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북한이 지난 5일 미사일 8발을 소나기 발사하자 한·미 동맹이 가공할 성능의 지대지미사일 8발을 맞대응해 발사했다. 오는 방망이 가는 홍두깨격이다. 세계 28위 군사력 북한이 첨단무기로 무장한 세계 6위 군사대국 한국을 건드리면 초전박살 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어찌됐건 빈총도 안맞은거만 못하다고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핵도발은 우리에겐 아주 기분 나쁜 소식이다. 이 엄중한 시기에 정치권은 오불관언 마이웨이다. 3·9 대선에서 0.73%차로 패한 민주당은 해괴한 ‘졌잘싸’란 뇌피셜에 안주했다. 6·1 지방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철퇴를 맞고 초상집이 된 후 내전상태에 빠졌다.

친문·친명간의 네탓 공방은 국민이 볼 때 시쳇말로 ‘도긴 개긴’ 도토리 키재기다. 대선에서 석패하고 지선에서 참패한 가장 큰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 때문이다. 세금 많이 올리고 선거에서 승리한 역사는 보기 힘들다. ‘소주성’이란 변방 좌파 이론에 최저임금 급등, 주 52시간, 탈원전정책 등 선무당 정책에 민심이 모질게 등 돌렸다. 잘못된 정책과 폭정이 지속되면 정권이 무너지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윤석열 정부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대구 지방정부 지원 싹수가 노랗다

말을 바꿔 인플레는 공산주의보다 나쁘다 못해 히틀러의 양아들로 혹평되고 있다. 올들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불길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생산·투자·소비 경제의 3대 축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우크라 사태가 몰고온 파고는 예상보다 높고 길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5월 물가가 5.4%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위해 금리를 계속 올리는데도 물가는 천정을 뚫고 있다. 오죽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집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걸 못 느끼느냐”고 상황의 심각성을 경고하겠는가.

그런 한편 윤석열 정부의 친경제 정책에 화답하듯 국내 대기업들이 상상을 초월한 신규투자를 제시했다. 10대 재벌에서만 무려 1000조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이 공개됐다. 역대급 투자에 쌍수로 환영하지만 섬유업계는 고민이 앞선다. 가뜩이나 내국인이 등 돌리는 섬유산업에 쓸만한 근로자는 씨가 마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산업정책에 따라 해당산업의 흥망성쇠가 영향을 받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중앙정부의 육성의지 못지않게 지방정부의 역할과 기능에 따라 섬유산업의 성장과 소멸의 판도가 달라진다. 한국 섬유산업의 대명사인 대구산지 표정이 지방선거 이후 별로 밝지 않다는 소문이다. 하산길에 들어선 지 오래인 대구산지가 악착스럽게 자구노력을 강구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과 지방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을 갈망하고 있는 시점이다.

사실상 무투표 당선이나 다름없어 선거전이 가장 시들했던 대구시장 선거 며칠전에 당시 홍준표 후보를 섬유업계 대표 3명이 면담했었다. 아직도 대구 경제의 25%를 차지하고 유권자수가 가장 많은 섬유산업의 중요성을 홍 시장에게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홍준표 시장의 반응은 “섬유 사양산업 시각이 상당히 깊게 박혀있었다”는 인상을 떨칠 수 없었다는 반응이다. “대구가 저부가가치 산업을 버리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지더라는 것이다.

근본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대구 섬유업계가 실망을 넘어 심한 열패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임 권영진 시장이 취임전 잘못된 선입견으로 대구시 섬유과를 폐지하겠다는 몰이해보다 더 큰 태풍이 우려된다. 지방 정부의 통 큰 지원과 대구산지에서 생산되는 국산원단을 국내 수출벤더와 패션기업이 더 많이 사용하도록 대구시장·경북지사가 선두에 서야한다는 기대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지리도 복이 없는 대구 섬유업계가 섬유사양이란 모진 풍토병이 재발되지 않도록 고집 센 홍 시장을 설득하고 물고 늘어질 수밖에 없다.

다른 얘기이지만 때마침 우리나란 섬유단체의 종가인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오는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3일간 제주에서 섬유패션 CEO 포럼을 8년만에 재개한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에 지치고 할퀸 섬유패션 CEO들에게 재충전의 기회와 전국 업계인사들과의 상호교류를 위한 값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경영환경속에서 섬유패션기업이 생존하고 글로벌 시장을 이끌기 위해 변화와 흐름을 읽고 한발 앞선 미래예측과 설계가 필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한다.

과거에도 정례화 돼있던 제주 CEO 포럼은 장소가 평창과 경주로 바뀐데다 코로나로 중단된 공백을 딛고 이번에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경영·인문계 저명인사를 초청해 디지털 전환과 무역통상 환경의 경영전략 구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잘 준비하고 있다. 이상운 회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전국 섬유패션 CEO 포럼이란 점에서 전임 섬산련 화장들도 부부동반으로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직전 성기학 회장 내외분과 노희찬 회장, 경세호 회장 내외분도 신청을 했다. 이상운 회장의 노고에 대한 협력과 배려로 해석된다.

주최측은 당초 일상에서 벗어나 좋은 강연도 듣고 운동과 관광을 위해 400명 규모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적극 참가를 독려 중이다. 1인당 200만원 가까운 비용(골프 2회 포함)을 감수하고 이미 200여명 가까이 참가를 신청했다. CEO만 참석 신청한게 아니라 형편이 좋은 단체·연구소 간부나 임원들이 한곳에서 10명씩 참석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성황리 행사가 기대된다.

다만 옥에 티가 있다. 이 행사는 고달픈 일상에서 벗어나 섬유인의 휴식을 겸한 지식획득과 더불어 섬유패션인의 통합감을 불러일으킬 행사다. 하지만 주최측이 참가비용을 너무 비싸게 책정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항공료나 숙박비, 골프, 관광비의 참가자 부담은 당연하다. 그러나 기본참가비 1인당 45만원은 만찬과 강사료다. 적어도 만찬과 강사료는 주최측인 섬산련이 부담해야 했다. 연간 임대료 수입만 150억 이상인 섬산련이 만찬비용과 강사료를 참가자에게 부담시킨 것은 속보이는 짓이다. 여행사 패키지 상품처럼 장사꾼 속성과 다를바 없다.

제주 CEO 포럼 기본참가비 섬산련이 부담해야

이에 따라 모처럼 축제분위기 속에 치러져야 할 제주 CEO 포럼에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표출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심지어 섬유산지 대명사인 대구 직물업계도 대거 불참할 움직임이다. 1인당 45만원 만찬비용과 강사료가 많아서가 아니라 주최측이 해야할 최소한의 성의를 외면한 채 여행사 행태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전국 어느곳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백척간두 위기에 몰린 대구 직물업계에서는 단체장들이 비싼 참가비로 참여를 독려할 명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특정지역 그것도 한국의 섬유산지 중심인 대구 직물업계가 외면한 제주 CEO 포럼은 취지와 달리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섬유산지 현장 사정과 분위기를 너무 모른 섬산련이 지금이라도 만찬과 강사료는 자체자금으로 충당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섬유패션단체의 종가이고 싱크탱크인 부자 단체 섬산련은 여행사처럼 돈 남기고 장사하는 곳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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