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환율 안정 오히려 대구직물 악재
작년 경기 중단됐던 코로나 물량 증가 수혜

지난해(2022년) 대구 화섬직물 업계는 비교적 안정기조를 유지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수출 오더가 꾸준히 이어져 오더 기근 현상은 별로 없었다.

폴리에스테르 감량가공 직물 오더가 꾸준히 이어진 것은 코로나 사태로 2년간 거래가 끊겼던 해외 바이어들이 물량 확보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무엇보다 모든 원자재와 인건비 급상승의 어려움을 환율이 도와준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까지 오르면서 제조원가 상승 요인을 카버해줬다. 원·부자재 값이 오르지 않은 것이 없고 염색가공료도 3차례나 올라 힘들었지만 환율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모든 상황이 어려웠지만 그만큼 환율이 받쳐준 결과다. 대다수 기업들이 어렵고 힘들었지만 모든 악재를 환율이 극복해준 효자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느덧 엄혹한 2023년 새해를 맞아 대구 섬유업계는 모진 시련을 각오해야 될 것 같다. 무엇보다 2022년에 해외 바이어들이 코로나때 확보하지 못한 원단을 많이 확보함에 따른 새해 물량 확보가 느슨해질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지난해(2022년) 대구 화섬직물 업계의 경쟁력을 지탱해준 환율도 많이 안정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의 버팀목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난해 대구 화섬직물 업계의 제조원가 상승요인은 10~15%의 원단값 인상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바이어들의 강한 저항으로 수출단가 인상 대신 환율로 카버한 것이다.

새해에는 세계 경제가 엄동설한이 될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원단 수요도 줄고 가격 경쟁력의 버팀목도 사라지면 사방이 지뢰밭이다. 더구나 외국인근로자까지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인력난에 설비를 제대로 가동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특히 제직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폴리에스테르 직물업계는 품질은 물론 가격을 고수하기 위해 나름대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제조업 부담이 없는 트레이딩 업체들은 원단을 싸게 사서 제값 받고 팔기보다 싸게 사서 싸게 파는 위험한 속성이 있다.

일부 트레이딩 업체들이 환율이 1440원대까지 치솟을 때 싸게 오더를 받은 후 막상 선적시기가 돼서 환율이 1200원대로 안정되자 역마진이 생겨 선적 이행이 어려운 상황이 예고되고 있다. 가격도 붕괴시키고 역마진으로 선적 불이행 사태까지 생기는 부작용도 예의 주시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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