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폴란드 한국산 니트원단 수출 금맥 보여요”
경기북부 니트원단 차별화 가성비 잠재력 인정
PET직물은 중국산 가격 경쟁력 인니산 품질 우위
97년 초대 SK 바르샤바 지사장 2003년 ㈜칸 설립
섬유원단 무역 연간 2천만불, 한국식당 3개소 운영
폴란드, 터키와 봉제생산기지 유럽공급 양대산맥
최근 한국산 방산제품 7조 구매, 한국 폴란드 투자 1위국
양국 신뢰 높고 우호적 교역규모 급증 예상

한·폴란드 협력 관계가 급속히 뜨거워지고 있다. 양국간 기존 교역도 증가추세지만 최근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포함한 한국산 방산제품 수출계약고가 7조원에 달해 이 부문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번 계약은 시작일뿐 향후 대 폴란드 방산제품 수출규모가 20조, 많으면 40조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대 폴란드 투자도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 기준 폴란드의 외국투자중 한국이 절반을 차지했다.

전 세계의 대 폴란드 투자의 50%가 한국에서 이루어졌다. 동구권의 요충지인 폴란드가 경제·군사적으로 우리에게 전진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가 보여준 박애정신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몰려온 1000만명 규모의 피난민을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자국인처럼 포용하는 인류애를 발휘해 지구촌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

정치·경제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폴란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교민 실업인들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중의 한명이 폴란드 한인연합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남종석(56) ㈜칸 대표다.

지난 97년 SK 지사장으로 첫발을 내딛은지 7년만에 2003년 독자 경영을 위해 바르샤바에서 둥지를 튼 그는 10년만에 연간 2000만 달러 가까운 직물원단 사업과 한국식당 3개소를 운영하는 교포실업인으로 우뚝 섰다.

폴란드에서 그의 위상은 수직상승해 현지 한국인 교민 5000명을 대표하는 바르샤바 한인회장과 폴란드 한인연합회장으로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월드 옥타(OKTA, 세계한인무역협회) 통상위원회 및 지사화사업 관할 부회장을 맡아 재외한국인의 무역사업을 적극 지원하는 유명인사가 됐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SK에 입사해 초대 폴란드 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바르샤바 경제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은 그는 학구열뿐 아니라 뛰어난 친화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맨땅에 헤딩하며 신산고초를 극복해 자수성가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루목의 지정학적 위치뿐 아니라 안정된 경제성장과 어려운 우크라인을 보듬는 인류애를 감안할 때 아주 좋은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때마침 지난 8월 24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022 PIS’ 참관을 위해 잠시 귀국한 남회장을 3일 폴란드로 돌아가기 직전 본지 조영일 발행인이 섬유센터내 한국섬유수출입협회 회의실에서 만나 대담을 가졌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인 난민들이 많이 몰렸지요.

“우크라인 피난민 행렬이 줄을 이어 1000만명을 넘었어요. 처음에는 난민 수용시설과 지원대책을 크게 걱정했는데 기우였어요. 각 종교단체·학교·NGO 등이 전면에 나서 그들을 도왔어요. 피난민 수용시설이 부족하다거나 식료품, 숙소 부족현상이 조금도 노출되지 않아 폴란드 국민들도 놀랐으니까요. 저희 한인회에서도 우크라이나에서 온 고려인 가족들을 대거 수용하고 돕고 있습니다.”

- 우크라인들의 애국심이 대단한것 같아요. 전쟁터에 자진입대하기 위해 외국에 나가있던 사람들이 자진귀국한걸 보고 서방국가에서도 놀라고 있어요.

“우크라인들이 폴란드에 취업하기 위해 수백만명이 와있었어요. 러시아 침공사태가 발생하자 150만명 규모가 고국으로 돌아갔어요. 전쟁터로 자진해서 고국으로 간것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폴란드 사람들은 독일이나 이태리, 다른 유럽국가로 고임금을 받고 취업하는 사이 빈 일자리를 우크라인들이 채웠는데 그들이 돌아가고 나니까 폴란드에 일할 인력이 갑자기 모자라 혼란을 겪고 있는 겁니다.”

- 본론으로 들어가 남 회장의 섬유직물 무역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연간 무역규모는 2천만불 수준입니다. 전부 한국산은 아니고 지금은 가격경쟁력에서 차이가 많아 중국산 비중이 80% 정도 됩니다. 주로 취급하는 품목은 니트와 우븐입니다.

폴란드 직물시장은 현지인과 인도상인이 절반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저는 폴란드 현지인과 거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도상인과 거래하면 규모가 큰 오더를 받을 수 있겠지만 현지인과 무역거래를 고집해서 이제는 꾸준한 거래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폴란드 인구, 국민소득, 경제상황은 어떻습니까.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폴란드공화국의 면적은 31만2685㎢로 한반도의 1.4배에 달한다. 2021년 기준 폴란드 인구는 3784만명이고 1인당 GDP 17,820 달러 수준이다. 인구의 95%가 카톨릭을 믿고 있다. 한국 교민은 2,635명으로 집계되어 있다.

“폴란드는 서쪽으로는 독일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 인접해 있고 동쪽으로는 옛 동구권 국가들과 러시아와 인접해 있습니다.

폴란드의 법정 최저 시급은 약 6000원으로 서유럽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독일의 최저임금에 비해 절반 수준입니다. 그래서 많은 폴란드 인력이 서방국가로 진출해 있고 외화수입을 통해 내수 소비진작 등 폴란드 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폴란드는 서유럽 국가를 비롯 해외투자 유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LG, 삼성, 현대, 기아 등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어 한국 상품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호의적입니다.”

- 원래 우크라이나 오뎃사 항구를 통해 동구권에 직물이 많이 들어갔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폴란드는 대부분의 화물을 독일 함부르크 항구를 통해 수입되어 육로를 통해 공급받고 있습니다. 오뎃사항을 이용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용입니다. 지금은 오뎃사항에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물동량이 많이 줄었을거예요.”

- 폴란드는 봉제 강국이었는데 자라, 망고, H&M 등 글로벌 SPA 브랜드가 많이 생겨 봉제산업이 위축됐다면서요. 폴란드를 비롯한 동구권 경제상황이나 직물시장은 어떻습니까.

“폴란드는 유럽의 봉제센터입니다. 18세기 이후 섬유산업이 크게 발달해 한때 동유럽에 있는 사회주의 국가들의 의류 보급을 폴란드에서 담당했으니까요. 유럽에서 봉제가 주력인 국가는 터키와 폴란드입니다. 터키는 유명 브랜드의 OEM 방식으로 생산을 하고 있고, 폴란드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소위 말하는 시장표 의류를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화섬직물은 갈수록 인도네시아산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한국산 직물원단은 어떤 품목이 인기가 있습니까.

“한국산은 니트 부문이 강점이 있습니다. 특히 염색, 후가공 분야에서 한국의 품질경쟁력은 우수합니다. 화섬사나 우븐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산이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가격경쟁력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니트직물은 한국산이 강점이 많습니다. 차별화도 그렇고 포염·날염 모든 면에서 한국산 경쟁력이 있습니다. 한국 니트업계가 폴란드 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습니다. 폴란드 시장을 제대로 파고 들면 금맥이 보입니다.”

- 직물수입업과 별도로 한국식당도 3곳이나 운영한다면서요. 한국음식 잘 먹힙니까. 김치는요?

“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K-푸드 열기에 힘입어 한국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폴라드 사람들은 전채 요리로 샐러드를 먹는 문화가 발달되어 김치를 샐러드처럼 먹고 있습니다. 밥이랑 같이 먹는거라고 설명을 해도 밥먹기 전에 다 먹습니다. 김치에 대한 인기 좋습니다. 그리고 한국산 김에 대한 인기도 매우 좋습니다. 김을 생산하는 나라가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인데 중국산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고요 일본은 오히려 한국산 김을 수입하는 상황이니 한국산 김에 대한 선호도가 높습니다.”

- 끝으로 회사 이름을 ‘칸’으로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지난 2015년 12월 31일자 워싱턴포스트지가 뉴밀레니엄을 앞두고 지난 1000년간 인류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징기스칸을 선정했습니다. 850년전 동쪽끝 고려로부터 서쪽 폴란드까지 정복한 징기스칸은 저에게 사업적으로 큰 영감을 준 위대한 사람입니다. 징기스칸의 지혜와 치밀한 판단력, 용맹, 인간적인 정열을 실현하기 위해 회사명을 ‘칸’으로 정한 것입니다.

- 폴란드에서 정착할 생각이십니까.

“폴란드가 제2의 고향이 됐습니다. 그곳에서 정착할 생각입니다. 사업성과 잠재력도 크고요. 폴란드에서 한국산 직물원단 수입 많이 하겠습니다.”(웃음)

- 건강히 잘 돌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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