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94, 1500 社, 원단 마스크 포함 총 3천개 社
마스크 기계 7만대 포화상태 대부분 휴•폐업 황폐화
브로커 난립, 빚에 쫓겨 극단 선택까지 아비규환

일확천금을 노리며 전 재산을 투자한 마스크 제조 업체들이 쪽박을 찬 채 빚에 쫓겨 극단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충격적인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로또 횡재를 꿈꾼 마스크제조 업체들이 중국마스크 기계업체 속임수에 놀아나 무리하게 투자 했으나 주겠다던 오더는 감감 무소식이고 재고는 산더미처럼 쌓여 덤핑에 덤핑을 해도 소화를 못해 막다른 길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작년 1월까지만 해도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은 KF80?MB부직포 마스크 업체는 국내에 130개 내외였으나 코로나 팬데믹이 창궐하자 식약처에서 정식 인가를 받았거나 인가 신청 업체를 포함해 줄잡아 1,500개 업체에 달한 것으로 마스크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KF94 MB필터 마스크뿐만 아니라 식약처 허가가 필요 없는 원단 마스크까지 포함하면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는 자그마치 무려 3,000개 업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마스크 기계 대수는 7만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중국 기계업체들의 농간에 속아 마스크 기계를 구매 가동하면 수억 개에서 수십억 개 규모의 오더를 보장하겠다는 속임수에 놀아나 무리하게 마스크 기계를 대량으로 설치한 수많은 업체들이 주겠다던 마스크 오더는 온데 간데 없고 기계 값만 부담하며 가동하느라 감당할 수 없는 재고에 신음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재고로 쌓여 있는 마스크는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50억 ~ 100억장 규모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 국내 생산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개당 2,000원~ 3,000원 하던 MB필터 마스크를 재료비만 개당 190원 이상 들어가는 제조원가에도 불구, 개당 150원 미만에도 경쟁적으로 피 터지는 덤핑 경쟁이 가열되고 거래선 쟁탈전이 벌어지는 등 난장판 속에 줄 파산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 중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창고에 수백만, 수천만장씩 재고를 안고 있고 이 때문에 생산 설비를 거의 세워 놓고 있으며 공장 매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도 사겠다는 원매자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작년 코로나 팬데믹 초창기 대당 1억 5000만원에서 2억 원에 달하던 마스크 기계 값이 폭락해 현재 최신형 국산 마스크 기계가 대당 4,000만원 남짓이고 중고기계는 200~ 300만원에까지 거래되는 쑥대밭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참상으로 인해 일확천금을 노리고 자신의 자본은 물론 일가친척, 친지로부터 빌려 투자한 업체들이 빚 독촉에 시달리며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혼란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 업계는 식약처가 조기에 마스크 수출을 허용했다면 해외 시장 개척에도 도움이 돼 재고 소진이 가능했겠지만 작년 12월 23일에야 뒤늦게 수출 제한을 풀어주는 바람에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많이 선점한데다 가격 경쟁도 어려워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은 원가에도 못 미치는 판매 가격 때문에 대부분 업체들이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있으나 아직도 50억, 100억 개에 가까운 재고가 소진돼야 시장질서가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보고 있어 상반기 중에 재고를 소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스크 판매를 알선하겠다는 브로커들이 지금도 날뛰면서 작게는 몇 억 개 단위에서 수십억 개 단위의 수량을 제시하며 흥정 아닌 흥정을 부채질해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이들 브로커 농간에 휘말려 더욱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무단전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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