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환율 믿고 값 깎아준 수출업체 ‘폭망’
환율 1440원서 1320원, 직물수출업계 비상
트레이딩 업체 거액손실 감당못해 캔슬사태 불보듯

그동안 거침없이 치솟던 달러강세에 힘입어 수출가격을 내리며 오더확보에 급급했던 화섬직물 수출업체들이 갑자기 환율이 10%나 급락하자 이에 따른 역마진이 몰고올 눈덩이 손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오더확보에 급급해온 트레이딩 업체중 상당수가 갑자기 급락한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을 의식해 계약을 파기하거나 캔슬할 가능성이 커 업계에 일대 파문이 우려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24일 1439.70원까지 치솟던 환율이 최근 1320원대로 떨어져 불과 3주만에 120원 수준이나 하락하면서 그동안 수출 채산성을 고공행진 환율에 의존하던 직물 수출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연초 1200원대에 머물던 환율이 1440원대까지 치솟자 환율 인상분을 바이어와 나누거나 깎아주면서 오더수주에 급급했던 화섬직물 수출업체나 설비가 없는 트레이딩 업체들이 갑자기 달러당 120원선이 폭락하자 마진은 커녕 역마진이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 화섬직물업체나 전문 트레이딩 업체들은 염색가공료와 전기료, 인건비 상승 및 준비공정 모든 것이 동시에 인상되는 국내 제조업 상황에도 불구, 가파르게 상승한 환율덕에 원가 상승을 상쇄하고 바이어의 환율 인상분의 가격인하 요구를 수용하면서 비교적 오더 확보가 용이했었다.

화섬직물은 경쟁국인 중국이나 인도네시아보다 제조원가가 높지만 환율이 뒷받침해줘 이를 무난히 극복하며 수출오더를 확보해 온것이다.

그러나 10월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설에 달러 강세가 완화되자 원화가 덩달아 절상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기준으로 오더를 받은 수출업체들이 3주만에 120원 이상 급락하자 채산은 커녕 역마진이 발생해 엄청난 손실이 예상돼 안절부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설비가 없는 단순 트레이딩 업체들은 제직·염색업체와 제·편직, 가공료 인하를 요청하고 있으나 생산업체들은 원화거래로 환율덕을 전혀 받지못한 상태에서 모든 제조원가가 상승해 제·편직, 가공료 인하 요구에 펄쩍 뛰고 있다.

결국 원·달러 환율을 1440원에 놓고 수출계약을 체결한 화섬직물과 니트직물 업체, 특히 시설이 없는 트레이딩 업체중에는 겨우 야드당 몇센트 마진을 겨냥하다 10% 환율급락으로 인한 역마진으로 거액의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워 일방적으로 바이어와 계약을 취소하거나 캔슬할 가능성이 커 자칫 한국 직물수출업계의 신뢰에 찬물을 끼얹질 파문이 농후한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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