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깨진 쪽박 밖에서도 샌다’고 나라 안팍에서 갈지자(之) 행보가 그치지 않고 있다. 대통령 취임 5개월이 다가오면서 품격 낮은 막가는 정치도 그만할 때가 됐는데 여전히 상살(相殺) 정치가 극성을 부린다. 대통령 국정 동력에 버팀목이 돼야할 집권여당부터 이준석에 되치기 당해 사법정치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다수당 제1야당은 20~30%대 낮은 대통령 지지율에 고무돼 정부 여당의 실정을 사사건건 끌로 파며 밀어붙이고 있다.

이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여왕 조문 홀대와 뉴욕에서의 욕설 파문이 시정의 안주거리가 되고, 총리가 “신문 보고 알았다”는 영빈관 신축 파문으로 민심은 발칵 뒤집혔다. 가뜩이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몰고온 글로벌 경제위기에 국민은 맨살 위를 기어다니는 독사처럼 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 10명중 9명이 불법파업에 반대하고 있는데도 윤정부 마저 강성노조 앞에 속수무책이다. 국정운영 핵심 책임자들이 고민이 없고 전략이 없고 정치가 없는 것이다. 시쳇말로 경제는 난국이고 정치는 파행이고 사회는 혼란이다.

섬유산업 효시 민족의 은인 숭고한 정신 계승

본질문제로 돌아가 역사는 시대의 거울이고 미래를 향한 나침반이다. 섬유산업도 뿌리를 알고 선각자들의 고귀한 혜안과 선견지명의 발자취를 되새기며 미래를 대비했어야 했다.

21세기 첨단시대에 고려시대의 훈요십조(訓要十條)를 되새기자는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효시를 알고 숭고한 정신과 가르침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의도다.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섬유산업 뿌리는 고려말 민족의 충신 문익점(文益漸) 선생에 의해 태동됐다. 고려말의 거유(巨儒)로 성리학의 거장이며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목화씨를 원(元)나라로부터 가져와 이의 재배와 이용에 헌신한 민족의 은인이다. 호는 삼우당(三憂堂)이다.

1364년 고려 공민왕 13년 갑진년 10월에 목화씨 10개를 숨겨 가지고온 선생은 이듬해 고향인 경남 진양 강성현으로 낙향해 목화씨 5개는 자신이 심고 5개는 장인 정천익씨에게 나누어 파종했다. 하지만 자신이 심은 목화씨는 모두 말라 죽고 정천익이 심은 종자 한그루가 싹터 살아났다. 이같이 우리나라 목면의 재배과정은 피땀 어린 간난신고의 고심 참담한 노력의 역사로 점철되었다.

한줄기의 목화는 가을에 소담한 목화송이로 잘 성장하였으며 이것을 가지고 3년간 확대 파종하여 수천개의 목화씨를 얻게 되자 향리에 분양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목화 재배는 들불처럼 번져 조선시대에 전국 산하를 덮었다. 농사이며 가장 비중 큰 산업이었다. 삼우당은 이땅의 헐벗은 백성에게 옷을 입힌 충신이며 섬유산업 발전의 효시이고 초석의 주인공이었다.

역대 조선왕조는 헐벗은 백성에게 옷을 입힌(貝 衣被生民之功) 삼우당 선생을 불멸의 충신이며 은인으로 추앙해 관복과 작(爵)을 증하고 호를 내리고 사당을 세우며 밭과 노비를 주어 특별한 은전을 내렸다. 역대 조선왕조는 고려의 충신임에도 수없이 벼슬을 내리려고 설득했지만 삼우당은 끝내 거부하고 향리에서 후학 양성에 몰두하는 등 절개를 지킨 거목이었다. 삼우당 선생이 1400년 정종 2년 2월 8일 70을 일기로 돌아가시자 국왕의 명의로 현 경남 산청군 신안면 신안리 소재 갈노개산 향우원에 예장(국장)을 명하고 제전(祭田)을 내리고 묘사를 짓고 묘 지키는 사람 4명을 정하면서 밭 두필지를 내렸다. 당시 국가에서 내린 산과 밭 면적이 36정보(町步)였다.

이같이 영원 불멸의 민족 은인이며 충신이자 섬유산업 효시의 거보를 내디딘 삼우당 선생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29년전 국제섬유신문이 그분의 호를 담은 ‘삼우당 대한민국 섬유패션 大賞’을 제정해 매년 성대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명실공히 민간부문의 섬유패션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 상은 탁월한 능력과 창의적인 노력으로 성공적으로 기업을 이끌고 있는 훌륭한 기업인과 투철한 애국심과 소명의식으로 헌신적인 지도력을 발휘해 섬유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를 시상하고 있다.

단순한 상패 하나가 아니라 삼우당 엠블럼이 새겨진 순금메달은 어느덧 섬유·패션 관련 기업이나 단체장은 평생 한번쯤 받고 싶은 명예와 권위의 상징으로 정착했다. 순금가격은 몇백만원이지만 삼우당(三憂堂) 엠블럼이 새겨진 이 메달은 수억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좀처럼 전문지가 정착하기 어려운 척박한 풍토에서 국제섬유신문이 순도 99.99%의 순금메달을 고집한 것은 그만큼 상의 권위와 명예를 중시함은 물론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지속성장을 바라는 충정 때문이다.

올해도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에서 투철한 애국심과 소명의식으로 봉사한 숭상받는 지도자를 비롯 각 분야에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한 훌륭한 기업인(임원 포함) 13명이 영예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친환경 리사이클의 대량 생산과 차별화를 구현한 화섬메이커와 고부가가치 원단의 필수인 후가공 분야 일류기업 대표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폴리에스테르 DTY 가연복합사 분야의 세계 1등 기업과 아웃도어용 첨단 신소재로 혁명을 일으킨 주인공도 함께 선정됐다. 이와 함께 46년전 불모지 폴리에스테르 SF부문에 진출해 이 부문 세계 일류회사로 등극한 대표적인 간판업체, 산업용 섬유를 활용해 자동차용과 풍력발전에 이어 항공우주산업 분야까지 진출한 주목받는 산업용 섬유 독보적인 대표기업이 선정됐다.

또 상시 직물원단 재고를 2000만 야드 이상씩 보유하며 주문과 함께 총알공급하여 속도경영으로 성공한 직물 내수유통업체, 친환경 소재로 내수는 물론 글로벌 육아용품 회사로 발돋움한 자연주의 육아철학 구현업체도 포함돼 있다.

희생과 봉사 헌신한 지도자· 탁월한 기업인

또 기능성 특수원단 개발 전문업체로 워크웨어·스포츠·아웃도어·골프웨어용 고급 특수원단을 개발,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공급하는 유망업체와 산업부 섬유세라믹과장 출신으로 리더십과 소통·화합 경영을 선도하는 국가공인시험연구원장이 선정됐다. 이와 함께 세계 초일류 아웃도어 OEM 전문회사인 영원무역 수출영업 야전사령관으로서 자신이 맡은 미국 거래선 한 바이어에게 지난해 1억9000만 달러를 수출한 여장부도 포함돼 있다. 이 의류수출 영업 중진은 올해는 해당 바이어 거래규모가 작년보다 50%나 신장시키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수출전선 용사다.

이들 ‘2022 삼우당 대한민국 섬유패션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단체장(지도자)과 기업인들은 코로나 불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탁월한 기업인이자 수출전선 야전사령관이다. 이들이 있기에 위기의 대한민국 섬유패션산업의 꿈과 희망의 동화줄이 끊기지 않고 있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헌신적인 봉사와 지도력은 물론 과감한 첨단 자동화 투자, R&D투자, ESG경영, 국내외 거래선과 약속 이행을 철칙으로 생각하는 신뢰성, 그리고 직원을 가족처럼 아끼는 특징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다시 한번 ‘2022 三憂堂 대한민국 섬유패션 大賞’ 수상자 모두에게 축하와 경의를 표한다. 내년에도 훌륭한 기업인과 지도자를 발굴, 명예와 권위의 이 상의 시상식을 성대히 거행할 것을 엄숙히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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