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수출·내수 시장 얼어붙고 원단 마스크도 끝물
편직 업체 평균 가동률 40~50% 오더 가뭄 최악 호소
환편 조합원사 237개 중 올해 벌써 27개 사 폐업 참상

아시아의 니트 메카를 표방해온 경기 북부 니트 산지에 코로나19로 인한 오더 고갈로 매서운 초겨울 칼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내수용과 수출 오더가 메마른 데다 코로나19로 비상구 역할을 했던 원단 마스크 시장도 사실상 끝물에 도달하면서 일부 하이게이지 요가복 전문 편직 업체를 제외하고 대다수 편직 업체들이 오더가 없어 가동률이 40~50%에 머무는 심각한 상황에 몰려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포·동(양주, 포천, 동두천)에 산재한 니트 원단 편직 업체들은 의류 벤더들의 자체 대규모 해외공장 진출로 주 수출 거래선을 놓치면서 수출용 오더 감소는 물론 내수용 시장은 코로나로 더욱 얼어붙어 앞뒤가 막막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원단 마스크 수요가 크게 늘어 포천에 5개 회사, 양주에 4개 회사가 니트 원단을 활용한 원단 마스크 완제품을 생산해 활기를 띠면서 이들 업체에 수십 개 업체가 원단을 공급하는 등 가동률에 상당히 기여해왔다.

그러나 원단 마스크는 국내 시장에서 포화상태가 돼 수요가 격감했고 유럽 수출에는 까다롭고 엄격한 인증 제도에 가로막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유럽 수출이 어려운 상태다.

이로 인해 원단 마스크 업체 중 현재 한두 개 업체가 독일과 스위스 지역에 주당 10만 개 내외씩 수출하고 있을 뿐 대다수 원단 마스크 업체들은 직수출 시장을 개척하지 못해 업체당 수만 장에서 수십만 장의 재고를 쌓아 놓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 특수로 가동률에 도움을 주던 마스크용 원단이나 수요가 급감한 채 의류용 오더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대다수 편직업체들이 극심한 오더 가뭄을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업체당 평균 편직기 15대에서 25대 규모를 보유하고 있는 경기 북부 편직 업체들의 가동률은 40~50% 수준에 머물고 있어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다만 요가복(레깅스) 원단이나 차별화 원단을 전문 생산하는 업체들은 나름대로 가동률이 높지만 그렇지 못한 레귤러 원단에 의존하는 업체들은 최악의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경기북부환편조합(이사장 김병균) 회원사 동향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실제 경기북부환편조합 회원사 237개사 중 올 들어 완전히 폐업한 업체가 27개 사에 달해 조합원이 210개 사로 줄었다.

폐업 업체 중에는 비교적 업력이 오래된 중견 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장기 불황으로 자포자기 기업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여 년간 의류 수출 벤더들에 의해 공존하던 경기 북부 환편업체들이 벤더의 해외공장 진출과 현지 조달로 일감이 사라진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직수출 시장과 말라버린 내수 시장으로 인해 기업 생존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차별화 원단 개발 능력이 있는 기업은 그나마 생존이 가능하지만 투자 여력이 없고 차별화 개발 능력이 없는 기업은 갈수록 소멸할 수밖에 없는 것이 경기 북부 니트직물 산지가 처해있는 현주소다.

환편직물 업계뿐 아니라 경편직물 업계의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어 환편·경편 편직 업체 모두가 비상 경영체제에 들어가 있는 상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조>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