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 회장이 한국경제에 게재한 ‘한경에세이’에서 ‘기적의 생환'에서 배우는 교훈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가슴 뭉클하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세상에 던지고 있다.

얼마 전 경북 봉화에서 두 명의 광부가 매몰 200여 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돼 온 국민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안겨줬다. 영화 같은 생환 스토리 중 특히 베테랑 광부가 보여준 위기 대처 방식이 주목받을 만하다.

이들은 광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생존에 필요한 공기, 물, 공간 등의 확보가 용이한 곳으로 이동한 뒤 비닐로 약식 텐트를 쳤다. 또한 모닥불을 피워 저체온증에 대비하는 한편 외부로 생존 상황을 알리려 애썼다. 아울러 작업 시 지참했던 커피믹스 서른 봉지를 두 명이 3일에 걸쳐 나눠 섭취하고 갱도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셔가며 침착하게 대응해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평균연령 68세, 경력 20년 이상의 동료 광부들이 매일 4교대로 구조작업에 앞장선 것도 기적적 생환을 가능케 한 요인 중 하나라고 할 것이다.

필자가 경영하는 회사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과 복합적 글로벌 변수 속에 기민한 대처를 통해 비교적 빠르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작년과 올해에 걸쳐 다시 쾌속 성장할 수 있었다.

이는 아웃도어·스포츠웨어 제조라는 전문 분야의 베테랑 공급자로서 반세기에 걸쳐 축적해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평소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준비를 통해 수많은 변수와 위기에 대응하며 전사적 역량을 경주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기업경영뿐만 아니라 개인 삶의 영위와 성취 과정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평소의 준비와 그에 따른 역량 축적은 매우 중요한 덕목일 것이다. 필자 회사 소속인 김영미 탐험가(42)가 아시아 여성 최초의 무보급 단독 남극점 도달을 위해 지난 9일 칠레로 출국했다. 생존 장비를 실은 100㎏ 무게의 썰매를 직접 끌고 45일간 1130㎞의 험로를 홀로 걸어 남극점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을 얘기하며 탐험에 대한 멈추지 않는 결의를 보여준 환송 식사 자리가 새삼 떠오른다.

그는 이미 크고 작은 탐험을 통해 수많은 업적을 이뤄온 베테랑이다. 국내 최연소 7대륙 최고봉 완등 및 바이칼호수 724㎞ 단독 종단 등의 업적을 인정받아 2020년 체육훈장 ‘거상장’을 수상한 그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가 이번 여정에서 가장 큰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쯤 남극 탐험의 전초지인 칠레 푼타아레나스에서 최종 준비에 여념이 없을 그에게 ‘등반의 완성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는 산악계 격언과 함께 무한의 응원을 전한다. 더불어 기적을 몸소 증명해주며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해준 광부들에게도 무사 생환에 대한 축하와 함께, 경험과 지혜의 중요성 그리고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을 상기시켜준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 출처: 한경에세이 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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