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산업 붕괴되면 직물산업 연쇄붕괴 시간문제
중국산 수입사 저가 공세 국내 메이커 속수무책
DTY Lb당 150~200원 격차 가격경쟁 불능 포기상태
화섬메이커 가동 포기 속출 감산에 적자 눈덩이
대구· 경기 화섬·니트직물 수입사 선호 자업자득 경계를

한국 섬유산업의 버팀목인 화섬산업이 백척간두에 몰리면서 사실상 조종(弔鐘)이 울렸다.

수요업계인 화섬직물과 니트직물 산업이 속절없이 퇴조되면서 시장이 급속히 위축된데다 규모경쟁을 앞세운 중국산 수입사의 저가공세 앞에 가격경쟁을 도저히 대응할 수 없는 막다른 상황에 몰린 것이다.

더구나 시난고난 버티고 있는 직물과 니트 업계는 ‘죽는 것보다 앓는 것이 낫다’는 단순논리로 앞으로 필연적으로 불어닥칠 수입사 가격 폭등과 납기 지연이란 독배를 알면서도 싼것에 매료돼 수입사를 마냥 선호하는 단선적인 사고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국내 화섬산업은 이미 태풍속 편주 신세에다 짙은 안개속에서 비상구까지 막혀 옴짝달싹 못하고 거의 혼수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풍비박산 직전의 국내 화섬산업이 무너지면 화섬직물·니트산업도 연쇄적으로 동반 붕괴되는 절체절명을 피할 수 없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현명한 지혜와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내 6대 화섬메이커의 폴리에스테르사 생산능력은 월 5만5000톤. 그러나 실제 생산은 3만톤이 채 안돼 2만8000토 규모에 머물고 있다.

재고가 쌓이니까 강도 높은 감산을 장기간 실시하고 있지만 제조원가는 역비례 현상으로 높아져 눈덩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월 10억에서 100억까지 눈덩이 적자에 신음하다 못해 오바올 명목으로 공장을 몽땅 세우는 비상대책을 강구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

반면 중국산 DTY 수입은 8월에 1만8000톤, 9월 1만5500톤, 10월 1만4000톤, 11월에도 1만5000톤이 넘을 것으로 보여진다.

국내 수요업계의 오더는 없는데 중국산 수입사는 여전히 대량 반입되고 있어 국내 화섬메이커가 설 땅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국산 DTY가격은 파운드당 원가가 1050원 수준이 돼야 겨우 적자를 면할 수 있다.

반면 중국산 DTY는 파운드당 86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화섬메이커들도 자국수요가 녹록치 못하다보니 덤핑으로 밀어내기 작전이다. 파운드당 국산과 중국산의 차이가 200원 수준이면 Kg당 400원 격차가 난다.

중국산 수입사와 경쟁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눈덩이 적자가 쌓여 DTY가격을 조금이라도 올려야 함에도 이같은 격차 때문에 8월 이후 말만 파운드당 50원씩 인상한다고 통보만 한 채 실제 30원 내외씩 깎아주는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

지금 국내 6대 화섬메이커의 폴리에스테르사 생산라인은 모두 강도 높은 감산은 물론 아예 통째로 세우는 곳도 있다.

중국의 규모경쟁을 앞세운 저가공세 앞에 속수무책이다.

국내 화섬산업이 붕괴되면 니트직물과 화섬직물은 동반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국 화섬메이커가 무너지면 그때는 중국의 독무대에 국내 다운스트림은 가격과 납기에서 철저하게 유린당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선 자신들의 생명력이 가물가물해 나중에 산수갑산을 갈망정 지금 당장은 값싼 중국산을 선호하는 대구산지나 경기북부 모두 나무만 보고 숲을 못보고 있다.

설상가상 원산지가 필요한 직물업체들은 100톤중 90톤은 수입사를 사용하고 10톤만 국산 원사를 사용하며 적당히 조작하는 얌체 행각도 기승을 부린다.

이제 국내 화섬산업이 수명이 다해가는 것은 부인못할 사실이다.

섬유산업 전반이 와장창 무너지고 있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처방을 제시할 때다. 국내 화섬산업이 죽고난 후 수요업계의 고통은 필연적이지만 그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없다.

국내 화섬산업 공멸만을 막아야 한다. 직물·염색·가연·연사·준비 모든 스트림이 같이 살기 위해서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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