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인연 50년, 팬코 역사 38년, 100년 기업향한 미얀마 프로젝트 착수
-바고 자체 공단에 1억불 투자 36만평 부지에 내년 말까지 대 규모 버티칼 시스템 구축
-20만평은 편직•염색•봉제 192개 라인 1만 2천명 규모 2022년 말 완공
-16만평은 면방적•자수•부자재 업체에 분양 입주 상담 활발
-미얀마 군사정부 정경분리 철저, 미얀마 최대 산업 팬코 전폭 지원
-기존 호치민, 다낭 공장 직원 1만 5천명 월 의류 생산 330만장
-품질로 승부, 난공불락 대일 의류수출 1위 기업 자긍심 가져
-유니클로 공급 55%, 일본 패션 유통사•한국 패션 업계도 공급
-베트남 이어 미얀마 프로젝트 완성되면 직원 3만 명 연간 수출 5억불
-미국 수출 안한 것은 물량위주 아닌 일본중심 질 경영 중시 때문
-내년 경기 코로나 오미크론 이어 미국 토네이도 피해 암초 많아
-사위 오 사장 경영능력 높이 평가, 100년 기업 구축하면 그때 가서 은퇴

신년특별대담 (주)팬코 최영주 회장 / 대담 조영일 본지 발행인

최영주 (주)팬코 회장(78)은 글로벌 의류벤더 기업인중 독특한 철학과 멋을 추구하면서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기업인이다. 글로벌 의류기업 도약을 향한 열정과 집념 못지않게 “사람은 옷을 만들고 옷은 사람을 만든다”는 경영 철학을 펼치고 있다.

지난 84년 소규모 의류제조 수출 기업으로 초석을 놓은 이래 베트남의 호치민과 꽝남성 다낭, 미얀마에 총 1만7000명 직원과 연간 3억 달러 규모를 수출하는 일류 글로벌 의류기업으로 성장 시켰다. 난공불락의 대일 의류수출 1위 기업인 팬코는 까다로운 일본 수출 전문기업으로서 외형보다는 가치 창출을 중시하는 기업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국내 유일의 의류 벤더들이 돈 되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치고받는 경쟁을 벌이는 사이 “옷은 개성이고 창조이고 변화이며 혁신”이라는 그만의 철학을 갖고 까다롭고 어려운 일본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왔다.

그는 특히 지난 2월 군사 쿠데타로 군부 정권이 장악한 미얀마에 모든 기업이 철수 하거나 투자를 금기시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는 통 큰 결단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위험 부담이 큰 곳에 금맥이 있다”는 투자의 귀재다운 결단과 도전 정신의 발로다.

올해로 창업 38주년을 맞는 임인년(壬寅年) 새해 원단에 기업인으로서 통 큰 배짱과 강단은 물론 끊임없는 열정으로 경영 일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영원한 현역 최 회장을 마곡 팬코 사옥 집무실에서 만나 경영철학과 성공비결, 미얀마 프로젝트 등 신년 포부를 들어보는 값진 시간을 가졌다.

-오랫만입니다. 롯데호텔에서 팬코 창립 30주년 행사를 성대히 열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년이 지났군요. 이곳 마곡 사옥 이전식 때도 참석 했습니다만 세월이 총알처럼 빠릅니다. 건강이 아주 좋아 보이십니다. 몇 년 전에 수술을 하셨는데 후유증은 없으신 거죠.

“조회장이 저희 팬코에 항상 깊은 애정을 갖고 도와주신 점 잘 알고 있습니다. 6년 전 뇌에 조그만 혹이 생겨 제거 수술을 했는데 수술이 잘 됐어요. 보시다시피 아무 이상 없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웃음)

- 코로나 팬데믹으로 베트남이 장기간 셧 다운 했습니다. 팬코도 피해가 컷을 텐데요.

“저희라고 별 수 있나요. 생산 성수기인 7, 8, 9, 10월까지 공장 가동을 못 했어요.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죠. 그래도 저희는 다낭 생산기지가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죠. 호치민과 달리 다낭은 셧 다운 피해가 작았으니까요.”

- 실제 매출 타격은 어느 정도였나요.

“목표대비 27%가 미달했어요. 잘하면 2021년에 3억 달러에서 3억 5000만 달러를 기대했는데 수포로 돌아갔어요. 베트남에 대규모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의류벤더들 모질게 고생했지요. 다시는 셧 다운 사태가 재연되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 중국 청도와 평도에 매머드 봉제 및 버티칼 공장을 가동하던 중 베트남으로 옮기셨지요. 호치민 공장과 다낭 공장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청도와 평도 공장은 2017년에 철수했어요. 호치민 공장은 부지 8만평에 편직기 180대, 염색 1일 5만kg, 봉제 150개 라인의 완벽한 버티칼 시스템에 7200명입니다. 아직도 셧 다운 후유증을 완전 극복하지 못하고 겨우 60% 가동하고 있어요”

- 다낭 공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겠군요.

“다낭 공장은 부지 10만 평 위에 편직기 290대와 1일 염색캐퍼 6만kg, 기모기 관련기계 22대, 봉제 168개 라인에 종업원 7600명 규모이지요. 호치민과 다낭 공장 외에 미얀마에도 봉제 48개 라인 2400명이 근무하고 있어요. 의류 생산량이 월 330만 피스정도 됩니다.”

- 팬코 호치민 버티칼 공장은 제가 두 차례나 가봐서 잘 압니다. 자동화, 규격화, 표준화가 세계에서 가장 앞선 공장이지요. 이 좋은 품질경쟁력을 갖고 왜 돈 되는 미국 시장을 외면하는지 항상 궁금합니다.

“저희 해외 공장 버티칼 시스템은 세계 일류라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라인 구성부터 미국 시장용과 완전 다릅니다. 철저한 품질 관리와 이를 위한 레이아웃은 미국 시장용과 판이하게 다르지요. 품질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 전문 공장은 대충 적당히 양떼기 생산으로는 백전백패하기 때문입니다.”

- 유니클로가 여전히 가장 큰 거래선인가요.

“유니클로가 전체의 55% 정도로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니클로 외에 일본 유명 패션 유통회사와도 거래하고 한국 패션기업에게도 공급하고 있습니다. 웬만큼 신경 써서는 일본 제품을 장기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기는 어렵지요. 일본 장사 하느라 제 머리칼이 이렇게 빠진 겁니다...”(웃음)

- 화제를 바꿔 요즘 재계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팬코의 대규모 미얀마 투자 얘기 좀 듣겠습니다. 지난 2월 군사 쿠데타로 군부 정권이 장악한 미얀마에 왜 하필 투자를 강행하십니까.

“미얀마 군사 정권이 들어섰지만 정경 분리가 분명하게 운영되고 있다 고 믿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군사정권이 많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경제 문제는 아주 중시하고 오히려 과거 정권보다 적극 지원하고 있지요. 건축 허가나 모든 경제 문제 민원은 과거보다 훨씬 빨리 속전 속결로 이루어지고 있고 공장 가동에도 아무런 제약이나 지장이 없어 기업 활동에 불편함이 없어요. 다만 비행기가 일주일에 한번 운항돼 불편하지만 통관과 해상 운송 등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 의류 소싱 기지로서 미얀마가 유리한 점이 무엇입니까.

“미얀마는 인구가 5500만이에요. 인구의 70%가 농업에 종사하고 11%는 섬유 업종에 종사합니다. 임금 수준이 동남아에서 가장 저렴합니다. 베트남이 월 450달러가 넘었는데 미얀마는 임금․사회보장기금 모두 합쳐 200달러 수준이지요. 국민성이 아주 온순한 것도 장점이고요. 다만 생산성은 베트남의 80% 수준이지만 임금 격차와 비교하면 동남아에서 가장 유리한 투자 적지입니다.”

-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서 교역을 제재하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입니다. 미국과 EU 거래가 봉쇄됐지요. 대신 한국과 일본․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는 자유롭게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2023년 2월에 현 군사 정권의 민정 이양이 예정돼 있어요. 물론 군사 정권 책임자가 민간 옷으로 갈아입어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만…”

- 미얀마 프로젝트 투자 규모가 1억 달러라고 듣고 있습니다. 의류 봉제로는 그야말로 ‘빅 프로젝트’아닙니까.

“우리가 투자하는 곳은 미얀마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인구 250만 명 규모의 바고 지역에 총 36만6000평 규모이니까 의류봉제 단지로는 매우 큰 곳이죠. 이곳 20만 평 위에 팬코의 버티칼 공장이 들어서고 나머지 16만여 평은 원단생산업체와 자수, 부자재 업체에게 분양하게 됩니다. 다양한 원단 생산 기업과 부자재 기업이 저희 팬코와 협업하면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겠지요. 많은 업체들과 입주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 미얀마 프로젝트 버티칼 시스템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부지 매입에 이은 토지 정지 작업이 거의 완성단계이고 현재 48개 라인 2400명 봉제 공장이 순탄하게 가동되고 있어요. 이미 2500만 달러가 투입 됐으니까요. 바고 저희 공단에 편직기 250대, 염색 1일 8만kg, 봉제 192개 라인을 내년(2022년) 말까지 완공 가동할 겁니다. 미얀마 공장에는 근로자 1만2000명 규모로 미얀마 제일의 봉제산업 규모가 됩니다.”

- 미얀마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연간 수출 규모가 5억 달러 규모로 늘어나겠네요. 미얀마에서 금맥을 캐는 것을 생애 마지막 숙원 사업으로 추진하시군요.

“흔히 기업가 정신은 도전과 극복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한국 의류벤더 중 93년에 선제적으로 중국에 투자했고, 20년 전인 2002년 베트남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성장 가도를 달려 왔어요. 50년 섬유의류 한 우물을 파온 경험과 노하우를 마지막 미얀마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미얀마에서 금맥을 캘 것으로 확신합니다...”(웃음)

-화제를 바꿔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급망이 붕괴되고 소비도 많이 위축됐습니다. 2022년 새해 경기를 어떻게 전망 하십니까.

“아시다 시피 코로나 확진자가 또 급증한데다 신종 오미크론까지 창궐하고 있어 걱정입니다. 코로나와 변이 바이러스가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자명한 현상이어서 새해 경기를 낙관할 수는 없겠죠. 우리 주력시장은 아니지만 미국도 공급망 불안에 토네이도 사태까지 겹쳐 불안성 가연심리가 팽배합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혹독한 시련기를 극복하고 있어 새해 경기가 지난 2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봅니다. 글로벌 공급망도 작년 같은 위기는 없을 테니까요.”

- 끝으로 사위인 오경석 사장의 경영 수완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도 건강이지만 회장님 성정상 경영일선에서 쉽게 손을 떼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재계에서는 90세까지는 하실 거라는 소문이 있는데 언제까지 현역에서 뛰실 겁니까. (웃음)

“오 사장이 잘하고 있어 제 일이 많이 줄었지요. 다만 글로벌 시황이 변화무쌍하고 미얀마 프로젝트와 안정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더구나 일본 사업은 오랜 기간 신뢰와 관계를 중시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 사장이 팬코를 100년 기업으로 끌고 가도록 지원할 겁니다.

-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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