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원 과거 아닌 미래 향해 전력투구 할터
섬유산업 신기술· 신소재 개발 산실 기능 확대
시장환경 녹록치 않지만 개발 열심인 회사 승승장구
섬유사양 시각 위험한 발상 노력하면 확실한 ‘금맥’
R&D사업 그동안 산업용에 편중, 패션소재 전환할 터

대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대표적인 전문 생산기술연구원이다. 지난 77년 도립 섬유기술전문훈련소로 출범후 섬유기술진흥원으로 바뀌었고 다시 96년 섬유개발연구원으로 개칭한 섬유 신기술·신소재 개발의 산실이다.

섬유산업의 미래를 선도할 신기술 개발과 신소재 개발의 대표기관으로서 120명의 핵심 전문인력이 정부 R&D과제와 비R&D사업, 정부지원금 등 연간 300억 규모의 예산을 사용하는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막중한 기능과 책임을 맡고 있는 섬유개발연구원이 지난해부터 심한 내홍에 휩싸여 진통을 겪어왔다. 이사장과 원장간의 반목과 갈등으로 법정소송까지 가는 촌극이 벌어졌고 결국 산업부가 내려보낸 강혁기 원장이 임기 1년여를 남겨두고 도중하차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원장이 공석인채 원장 대행체제를 1년여 동안 유지하면서 또다른 잡음이 불거져 이사진과 지역 섬유업계가 강한 불신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설상가상 김복용 이사장마저 R&D자금 배정과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불거져 감사팀이 특별감사에 착수했고 김 이사장도 이런저런 사유로 퇴진하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급기야 개발원 이사진이 지난 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사표를 낸 김복용 이사장 퇴진에 이어 신임 이사장으로 감사인 신현부 하나텍스 회장(68)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자칫 표류위기의 섬개연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탁월한 기업경영능력과 지도력을 겸비한 신 회장을 구원투수로 내세워 섬유개발원의 정상화를 모색한 것이다.

“저보다 훌륭하고 연부역강한 업계 중진이 많은데 무거운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기왕 맡은 이상 섬개연이 명실상부한 신기술·신소재 개발 산실 기능과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성원과 채찍을 부탁드립니다.”

감사가 강도 높은 특별감사를 통해 전임 이사장을 물러나게한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끝까지 고사하다 이사진의 강권을 피할 수 없었던 과정을 털어놓으며 “개발원의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매진하겠다”고 강조한다.

한양대 섬유공학과를 졸업, FITI시험원에서 9년간 재임한 후 지난 88년 하나섬유를 창업한 신 회장은 감량가공 폴리에스테르 직물 생산수출로 대성한 탁월한 기업인, 워터젯트직기 70대와 연사기 70대, 자동강권기 2대 등 자체설비에 차별화 신기술을 접목해 연간 1500만~2000만 달러 규모를 수출하는 중견기업의 오너다.

FITI시험원 이사· 직물조합· KTC· 협동화사업단 이사· 섬유수출협의회장 등 많은 단체의 이사로 참여해 지역 섬유산업 발전을 위해 열정을 바쳐온 인사로 정평이 나있다.

“제발 부탁입니다. 섬유개발연구원은 신기술·신소재 개발을 선도해야할 막중한 책임이 있습니다. 앞으로 기능과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전력투구할테니 지난날의 불미스러운 문제는 일절 거론하지 말아주십시오.”

전문 생산기술원에 대한 오해와 불신은 그만큼 업계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으며 “직원들 사기가 떨어지면 연구개발도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신신당부한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일각에서 가끔 섬유사양론이 제기되는 것은 경계해야할 요소입니다. 인류가 살아있는 한 섬유패션산업은 성장할 수밖에 없으며 패션산업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됩니다.”

대구 섬유산업이 어렵다고 해도 “열심히 개발한 업체는 여전히 안전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소재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원단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원의 인적·물적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한다. 일부에서 예견한 “구조조정은 절대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물론 그동안 섬유개발원이 R&D사업 추진과정에서 너무 편향된 면이 큰 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R&D사업이 산업용 섬유에 지나치게 편중돼 부가가치 높은 패션소재 개발에 소홀했던 전략실패가 있었던 점은 부인 못할 사실입니다. 감량가공·연사직물과 드레스용 등 고급소재 개발을 통한 시장지배력과 부가가치 향상에 더많은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그동안 그 많은 정부의 R&D과제를 수행하면서 산업용에 편중해 “패션소재 개발이 부진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대구경부 섬유업체 다수에게 가급적 “R&D개발 혜택이 돌아가도록 개선하겠다”고 강조한다.

섬유공학 전공의 전통 섬유기업인으로서 “위기의 지역 섬유산업의 기사회생을 위해 온몸을 바쳐 봉사하겠다”고 다짐한 신 이사장은 섬유산업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갖고 “얼마든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21일 개발원에서 정식 취임식을 가진 신 이사장은 “중국이 규모경쟁으로 세계시장 장악을 시도해 왔지만 대구 섬유산업은 아직도 건재하다”며 “하기에 따라 섬유산업에도 얼마든지 금맥이 있다”고 강조하며 정부 당국의 과감한 육성지원책과 함께 업계의 신념과 투자를 당부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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