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 마스크도 원가 37원, 판매가 15원 폭락
-작년 한 해 2천개 마스크 업체 중 500개사 문 닫은 듯
-공급과잉 수출도 중국산 개당 100원 덤핑에 속수무책
-마스크 업체, 새해에도 앞 뒤 막막 줄폐업 불 보듯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지 1년 2개월이 됐다. 더구나 지난 12월 18일부터 1월 2일까지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가 다시 2주 연장되면서 방역 마스크 착용이 더욱 절실해졌다.

2020년 2월부터 국내에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하면서 마스크 특수가 일어났다. 한주에 줄잡아 7000만 개가 소비되는 황금시장이 국내에 펼쳐졌다.

이 대박 시장을 노리며 국내에 마스크 생산 공장이 소나기로 생겼다. 2020년 1월 137곳에 불과한 마스크 공장이 5개월 후인 그 해 6월 238곳으로 늘어나더니 2021년 말 기준 식약처 등록업체가 1600여 곳으로 폭증했다.

식약처 허가가 필요 없는 원단 마스크까지 포함하면 2000개가 넘는다. 이 중 작년 한해 500여 개가 폐업했지만 지금도 공장 문을 닫았을 뿐 설비는 그대로 방치 상태로 멈춰 서 있다.

들쥐떼 근성으로 한꺼번에 일확천금을 노린 마스크 신규 업체들의 벼락부자 꿈이 벼락거지로 전락한 것이다. 수요는 고정돼있는데 공급 과잉이 극에 달해 진출업체마다 줄잡아 수억에서 수십억씩 손해를 보고 폐가망신의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공급 과잉이 몰고 온 가격파괴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한때 개당 5000원을 호가하던 KF94 마스크 값이 100원 수준으로 폭락했다.

제조원가만 개당 230원이 넘는 KF94 가격이 부가세 포함해서 107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가 공개 입찰을 통해 구매한 가격도 개당 107원 선이다.

덴탈 마스크도 제조원가만 37원이 넘는데 시중 거래 가격은 15원 수준이다. 재고가 많다보니 덤핑에 덤핑이 만연돼 모두가 폭망 한 것이다.

국내 수요량은 대형 업체 2~3개 업체 공급 물량이면 충분하다. 1500개 업체가 난립되면 과잉 생산으로 시장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

이러다보니 대당 1억7000만 원을 호가하던 중국산 기계 값이 200만~300만 원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 가격에도 살 사람이 없어 고철로 폐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수 물량이 포화상태라면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지만 이마저 길이 막혔다. 중국산 KF94 마스크가 개당 100원 수준에 해외 시장에 덤핑을 하니 그 가격으로는 도저히 수출이 불가능한 것이다.

마스크 생산에 막차로 뛰어 들어 아파트 한두 채 정도를 엿 사먹은 업자들의 무모함이 원인이다. 여기에는 중국 마스크 기계 업체들의 일확천금 감언이설이 큰 역할을 했다. 중국 기계 업체들이 자기기계를 사면 3억 장~5억 장 오더를 주겠다며 “더 많이 더 많이” 설비 증설을 재촉했다.

이 상술에 솔깃해 50대, 100대 대규모를 은행 빚과 사채를 얻어 도입했으나 결국 중국 기계업자들은 돈만 챙기고 사라졌다. 강남의 유명 커피숍에서 몇 억 장 프로젝트를 주겠다고 마스크 업자를 현혹시킨 브로커들에 속아 거덜 난 마스크 업자가 수백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국내 마스크 업체 도산에 기여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2020년 6~7월 사이 국내 공급량이 충분해진 상황에서 재빨리 수출을 풀었으면 해외 시장 개척이 가능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10월에 가서야 수출 제한을 풀었다. 이때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한 후 였다.

벼락부자 대박을 꿈꾸다 벼락거지 쪽박을 찬 마스크 업체들이 새해에도 비상구를 찾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울 것 같다. <조> ※무단전제 및 복제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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