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야드 방호복 원단 특수 ‘보고도 못 먹는 떡’

국산 PE 나미네이팅 원단 가격 경쟁력 없어 중국 독무대
관련 단체 구심체 맡아 원사 · 제직 · 후가공 공동 대응 시급
각개격파 아닌 공동생산 · 공동판매 개념 갖고 정면 돌파를
코로나 특수마저 포기 · 대안 포기한 무능한 섬유 단체 각성을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는 코로나 사태로 메디칼 방호복 수요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화섬 후가공 수요도 동반 폭증하고 있으나 중국산이 싹쓸이하고 한국 직물 업계는 파리 날리며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섬유의류 산업의 수요, 공급망이 무너져 대구 직물 설비가 거의 세워진 참담한 상황에서 방호복 원단 특수마저 누리지 못하고 중국 독무대 현상만 지켜보는 국내 관련 업계의 대응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의료진 관계자들의 필수 장비인 방호복 수요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면서 방호복 특수가 오더 단위당 수백만 벌, 또는 수천만 벌 단위로 거래돼 수억 야드 단위의 오더가 움직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기존 부직포 방호복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세탁이 용이한 폴리에스테르 원단 소재의 나미네이트 후가공 원단이 방호복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국내 중견 또는 대형 벤더들의 오더 수주량이 단위당 몇백만 벌에서 수천만 벌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방호복 오더가 억 단위 규모로 쇄도하고 있으나 국내에서 생산 가공된 폴리에스테르 나미네이트 원단 가격이 중국산보다 훨씬 비싼 데다 단시일 내 이를 생산해낼 수 있는 캐퍼가 없어 거의 대부분 중국이 PE 나미네이팅 오더를 싹쓸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폴리에스테르 50데니어에 밀도 290티를 기준으로 한 생지 원가가 국산은 중국산보다 비싼 35센트가 원가인데다 방수와 오염물질이 스며들지 않도록 나미네이팅 과정을 거치면 가격이 훨씬 높아지고 있어 중국산의 저가 공세를 막을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금년 초하루 수천~수만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중국 내 의료 종사자들이(의사, 간호사, 조무사 등) 하루에 1,000만 벌의 방호복 수요가 일어날 정도로 대량 수요가 진행되는 과정을 겪었으며 이에 대비해 방호복 원단을 수억 야드 규모로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구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진정되면서 이미 생산된 방호복 원단 재고가 대량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정상가보다 훨씬 저가로 판매하고 있어 국내 벤더들이 중국산 원단을 조달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산 방호복 원단도 언제까지 덤핑 가격을 고수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내 직물 업체들이 폭증하는 방호복 원단을 수주 공급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는 현상을 시급히 탈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거의 세워져 있는 대구경북 제직 설비와 염색가공 공장과 함께 국내 화섬 업체까지 중합을 끄며 가동을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관련 업계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규모 경쟁을 통한 원가 절감 방안을 획기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대안이 시급한 것이다.

방호복 오더는 수량이 천문학적인 데다 딜리버리가 급해 개별 업체들이 벤더들과 상담하면 도저히 답이 나올 수 없지만 방호복 완제품 오더를 수주한 의류 벤더와 직물, 원사, 나미네이트 필름 업계가 구심체를 만들어 대형 물량의 공동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시급히 모색하면 길이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섬유산업연합회나 대구 섬산련, 대경직물조합 중 어느 한 곳이 구심체가 돼 방호복 수주 업체와 제직·화섬메이커 염색·나미네이트 필름 업체를 한데 모아 대규모 후가공 원단을 같은 스펙으로 대량 생산하는 공동 생산, 공동 판매하는 컨소시엄 체계를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개별 기업이 소량 생산할 때의 원가와 수백만 야드 규모의 원단을 주야로 생산했을 때의 원가는 천양지차 장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안만 성사되면 가동이 급한 국내 각 스트림이 협력해 중국산과 충분히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이 천문학적인 특수 시장을 눈앞에 뻔히 바라보면서 속수무책으로 체념하거나 무관심한 업체나 단체가 전향적인 자세를 갖고 방법을 찾아내겠다는 각오와 의지가 보이지 않아 초토화된 산지의 지리멸렬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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