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섬유 신생자원으로 재탄생하다!

자투리원단, 업사이클·리사이클 ESG경영 주도
세진플러스 건축자재 패널 상용화 이은 섬유재생 도전

지난 1976년부터 봉제업에 뛰어들어 치열한 삶을 살아온 한 봉제인이 이제 그간의 풍부한 경험을 버팀목으로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얻기 위해 참신한 시도를 하고 있다.

(주)세진플러스 박준영 대표
(주)세진플러스 박준영 대표

바로 봉제공장에서 나오는 폐섬유를 활용해 다시 사용이 가능한 섬유나 건축자재로 쓰이도록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섬유인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서울에서만 연간 4만6천톤에 이르는 자투리 원단이 쓰레기장으로 직행하는 현실에서 이를 업사이클링 혹은 리사이클링이 가능하도록 폐섬유의 재생을 통한 신생원료 생산,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이렇게 기발한 착상을 통해 이색적인 시도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며 자부담으로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사업가는 서울 성북구 장월로에 자리잡은 세진플러스 박준영 대표다.

그는 봉제인으로 평생을 보내며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대처법을 찾는 과정에서 이 분야에 야심찬 도전장을 내고 선두주자로 나섰다.

박 대표는 “버려지는 폐섬유는 잘만 활용하면 얼마든지 유용한 신생원료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소신으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폐섬유를 활용한 패널시장을 개척하며 이 분야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그 첫 시도로 폐섬유를 재활용해 건축자재 패널로 탄생시켜 지난해 7억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20억 매출을 목표로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이는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벌이지 않은 가운데 이루어진 성과여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다음 단계는 건축자재가 아닌 자투리원단을 재생과정을 거쳐 원사, 원단, 의류로 만들어내는 리사이클, 업사이클에 도전하는 여정에 들어섰다. 이를 위해 현재 자체 자동화설비를 갖추면서 내년 초 쯤에는 시스템을 구축할 정도로 진전을 이뤘다. 이제 굴지의 패션회사와 ESG경영 파트너십을 형성, 세계적인 저탄소, 친환경 선도 K패션문화를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존의 사업장을 확장 이전하며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한다.

폐섬유가 저탄소 친환경 건축자재 탈바꿈 ‘플러스넬’ 각광

간절한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던가. 세진플러스는 저탄소, 친환경 경제에 부응한다는 확고한 철학을 현실화하면서 지난 2018년 ‘플러스넬’이라는 친환경 섬유패널 브랜드를 런칭했다. 물론 초창기에는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 분야야말로 미래 성장 원동력이 될 것이란 확신에 주저함이 없었다.

봉제공장에서 다량으로 쏟아져 나오며 소각장으로 직행하는 찬밥신세의 자투리원단을 올바른 순환과정을 통해 새로운 자원으로 재탄생시키고 유용하게 지속적으로 순환이 이루어지면 지구환경도 지키고 봉제업 이미지 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소신과 확신이 들었기에 힘겹지만 의지를 갖고 추진해 왔다.

자투리원단 분리배출 폴리에스터, 면, 기타 구분 관건

이같은 도전에 모든 것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우선 봉제공장에서 나오는 자투리원단들의 분류가 가장 고심거리였다. 그래서 내놓은 대안이 최소한 폴리에스터와 면, 기타와 같이 세 가지 정도로만 구분해서 1차로 분리 배출하고 이를 수거해 2차로 집하장에서 선별 검수하는 체계적인 재생과정을 거치면 얼마든지 신생원료로 쓸 수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복안이다.

버려지는 섬유를 잘 분류해 파쇄를 하고 방직사와 건축자재로 쓸 수 있도록 구분 처리하는데 모든 열정을 다하고 있다. 이후 방직사로 가능한 자투리원단은 원사로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 공정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절반 가량은 쓸수 없기에 건축자재로 활용한다고 박 대표는 설명한다. 건축자재 활용은 견면부직포로 태어나 건축자재 패널로 다시 태어난다. 이는 이미 현실화 돼 시장에서 활용되며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폐섬유 패널제품은 LH에서 데크와 벤치용으로 신기술로 인정받아 내년부터 공급하기로 돼 있다고 한다.

폐섬유 선별 기계 자체 개발, 유용성 높일터

기술중심 기업으로 도약하는 세진플러스는 폐섬유를 선별하는 기계를 개발하고 있으며 자동화설비를 갖추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폐섬유 재생이 성공하면 수많은 새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소부장사업도 크게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진플러스는 이미 건축자재로 사용하는 분야는 상용화 해 활발하게 시장에 공급하고 있고, 여러 공인된 인증절차도 마쳐 공신력도 확보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자투리원단을 철저한 분리수거 과정을 거쳐 방직사로 태어나게 만들어 유용한 원단으로 다시 만들어지도록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렇게 되면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자투리원단은 대우받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 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저탄소, 친환경, ESG경영 등 이 시대 전반적인 흐름에 국내 봉제업계의 자원 재생이라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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