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면 안된다!... 섬유산업 소멸에서 부활로 다시 쓰자
올해 절체절명 상황, 38년전 재도약 전략 배우자
전 스트림 ‘성한곳 없어’ 2~3년이 마지막 골든타임
제대로된 재도약 지침서 뿌리 만들어 미래 대비해야
“마지막 남은 미들스트림 살리자”

2023년 한국경제는 일단 혹독한 한파를 피하기 어렵다. 글로벌 경제 기상도가한랭전선으로 가득 차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수출환경이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사상 최대인 6839억5000만 달러에 달했지만 무역적자 또한 사상 최대인 472억5000만 달러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4.5% 줄어들 전망이다. 수출주도의 개방경제의 한계는 외부로부터 작은 압박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그 전면에 섬유패션산업이 있다. 3년 가까운 코로나 충격으로 맷돌에 깔려 찢기고 신음했다. 섬유산업 각 스트림별로 성한 곳이 없다.

섬유수출은 지난 2000년 188억 달러를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내리막이다. 작년에도 겨우 120억 달러를 턱걸이했다.

복종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내수 패션도 고난의 길을 걸었다. 코로나가 완화돼도 고금리·고물가로 소비가 급격히 줄었다. 건설경기가 바닥으로 치닫고 기업의 감원선풍이 몰아쳐 새해 벽두부터 살얼음판이 예고되고 있다. 내수 패션도 올해 엄혹한 한 해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걱정이 많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래심줄보다 강한 것이 섬유산업의 생명력이다.

언제라고 어렵지 않은 해가 없었다. 지난 반세기 이상 섬유역사가 걸어온 도전과 성취의 과정은 한순간도 맘 편할날 없던 간난과 신고의 여정이었다.

물론 현실은 극복하기 어려운 난제가 산적해 있다. 각 스트림이 모질게 그리고 급속히 망가지고 있다. 섬유산업의 대들보 화섬이 거덜나는 소리가 요란하다. 뿌리산업 면방은 제조원가의 45%의 판매가를 형성한채 동업계간 돈싸움이 한창이다.

이미 다운스트림은 공동화(空洞化)된지 오래이고 겨우 남아있는 미들스트림인 제·편직, 염색 및 관련 산업이 골병이 들어 하산(下山)길을 재촉하고 있다.

구조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연초부터 산업용 전기료가 50년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돌아가는 통박이 한국에서 제조업을 하지 말라는 경고로 들린다.

하지만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다. 노송(老松)이 무덤을 지킨다.

이 땅의 빈곤퇴치 주역이자 모든 산업의 젖줄인 섬유패션산업은 고비때마다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저력이 있다.

문제는 어떻게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성장동력을 재구축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하늘이 두조각 나도 한국의 섬유 미들스트림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 공멸을 막을 수 있도록 혁신의 판을 다시 짜야한다.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이루워지는 요술은 없다.

우선 분초를 다투는 변곡점의 꼭대기에서 섬유패션산업의 미래 청사진을 다시 짜야한다. 38년전 섬유산업의 전성기때에도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업계 원로·선배들은 재도약 전략의 섬유백서를 만들었다.

섬유패션산업의 중장기 발전전략의 비젼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기라성같은 단체장과 중진들, 상공부 섬유국장 등이 동참해 섬유패션산업의 지침서인 백서를 완성한 것이다.

당시에 적지않은 거액을 섬산련이 부담해 역작을 만들었다. 지난해 대구섬유산업연합회가 단돈 1000만원을 들여 지역 대학교수 몇사람에 맡겨 졸작으로 완성한 하지하책(下之下策)과는 근본적으로 격과 결이 다른 대작이었다.

이 섬유백서란 교본을 바탕으로 섬유패션업계는 단결하며 미래를 설계해왔다. 금과옥조같은 충실한 내용에 힘입어 그로부터 20년 이상 일취월장했다.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뒤바뀐 세상에 맞는 새로운 지침서가 필요하다. ‘2023년판 섬유백서’를 만들어 판을 다시 짜야한다.

이와 병행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주도해 섬유패션단체와 연구소, 업계 중진, 산업부와 중기부 국장급 이상이 적극 참여해 재도약을 향한 지혜와 전략을 만들어 밀어 붙여야한다. 주먹구구식 임기응변은 안된다.

섬유패션산업 지킴이이자 나침반인 국제섬유신문이 계묘년 출발선에서 각혈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

한국 섬유산업의 공멸을 막기 위한 골든타임은 2~3년에 불과하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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