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섬유산업의 구조개편 방향

박훈 산업연구원
박훈 산업연구원

국내 섬유산업의 대들보인 화섬 산업이 고립무원 벼랑 끝에 몰렸다. 규모 경쟁에서 중국에 밀려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첨단 기술에서는 일본에 밀리고 구조 고도화에서 대만에 밀리는 맷돌 처지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 삼각파도에 협공 당해 생존이 불투명하다.

재벌급 대기업인 화섬 산업이 벼랑 끝에 몰리면서 그야말로 앞뒤 막막한 상황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의 저가 공세로 이미 국내 안방 시장의 60% 이상을 내줬다.

화섬메이커마다 감산에 감산을 더해 공칭 생산능력의 절반 이하로 생산량을 줄였지만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 한국 섬유산업의 역사이자 상징인 코오롱 FM이 간판을 내린 충격이 채 가시지 전에 KP캠택(전 고합)도 폴리에스테르사 생산을 접었다. 설상가상 전문 메이커인 성안합섬과 TK케미칼까지 중합을 껏다. 화섬 메이커가 불황을 이유로 중합 라인을 끈 것은 화섬 역사 60년 만에 처음 있는 전대미문의 대사건이다.

효성과 대한화섬 등도 겨우 중합을 유지하지만 가동률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은 참혹한 현상이다. 화섬 산업이 무너지면 국내 직물 산업은 그대로 중국의 지배권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이같이 엄혹한 시점에 섬유 산업 전반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폭넓은 연구와 대안을 제시해온 박훈 산업연구원(KIET) 연구 위원이 최근 ‘국내 화학섬유산업의 구조개편 방안’을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 화섬산업의 현황과 구조개편 방안을 上·下로 나누어 전문 게재한다. <편집자 주>

 

「국내 화학섬유산업 현황」

 

한·중·일 섬유산업구조 비교
▶한국과 일본 : 균형 있는 산업구조 구축
-한국 : 의류 중심의 산업구조
-일본 : 산업용 섬유 중심의 산업구조
▶중국 : 미들스트림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반면, 업스트림이 과잉

 

 

수입의존도와 수출률
▶내수시장 : 수요업체 수입산 사용 확대 ⇒ 수입산의 내수시장 잠식
-내수 규모(천톤) : 10년 779 → 15년 915 → 19년 918, 연평균 1.7% 증가
-증가율(%) : 국산품 -3.1, 수입품 5.4, 수입비중(%) : 12년 46.8 → 19년 68.6
*1인당 소비량(kg) : 한국 18.4, 대만 15.7, 일본 13.1, 중국 13.1, 북미 25.1, 서유럽 16.4, 동유럽 9.1
▶국내 업체 : 내수시장을 수입산에 잠식당한 채 수출을 통해 판로 개척
생산 대비 수출 비중(금액, %) : 13년 45.9 → 16년 64.1 → 18년 72.6

 

생산과 가동률
▶생산 : 내수판매 부진 속 수입 증가로 물량 감소 지속
-생산 규모 (10만톤) : 10년 1.46 → 17년 1.38 → 19년 1.17, 연평균 2.4% 감소
-금액기준(조원) : 10년 4.4 → 16년 4.1 → 18년 4.5, 연평균 0.04% 증가
-스판덱스 생산(천톤) : 10년 49 → 17년 45 → 19년 36, 연평균 3.4% 감소
▶가동률 : 생산규모 감소 > 생산능력 감소 ⇒ 지속적으로 하락
-가동률(%) : 10년 84.8 → 17년 78.6 → 19년 73.3

 

 

용도별 출하
▶용도별 출하구조 : 공급과잉현상을 보이고 있는 의류용에서 탈피, 생활용과 산업용으로 용도 다변화
-의류용 비중(%) : 10년 62.3 → 15년 56.0 → 19년 54.1(64만톤), 지속 하락 하지만 아직도 의류용이 절반 이상 차지
-생활용 비중(%) : 인테리어제품, 청소용품 중심으로 크게 상승 10년 12.5 → 19년 17.3(20만톤), 4.8%P 상승
-산업용 비중(%) : 자동차용, 토목·건축용, 환경용, 스포츠용 중심으로 상승 10년 25.2 → 19년 28.5(34만톤), 4.8%P 상승

 

 

고성능성 섬유 생산
▶고성능 섬유 기술개발과 함께 생산능력 확대
-생산능력(20년, 톤) : 탄소섬유 8,700, 아라미드섬유 13,500, PPS 섬유 4,000
-생산량(19년, 톤) : 탄소섬유 5,600, 아라미드섬유 8,800, PPS 섬유 2,700

 

업체별 화학섬유 생산 현황

 

수출입: 교역조건
▶교역조건(화섬장섬유) : 수출단가 유지 속 수입단가 하락으로 크게 개선
-교역조건 : 0.83(‘05) →1.21(‘10) → 1.57(‘19), 즉 수출단가가 수입단가보다 57% 높은 수준
-수입단가 ($/kg) :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지속 하락, 3.26(‘11) → 2.13(’19)
-수출단가($/kg) : 유가하락 불구 고부가가치화로 3.3 달러 전후 유지


▶교역조건 : 모든 품목에 걸쳐 개선
-나일론 : 아라미드사, 고강력사 중심의 수출 확대로 평균 수출단가 크게 상승
-폴리에스터 F와 스판덱스 : 수입단가가 더욱 크게 하락
-폴리에스터 SF와 아크릴 SF : 수출단가가 수입단가보다 낮아

 

 

수출입 : 수출
▶수출 : ‘10년대에 유가 하락에 따른 가격하락요인 발생, 중국과 베트남 생산능력 증가에 따른 수입대체에도 불구, 산업용 섬유 중심 소폭 증가
-대중국 수출 부진 : 중국의 생산능력(폴리에스터 5,832만톤) 확대를 통한 수입대체
-16년 이후 대베트남 수출 둔화 : 베트남에 대한 투자확대에 따른 수입대체
-의류용 섬유는 경쟁열세로 감소 반면, 아라미드사(메타+파라), 나일론강력사, 모노필라멘트사 등 고성능 산업용 섬유는 증가, 탄소섬유 수출급증

 

 

수출입 : 수입
▶수입(장섬유사) : FDY(폴리에스터장섬유완전연신사), DTY(폴리에스터장섬유 연신가공사), 폴리에스터 강력사 등을 중심으로 증가
-수입증가율(10~19, 연평균, %) : 물량 6.7, 금액 3.6, 수입단가(-3.0), 유가(- 3.6)
-대중국 증가 : 직물 등 수요업체들이 낮은 가격의 중국산 사용 확대
* 수입단가(19년, %) : 중국(1.7), 인도네시아(2.1), 베트남(2.2), 미국(6.6), 일본(6.7), 이태리(12.4)
-대베트남 급증 : 베트남으로 이전한 효성 현지 공장 생산제품의 역수입 증가

 

 

성장성과 수익성
▶성장성 : 높은 수준으로 크게 개선
-매출액증가율 : 제조업의 약 3배, ‘19년 9개 화섬 생산기업 기준 16.8%
▶수익성 : 순이익률과 현금창출능력은 18년에 일시적으로 개선되었지만, 영업이익률 지속 하락
-영업이익률(‘18년) : 3.96%로 제조업의 54% 수준, 9개 화섬기업 기준 5.2%(‘19년)
-매출액순이익률, EBITDA대매출액(‘18년, %) : 17년까지 낮은 수준, 단지 ‘18년에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

 

기술수준

▶국내 화학섬유 기술은 아직도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중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좁혀졌음.
-의류용 섬유사 : 초극세사, 고기능사 등을 중심으로 일본의 85% 수준이고 신축사, 기능성 섬유사는 중국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
-슈퍼섬유 : PPS 섬유, 아라미드섬유, 탄소섬유 등은 일본의 60%에 머물고 있고 중국보다도 낮은 것으로 조사, PBO 섬유, 폴리알릴레이트섬유, 불소섬유 등은 기술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음
-섬유강화 복합재 : 일본의 70% 수준의 매우 낮은 수준인데, 특히 프리폼 기술이 65%로 크게 낮은 반면, 프리프레그는 75%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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