션에서 스타 디자이너로 부상한 므아므, 데일리미러, 세인트이고, 비알엘 블러, 억셉턴스 레터 스튜디오 등이 주인공이다.

“소재의 차별화와 더불어 힙한 한류 패션을 장착한 글로벌 디자이너의 무대는 이제 본방송을 시작했다”

김성운 대표는 트라노이 맨즈 파리컬렉션이 열릴 오는 6월에는 남성복 시장의 붐업 트렌드와 맞물려 거대한 K-파고(波高)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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