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전 산업의 소비 패러다임을 지배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대표적인 가상현실 플랫폼이자 네이버의 자회사인 ‘제페토(ZEPETO)’의 폭발적인 성장은 전 산업에 걸친 시장경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속한 엑스틴(X TEEN) 세대는 물론 베이비 부머들이 주도하고 있는 섬유 패션업계 CEO들에게 ‘메타버스’라는 신사업의 방향성 전환은 초격차의 시대의 기업 정체성의 새로운 정립에 대한 과제와 함께 미래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과 위기감까지 안겨준다.

한류와 메타버스가 만나 전세계 Z세대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제페토’는 그 전면에 있다. 소셜미디어 피드속 가득한 제페토 아바타와 챌린지는 물론 명품브랜드의 연일 입점 소식이 화제다. 콧대높은 럭셔리 브랜드부터 글로벌 브랜드까지 제페토만을 위한 새로운 전용 컬렉션 라인을 런칭해 전세계 MZ세대를 향한 공격적인 글로벌 판촉을 펼친다.

메타버스가 전 산업에 걸쳐 적지않은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한 지난해 말 까지만 해도 메타버스의 인기는 일종의 일시적인 현상이며 거품일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문가 견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2022년 트렌드 분석가들에 따르면 2025년 전세계 300조 시장으로 성장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가늠하고 있다.

이처럼 가상현실속에서 아바타를 통해 소비활동을 하는 유저인구의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신종 코로나가 낳은 또다른 기현상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미래에 경험할 것들을 초 고속으로 앞당겨온 가상현실은 A.I의 발전과 더불어 2022년 트렌드 코리아가 발표한 소비 트렌드인 ‘라이크커머스’와도 직결된다. 즉 소비자 개인이 독자적으로 상품의 기획, 제작, 판매를 총괄하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구조가 제페토에서는 일상이 되고 있는 것. 제조자가 생산해 유통업자가 판매하면 소비자가 구매하는 기존 시장의 오랜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인플루언서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초기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인플루언서들이 기성제품을 홍보하고 판촉하는데 집중했다면, 가상현실 속 유저들은 스스로가 개발자이자 크리에이터가 되어 제품을 만들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를 통해 수익을 주도한다. 이들 대다수가 Z세대 즉, 10대들이다.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나만의 브랜드를 가상공간에 론칭하고 있다. “좋아하면 바로 산다”는 특수한 소비 트렌드도 이에 적중했다. 이들은 트렌드를 리딩하고 새로운 패션아이템을 개발하며 자기만의 스타일을 주도한다. 나만의 아바타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가 원하는 스타일링을 통해 또다른 자아를 만들어내며, 이곳에서 전세계 친구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한다.

함께 게임을 즐기고 취미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아이템을 만들어 나만의 브랜드로 수익을 얻는 브랜딩 컨설턴트이자 개발자가 되기도 한다.

특히 힙한 스타일링을 과감하게 제안하는 인기 스타일링 순위 콘텐츠는 해외 럭셔리 패션 기업들이 가장 눈여겨 보는 제페토 공간이다. 미래 소비자인 10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이야 말로 미래 먹거리 산업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없던 가상공간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 엄청난 시장은 지난 201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4년도 되지 않아 전세계 3억명에 달하는 인구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제페토의 정체성인 ‘자기주도적인 라이프스타일 설계’가 이를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패션 기업들의 메타버스 시장을 위한 과감한 도전이 분주해지는 시점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패션몰에서만 장사를 해봤던 국내외 패션기업들이 앞다퉈 제페토에 가입하고 Z세대 유저들을 대상으로 가상 공간에 매장을 개설해 전세계 소비자를 위한 고유의 아이템을 트렌드로 제안하는 비즈니스는 올 한해 최대 숙원과제이자 신사업이 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공간을 통해 '브랜드 가치 재정립(Building the Brand Tribe)', ‘고객 경험 중심 비즈니스 모델 구축(Customer Centricity)', '지속 가능 성장(Sustainability)'이라는 ‘글로벌 공통 목표’를 실행하기에 메타버스는 최적의 공간이자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까지 없던 전혀 다른 새로운 공간에서의 패션 시장이 열린 것이다.

주목할 점은 가상 공간에서의 인기가 오프라인 매장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브랜드 인지도 확산과 판매 연계까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효과가브랜드 입점 경쟁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일례로 인디텍스 ‘자라(ZARA)’가 지난달 제페토만의 ‘라임 글램’라인을 신규 런칭해 아바타 모델을 런웨이 올려 전세계적으로 마케팅을 펼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제품은 자라 온-오프 매장내 주간 판매율 1위에 랭킹됐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국내 패션 산업의 격변하는 패러다임 속 한류가 몰고온 패션블루오션 시장을 우리가 선점해야 할 때가 지금이다. 그동안 해외 럭셔리 브랜드에 빼앗긴 MZ 소비자를 다시 되찾을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다시는 놓치지 말아야겠다.

본지 조정희 편집국장 fashio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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