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ONE', "독보적이어야 살아남는다”

올봄 MD개편 동향 “더현대처럼…” 점포별 차별화 승부수
여의도 더현대 서울 대성공 롤모델 수도권 백화점 MD개편 전략

“나만의 것” 추구하는 MZ 타깃 신규브랜드 대폭 지역별 이색 MD구성

 

“내가 모르는 젊고 신선한 브랜드로 마음껏 채워봐라”

2년전 더현대 서울의 개점에 앞서 정지선 회장은 MZ세대 직원들에게 특별 지시를 내렸다.

백화점이 아닌 전혀 새로운 공간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완성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만들어보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그렸던 정회장의 계획은 대성공이었다.

MZ세대들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같은 세대인 직원들에게 전적으로 MD구성을 맡기고, 최적의 공간을 완성하는데 주력한 결과 파격적인 내부 인테리어와 MD 구성 등이 화제를 모으며 오픈 1년만에 8005억 원을 기록, 지난 2022년 1조 매출에 근접한 9509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록을 세우며 역대 최단 기간 연매출 1조 백화점의 유력한 후보로 뽑혔다.

특히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극심했던 기간에 올린 기록은 국내 백화점업계의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와 동시에 지난해 가장 성공한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백화점업계 2023 S/S MD개편의 방향 역시 더현대 서울 따라잡기다.

지역별 특화 매장은 물론, 점포별 특성을 강화한 차별화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백화점의 변신이 확산되면서, 동일 브랜드의 동일 입점 공간도 축소되는 분위기다.

신세계 강남점 고급 프리미엄 골프존 확대 신규 오픈

부산센텀, 초대형 영 스트리트 ‘하이퍼 그라운드’ 화제

롯데 중견 디자이너 브랜드 대거 철수, 파워 브랜드 강화

더현대 서울, 대구점 복합문화공간 탈바꿈

“k패션 발신지 脫 백화점이 중론

지난해 연말 국내 백화점 업계 3사는 이듬해인 2023년 올해 유통업계 매출 일제히 하락을 예견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활동은 늘었지만 코로나 격리기간 보복소비 등으로 급격하게 매출이 올랐던 명품 소비의 거품이 빠지고 금리 인상과 물가상승, 소비심리 하락 등의 영향이 팽배해지면서 백화점과 온라인 하락했기 때문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경기침체로 명품 소비도 역신장하고 있다. 유통환경이 악화되면서 비용절감을 위한 점포별 손익관리 및 운영효율화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1, 2월 매출은 전년대비 일제히 두 자릿수로 하락했다.

이러한 가운데, 백화점들은 매년 전 PC에 걸쳐 신규 입점 등을 통해 MD개편을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일부 조닝을 특화한 부분 MD개편이 정착되고 있다.

올해도 중심 상권의 백화점들은 소비군이 몰리는 강점 조닝을 더욱 강하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더 현대 서울과 같은 차별화를 위해 점포별 변신을 꾀했다.

가장 주목을 끄는 곳은 신세계 부산센텀시티점이다.

신세계는 2700평(8879m2) 규모의 영패션전문관 ‘하이퍼 그라운드’를 부산센텀시티점 지하2층에 열었다.

백화점 측은 “부산센텀시티점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특화된 브랜드와 콘텐츠를 모두 담았다”면서 “지난해 12월부터 마켓 테스트를 거친 하이퍼그라운드는 전년비 20% 신장하면서 이미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전했다.

하이퍼 그라운드는 47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으며, 이 중 20개는 이곳에서만 특화된 단독 신규 브랜드이자 MZ세대 고객 사이에서 높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로 구성됐다.

디자이너 브랜드 ‘인스턴트 펑크’와 여성컨템포러리 ‘미스치프’ ‘이미스’ 남성복 ‘포터리’, 캐주얼 ‘브라운 야드’ 등 의류를 비롯해 휴대폰 액세서리 브랜드 ‘케이스티파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어 신세계 강남점은 7층에 프리미엄 골프 전문관을 새롭게 리뉴얼 오픈했다.

지난 17일 공개된 이곳은 일부 남성캐주얼을 제외하고 전체 층을 모두 28개의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로만 채웠다.

신세계 강남점 7층 프리미엄 골프 특화존 전경.
신세계 강남점 7층 프리미엄 골프 특화존 전경.
신세계 강남점 7층 프리미엄 골프 특화존 전경.
신세계 강남점 7층 프리미엄 골프 특화존 전경.
신세계 강남점 7층 프리미엄 골프 특화존 전경.
신세계 강남점 7층 프리미엄 골프 특화존 전경.

 

전체 인테리어부터 조명의 조도를 밝게 올리고, 영 골퍼를 위한 소비자 동선까지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였다는 신세계는 “강남권 소비층이 가장 몰리는 백화점인 만큼 MZ부터 중년층까지 골퍼들이 주를 이루는 7층은 이러한 특수를 겨냥한 프리미엄 골프 전문 매장으로 상품의 비주얼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매장의 구성과 배치, 각 브랜드 특성에 맞는 인테리어 차별화가 포인트”라고 전했다.

입점 브랜드로는 전국 매출 1위를 기록중인 ‘지포어(G FORE)’와 ‘왁’ ‘말본’ 등 인기 브랜드를 비롯해 캘러웨이와 타이틀리스트, 엘로드, 쉐르보 등 두(do) 골프 전문 프리미엄 브랜드 및 발리스틱, 어뉴골프, 페어라이어 및 필리&비앙카의 캡슐컬렉션 플랜씨 등 신규 브랜드 입점도 확대했다.

이번 리뉴얼로 기존 7층에 위치한 아웃도어 전문관은 지하1층으로, 남성슈트캐주얼과 남성 캐주얼은 6층으로 이전해 영업중이다.

롯데백화점도 점포별 차별화를 위해 지난해 가장 먼저 명동 본점의 리뉴얼을 단행했다.

기존 디자이너 브랜드의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불렸던 롯데 본점은 과감하게 관련 브랜드 대거 철수를 통보했다.

다소 보수적인 MD개편으로 큰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기존의 강한 매출을 보여온 브랜드를 더 강화하는 MD로 전략을 고수했다. 란제리를 새롭게 브랜딩한 ‘슽디오 란제리’와 르베이지를 리뉴얼한 ‘살롱 드 르베이지’가 대표적이다.

특히 르베이지는 이번 리뉴얼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는데. 삼성의 ‘리움’ 미술관과 콜라보를 한 살롱 드 르베이지x라움을 테마로 라이프스타일과 갤러리를 재현한 듯한 매장을 구성, 4층 여성복에서도 핵심군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

롯데는 본점을 고급화시켜 상위권 매출을 주도하는 소구력이 높은 해외 수입브랜드와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의 비중을 늘리는 한편, 월드타워 등 성공적인 MD 구성과 MZ 소비자 타깃의 성공 등 각 점포별 특화 MD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단순히 신규 브랜드 입점을 통한 MD개편에서 벗어나 탈(脫) 백화점화를 위해 문화 공간으로서의 변신을 이어가고 있다.

더현대 서울의 대대적인 성공에 힘입어 K패션의 발신지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글로벌 아티스트 다비드 자맹전을 열거나 블랙핑크, 에스파 등 K팝 스타들의 팝업 스토어를 연달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초대형 레고 BTS 콘서트의 체험을 해주는 다이나마이트 팝업스토어 등 랜드마크이자 K컬쳐 발신지로서의 공간을 구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 현대 대구도 세계적인 아티스트 하이메 아욘과 함께 9층 전체를 대규모 문화 복합 예술공간으로 탄생시켜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백화점이 쇼핑 공간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저물면서 전국 백화점의 핵심 상권을 K패션 발신지이자 라이프 스타일화 시켜 점포별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정희 기자.

더현대 대구점
더현대 대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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