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엔 연착륙 위한 과감한 출구전략 써야해요”
“2022년 겪어보지 못한 가장 힘겨웠던 한 해”
“외국인 근로자 인력 풀 꼭 늘려야 해요”
서울대 섬유공학과 출신 판단력 뛰어난 탁월한 경영인
반월 염색업계 구원투수, 섬산련 장학재단 이사 봉사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아야죠”, 염색가공·원단사업 병행

섬유염색 전문업종으로 특성화해 운영되고 있는 반월염색단지의 89개 조합원사를 거느린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의 수장 구홍림(56) 이사장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나온 탁월한 경영인이다. 그는 조합 이사장으로 일하며 지난해를 되돌아보아 ‘여태껏 겪어보지 못했던 가장 힘겨웠던 한 해’로 기억한다.

하루를 멀다하고 치솟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악재 앞에 반월염색단지 입주기업들도 두배로 치솟은 스팀료와 에너지 가격, 생산인력 부족, 반토막 난 오더 급감에 속절없이 무너져내리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새해도 경기 침체 쓰나미 여파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구홍림 이사장은 “격변기에 생존을 위해서는 연착륙을 위한 대안을 찾는데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 철칙을 경영에 적용, 섬유염색과 원단비즈니스 융합 전략을 몸소 실천하며 조합원사에 동기부여를 했고, 에너지 위기 속LNG 중심의 에너지 사용을 LPG 병행 사용으로 전환해 50% 절감효과도 실천해보였다.

지난 2019년 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해 반월염색단지 이종업종 입주 허용, 폐수 유입량 절반 급감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염색업종이 성숙기를 지나 내리막길 이라는 인식 속에서도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며 성장 동력을 키워가고 있다. 과감한 출구전략으로 반월염색단지를 원단개발, 기술 고도화, 영업력 증대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메인 벨류를 창출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조합 사무실에서 그의 새해 희망과 비전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재임 몇 년 째인가요.

“취임 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째가 되고 있네요. 세월 참 빠르군요. 지난 2019년 2월에 이사장으로 취임했는데 당시에는 사실 많은 과제들이 눈앞에 놓여 있었고, 어떻게 접근해 돌파구를 찾을지 막막하기만 했지요. 취임 4년째를 맞아 뒤돌아보니 많은 과제들을 이행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입주기업의 실태와 현황은.

“우리 조합에는 현재 89개사의 조합원사가 똘똘 뭉쳐 전문 영역을 구축하고 염색업종 고도화에 주력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나가고 있지요. 제가 취임한 이래 최초로 이종업종도 공단에 입주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어요. 새로운 시도에 초기에는 주변에서 우려를 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전문화와 더불어 공단의 재편을 통해 더 나은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지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제 조합원사는 71개사로 자리 잡았고, 비조합원사가 그 사이 18개사 들어와서 저마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역할을 다하고 있지요.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섬유염색 전문기업으로 구성된 공단의 특성상 비조합원사는 조합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조합원사들이 주축이 되어 주요 안건을 결정하고 의결하면서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집중하고 있지요.”

• 조합의 현황은 어떤가요.

“우리 조합의 다수를 차지하는 부분은 화섬 직물 분야인데 현재 19개사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다음으로 닛트 분야로 12개사에 달하고 있고, 이중 의결권 등 역할은 하지 않고 참여하는 업체는 1곳 인데요 섬유 업종 대기업으로 볼수 있지요. 세 번째로 꼽는다면 나염 업종으로 조합원 수는 8개소이지요. 그 다음이 사염 인데 5개소, 또 면직물은 4개소, 인견 직물도 2개소, 재봉사도 1개소가 있어요. 이밖에도 기타도 36개사가 운영되고 있어요. 이렇게 모두 합하면 조합원사는 총 68개사에 참여업체로 일신방을 비롯한 DI동일, 방림 등 3곳 이고요, 비조합원사가 18곳 등 모두 합치면 89개사가 반월공단의 든든한 지킴이로 역할을 다하고 있지요. 초창기와 비교하면 입주 업체 수는 많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죠.”

• 조합 초창기 공단 역사와 지금의 현황은 어떤 변화가 있는지요. 공단 입주기업들의 주인이 많이 바꼈지요.

“초창기에는 섬유염색 전문기업만으로 입주기업이 자리 잡았고 당시 61개사가 입주해 구성되었어요. 격세지감을 느껴요. 현재는 섬유경기가 침체 되면서 섬유업종 이외의 업종들도 상당수 입주해 있기 때문에 초창기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지요. 이것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보고, 구조의 재편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공단의 주인도 많이 바뀌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이종업종이 함께 공생하고 있다는 것이 변화의 한 축이지요. 재편되는 형태의 한 예로 이를 테면 2천평을 5백평으로 나누어서 4개사가 분할 매각하는 등의 구조로 변화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전체 면적은 변동이 없다는 말씀을 드려요.”

• 반월공단 입주기업 경영 상황은.

“반월 염색단지는 80% 이상 업체들이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요. 즉 미주 지역이나 유럽 등으로 수출을 하고 있는데, 최근 세계적으로 고물가와 고유가, 고금리 등 악재가 겹쳐 오더가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요. 이러한 여파로 공단의 가동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을 겪고 있고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폐수 유입량이 많이 줄고 있어요. 초기에는 10만톤 캐퍼가 7만톤으로 줄다가 심지어 4만톤으로 줄어들고 있지요. 제가 취임하고 나서 아마 가장 줄었을 겁니다. 원인은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율이 떨어진 원인이 가장 크고요. 한편 입주 기업들은 대출금리가 인상이 돼서 이자부담이 증가하는 바람에 유동성자금 상황이 매우 악화하며 오더량 감소에 자금부담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은 아마 올해 상반기 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가 되면 좀 호전될 것으로 조심스러운 전망을 해 봅니다.”

• 입주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위기극복 방안은.

“지금은 과도기입니다. 그래서 부침이 있지요. 안정적인 클러스터를 형성해서 연착륙을 해야 합니다. 에너지 값 폭등에 인력난 등 지난해가 기업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어요. 입주 기업들은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와 맞물려 입주 이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정말 힘겨운 상황을 맞이한 셈이지요. 격변기에 살아남으려면 새로 재편되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를 해야 하는데 우선 에너지를 아껴쓰는 절약 기조를 유지하면서 적자 폭을 줄이는 긴축을 해야 해요. 에너지 사용은 현재 LNG에 의존하고 있으나 LPG 등으로 조합 차원에서 다각화하는 방안을 찾아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이렇게 하면 에너지 절감효과는 50%정도로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개별 기업의 차원에서도 공정을 개선하거나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면 효과가 있을겁니다. 공정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효율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거죠. 절박하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어요.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에서 대안이 나오게 마련이고, 시스템과 공정, 환경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감안해서 아이디어를 찾는다면 분명 경쟁력을 키워낼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경기가 호전됐을 때 또 다른 차별화 경쟁력을 갖게 돼 성장하는데 분명히 기폭제가 될 것이고요.”

•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에서 회원사에 어떤 지원책을 강구 하고 있는지요.

“지난해 스팀료가 급격하게 올라 조합 차원에서 GS와 혈투에 가가운 협상을 벌였어요. 이러한 노력으로 우선 유예를 해놨구요. 앞으로는 기본 인프라를 구축해 스팀을 공급하고 가스 사용도 다변화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조합 차원에서 추진하려고 해요. 한편으로 메이저급에서 섬유염색 뿐만 아니라 원단 판매까지 사업을 다각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를 점차 다른 조합원사들도 적용하도록 뒷받침 할 생각인데 이제 단순 인가공에서 원단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해 롱런하는 전략을 실천하려고요. 자기 오더를 높이기 위해 자체 원단 개발과 연구개발, 영업력 향상 등을 통해 반월 단지내 메인 벨류를 혁신하는 구상을 하고 있어요. 물론 장기적으로 해야겠지요. 한편 중진공 등 정부자금 저리 대출을 알선하고 공동 차리비용을 절감하도록 하고, 공동구매사업 등을 기획해 입주 기업들의 비용을 최소화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어요.”

•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정부에서는 과감하게 주 52시간제를 풀어야 해요. 제약 요인을 과감하게 해소함으로써 현장에서 숨통이 트이도록 출로를 터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기회 있을 때 마다 촉구를 하고 있는데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실제 실행이 되는 것이 관건이지요. 현장에서는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고 생산 라인에서는 내국인을 구하기 어렵고, 결국 외국인 근로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인력 풀을 많이 늘려 줄 것을 간곡히 요청 합니다. 즉 외국인 노동자 제한법 등을 완화해 현장에서 어려움 없이 활용이 가능하도록 지원책을 적극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금리 인하와 운영자금 저리 지원 등의 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쳐 기업들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해 줬으면 좋겠어요.”

• 구홍림 이사장 기업인 ㈜우성염직 현황은 어떤가요.

“㈜우성염직은 사업을 다각화해 위험을 분산하고 있지요. 즉 원단 비즈니스를 위해 서울에 사업소를 별도로 두고 적극적인 사업을 펼치는 동시에 반월에는 염색공장을 가동하면서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경영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요. 서울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핵심 요원 15명을 두고 있고, 반월 섬유 염색 공장에는 110명의 직원이 똘똘 뭉쳐 일하고 있어요. 이런 노력의 결과는 요즘처럼 어려운 환경에 직면하더라도 능히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경쟁력이 되고 있지요.”...(웃음)

• ㈜우성염직의 특징과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우성염직은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어요. 앞서 언급 했지만 염색사업을 하고 있지만 원단 비즈니스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어느 한 분야에서 리스크가 닥쳐 오더라도 다른 한 분야에서 이를 대체해내도록 전략적인 사업을 펼치는 거죠. 현재 마켓 수요도 수출이 10% 차지하고 나머지는 내수 기반에 중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어요. 품목도 동대문에서 25~30%정도 유지하고 품질을 중급 이상 혹은 이하로 구분해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지요. 이밖에도 브랜드 OEM, 군납 등 다각화하고 있지요. 지난해 어려운 경기 여건에서도 섬유 염색 분야에서 250억 매출을 올렸고, 원단 비즈니스에서 300억 매출을 기록하며 선전했어요. 자가오더를 50% 가까이 채우면서 25% 성장을 하는 성과를 냈지요. 올해도 어렵겠지만 모든 임직원이 협력해 성과를 더 내도록 노력해야지요”...(웃음)

• 새해 자동화 투자, 신기술 개발, 새로운 경영 전략이 있는지요.

“고부가가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려고 해요, 군납에서도 이제는 고강력 등 다기능적인 제품들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 욕구를 충족시켜야 해요. 군납을 하면서 운동복까지도 항균과 소취 등의 일반 의류의 기능성 정도를 군납에서도 요구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산업용과 보호의류, 소방복 등 차별화를 추구하면서 선도적으로 개발해나가고 있어요. 이제는 빅데이터, 로봇, AI 등이 대세로 나타나고 있어 자동화설비 구축을 강화하고, 데이터화 등에 더욱 촘촘한 투자를 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들어와 일 하더라도 균일함 품질을 얻을 수 있도록 설비와 생산기술의 고도화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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