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 세계 2위, 화섬직물 3위, 편직물 2위, 시장점유율 6위
50년 노하우, 디지털 전환, 스마트팩토리 경쟁력 우위 가능

 

균형있는 산업기반, 최고의 ICT기술, 거점별 특화, 성장성 다분
 투자기피, 잠재력 약화, 동력 창출 미흡 걸림돌 해소가 관건
 2021 수출· 생산· 내수 증가 코로나 타격 기저효과 영향
 국내 섬유산업의 미래비젼과 발전방향

 

박훈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섬유경기회복, 경쟁력 개선이 아닌 지나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국내 섬유산업은 2020년에 글로벌 경기 위축 속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 13.3%나 감소하였던 수출이 지난해에는 14.0% 증가한 데 이어 올 1~4월 기간에도 10.6%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생산도 2020년에 14.9% 감소했다가, 지난해에는 6.7% 증가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5.0% 증가했다. 또한, 의류 내수시장도 2020년에 17.0% 감소했다가, 지난해에는 16.3% 증가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1.0%의 높은 증가율을 지속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증가세는 경쟁력 개선에 기인했다기보다는 지나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2021년 섬유산업의 수출과 생산 및 의류 내수는 전년보다는 크게 증가했지만, 2019년보다는 각각 1.2%, 9.2% 및 3.5% 감소한 수준이다. 올 1/4분기 섬유산업의 생산과 의류 내수도 2019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6% 및 6.3% 감소한 수준이고 올 1~4월 수출도 2019년 같은 기간보다 0.5% 증가한 데 그쳤다.

성장잠재력 약화, 성장동력 창출 미흡 등이 성장의 걸림돌

국내 섬유산업은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성장동력도 창출하지 못한 것이 성장산업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설비투자 감소와 R&D 투자 부진, 기업 창업 감소, 인력 부족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약화되었다. 설비투자 규모는 2021년 현재 3,289억원으로 2015년의 36% 수준에 불과한데, 특히, 기계·장비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설비 노후화가 심화되었고 신제품 개발 및 수출수요 대비 투자도 부진하여 신성장 동력 창출 및 수출시장 개척에 한계가 있다. R&D 투자 규모는 2020년 현재 4,422억원으로 제조업 전체의 0.7%에 불과하고,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율도 1.57%로, 제조업 평균 4.63%의 1/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R&D 투자 부진 등으로 기술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기술 수준이 일본 등 선진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인데 앞으로 기술격차가 선진국과 더욱 확대되는 반면, 중국과는 대등한 수준으로 좁혀질 것으로 섬유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국내 섬유산업의 기술 수준은 중국보다 1~2년 앞서 있지만, 일본보다 4~5년 뒤져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차별화·고성능 섬유는 일본의 75~78%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한, 창업기업 수도 2016년 7,972개에서 2021년 현재 6,275개로 22% 감소하는 등 기업 창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학 섬유 전공자 감소, 근로시간 단축, 인력 고령화, 근로자들의 섬유산업에 대한 근무 기피 등으로 인력조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력 부족률의 경우 생산직은 19.6%, 기술직은 17.5%, 연구직은 16.3% 그리고 디자이너는 15.4%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정부가 2000년대 이후 산업용 섬유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아직 수출산업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장동력산업화도 미흡한 실정이다. 섬유산업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산업용 섬유 비중은 2021년 현재 우리나라가 30.3%로, 독일(58.4%), 미국(52.0%) 및 일본(38.3%)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고 산업용 섬유 세계시장점유율도 우리나라가 2.8%로, 독일(9.4%), 미국(8.6%) 및 일본(3.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국내 산업용 섬유의 생산기반 취약으로 수입의존도는 높은 수준이다. 2021년 현재 전체 섬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산업용 섬유 비중이 우리나라는 45.5%로, 미국(31.3%), 일본(38.3%) 및 중국(33.4%)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수입증가율도 2010~21년 기간 동안 우리나라가 연평균 5.7%로, 중국(0.7%)은 물론 미국(3.0%)과 일본(3.3%)보다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높은 기업역량과 균형있는 산업기반을 활용한 성장전략 필요

국내 섬유산업은 50년 이상 축적된 기업 노하우(know-how)를 바탕으로 품질·공정 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기술을 생산공정 효율화 및 제품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역량도 높은 수준이며 생산과 가공기술 개발 역량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업스트림(화학섬유/방적사)–미들스트림(직물–염색가공)-다운스트림(의류/섬유제품)으로 이루어진 모든 스트림들이 균형있게 발전함으로써 스트림 간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이 가능하고 특히, 다운스트림으로 갈수록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부가가치율의 경우 업스트림이 29.9%, 미들스트림이 37.9% 그리고 다운스트림이 44.7%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섬유소재의 세계시장점유율이 세계 6위를 나타내고 있는데, 특히, 화학섬유와 편직물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화섬장섬유직물이 중국, 대만에 이어 세계 3위를 나타내는 등 아직도 국제경쟁력이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섬유산업은 앞으로 세계 최고의 ICT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팩토리가 이루어질 경우 비용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개선은 물론 생산성 향상으로 경쟁국들과의 경쟁력 우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 섬유산업은 이와 같은 높은 기업역량과 균형있는 산업기반, 세계 최고의 ICT 기술 등과 같은 강점들과 지역 생산업체를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지역 거점별로 잘 구축된 섬유전문 생산기술연구소를 잘 활용할 경우 국제경쟁력 강화와 함께 앞으로 성장산업으로의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경쟁력 강화 및 성장동력 창출을 통해 지속성장 실현

따라서 국내 섬유산업이 성장의 걸림돌을 극복하고 우리의 강점들을 활용하여 성장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성장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탄소중립과 순환경제시대 도래,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팩토리 확산, 글로벌 무역ㆍ통상 환경변화와 같은 글로벌 메가트렌드 변화가 우리 섬유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적극 대응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해 섬유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동력 창출이 필요하다.

□ 재도약 위한 6대 대응전략 시급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의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우선 마케팅․물류․유통의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통해 경쟁국들에 대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팩토리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중소 패션 기업들의 빅데이터, AI, AR 및 VR을 활용한 마케팅 플랫폼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 섬유업체들은 디지털 전환에 관심이 많지만, 디지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함으로 기업 맞춤형 디지털 기술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패션제조업체들이 생산성 향상과 인력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3D 기반의 가상 피팅시스템 및 자동화 재단·봉제설비로 교체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ICT 융합을 통한 스마트의류 및 전자섬유 개발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충 및 신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둘째, 전 세계적으로 패션기업은 물론 자동차, 건설 등 섬유 수요기업들이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환경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리사이클 섬유를 사용한 제품 생산을 확대하면서 앞으로 리사이클 섬유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글로벌 리사이클 섬유 시장 선점을 위해 리사이클 섬유 육성 및 수출산업화가 필요하다. 특히, EU 등이 리사이클 섬유 표준·인증제도 도입을 통해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에 대한 무역 규제를 추진하고 있으므로 EU 등지로의 지속적인 수출확대를 위해서도 리사이클 섬유 개발이 필요하다. 폐섬유·폐의류 수거·선별 시스템 구축과 함께 리사이클 섬유 기술개발 및 기업 지원 기반을 구축하고 폐섬유․폐의류 재활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소재별 자동 분류 설비 개발이 필요하다. 리사이클 섬유업체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리사이클 섬유 종합지원센터 구축도 절실하다.

셋째, 산업용 섬유는 기술진보에 힘입어 금속, 세라믹 등을 대체하며 신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첨단 산업용 섬유 육성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충 및 수출산업화가 필요하다. 특히, 생산기반이 매우 취약한 산업용 직물, 블레이딩, 고성능 복합 부직포 등 미들스트림 업체 육성을 통해 스트림업체 간 협력 기술개발 등을 통해 동반성장을 실현해야 한다. 직․편물업체들이 산업용 섬유 생산기업으로 업종 전환할 수 있도록 산업용 섬유 생산설비로의 개체를 위한 금융․세제 지원, 기술이전 및 기술사업화 지원이 필요하다. 섬유강화복합재 업체들의 성형가공 시간 단축과 비용 인하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지원이 필요하다. 수소경제 시대에 대응한 수소저장용기용 경량·고강도·고탄성 탄소섬유 복합재 개발 지원이 필요하다. 소재 개발단계에서부터 제품 신뢰성 평가에 이르는 전주기적 평가ᆞ인증 기반 강화, 소재 물성 및 기술, 시장정보 등의 D/B 구축이 필요하다.

넷째, EU, 미국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응해 온실가스 감축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염색가공, 화학섬유 등의 건조 및 스팀 공정에 사용되는 화석연료를 단기적으로 LNG 및 중장기적으로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염색가공 공정의 연속공정화, 방사·방적-직·편조–염색가공으로 이어지는 공정통합 등 친환경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금융․세제 지원이 필요하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비수계 염색가공기, 에너지 저감형 전후처리 기술 등 에너지 저감형․온실가스 저 배출형 기술개발 지원이 필요하다.

다섯째,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과 황사․초미세먼지의 지속적인 발생 등으로 확대되는 방역용 섬유소재 및 방호복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앞으로 방역용 부직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능 복합 부직포, 공기정화용 고성능 헤파(HEPA) 필터와 울파(ULPA) 필터용 소재 및 방호복 개발이 필요하다.

여섯째, 미국의 대중국 수입규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등으로 야기된 글로벌 통상․무역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수입규제의 반사이익을 높일 수 있도록 미국시장 개척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특별 기고 산업연구원 박 훈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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