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11’ 동의해주면 정상 결제하겠다 · 믿었던 약속 공수표
한국 벤더 기존 채권 이어 거래 지속 돈 받기 위해 동의 낭패

14사 기존 채권 900억 물리고 ‘챕터11’ 기간에 수천만 불 또 물려
새 주인된 부동산 기업 컨소시엄 “채무 책임 못 진다” 오리발 황당

피해 업체 한국채권자협회 결성, 장도원·장진숙 부부 추적 총력
‘챕터11’ 기간 물품 공급 대금은 미국 법에도 정상 결제 명시

한국 의류 벤더들은 해외 소싱 공장에서 피땀 흘려 만든 의류를 ‘포에버21’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상거래 채권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것도 ‘챕터11’ 개시 이전의 무담보 상거래 채권을 900억 원이나 물린 데 이어 ‘챕터11’ 기간에 또다시 거액을 물려 두 번 죽은 고통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기존 채권은 물론 지속 거래를 약속하며 ‘챕터11’ 기간에는 미 연방 법원의 결정에 따라 현금 결제가 가능하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계속 의류를 공급했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실제 총 900억 원에 달하는 물품(의류) 대금을 받지 못한 국내 14개 의류 벤더는 장씨 부부가 ‘챕터11’을 통해 기업을 희생 시켜 벤더들에게 진 채무를 갚겠다”며 만약 이에 불응할 경우 “채무 변제를 보장할 수 없다”는 강요된 요구에 지난 9월 채권 회수를 위해 이를 동의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월 초 ‘포에버21’에 가장 많은 매장을 임대해 임대료 미수가 많은 미국의 부동산 관리 업체 사이먼프로퍼티 그룹 컨소시엄이 8,1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챕터11’의 ‘포에버21’ 새 주인은 사이먼프로퍼티 블루필드 2개 부동산 기업이 각 37.5% 지분과 브랜드사업 전문회사 ABG 그룹(25%) 등 3개 회사 컨소시엄에 지분이 넘어가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챕터11’ 개시 이전은 물론 진행 중에도 정상적으로 의류를 공급해 온 국내 의류 벤더들은 물품 대금 지급을 새 주인 측에 요구하고 있으나 인수자 측이 “우리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어 채권 회수 전망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포에버21’ 오너이던 장도원·장진숙씨 부부가 채권자를 감언이설로 속이고 ‘챕터11’에 동의서를 받았고 의류를 정상 공급하는 기업에 한해 “기존 채권은 물론 ‘챕터11’ 기간 공급분에 대해 정상 지급한다”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사실상 잠적 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이 장 회장 부부에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뒤통수를 맞은 국내 피해 벤더들은 이미 ‘한국채권자협회’를 결정하고 회장에 피해 규모가 1차 150억 원에 달해 가장 규모가 큰 ㈜결승 계열 KMF 인터내셔날 대표가 회장을 맡아 공동으로 채권 회수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 한국 채권자 협회 측은 무엇보다 모든 상거래 채권 상환 책임은 “장도원·장진숙 부부가 경영해 온 ‘포에버21’에 있으며 그 중심에 장씨 부부가 있다”고 보고 미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함은 물론 장씨의 숨겨진 재산을 추적해 환수하는 방법을 강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부부는 ‘챕터11’ 진행 중에 매장 임대가 가장 많은 부동산 기업에 넘어갔지만 장씨 부부가 보유하고 있는 숨겨진 재산이 수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끝까지 추적해 찾아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81년 한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이주한 뒤 84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전신인 옷가게 ‘패션21’로 시작한 ‘포에버21’은 패스트 패션 대명사로 우뚝 서며 세계 57개국 800개 매장에서 연간 매출 44억 달러(2015년)에 달할 정도로 승승장구하며 재벌을 축성했다.

‘포에버21’이 승승장구하던 2011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장씨 부부를 미국 400대 부호 리스트에 올렸으며 2015년 기준 이들 부부의 자산 합계가 59억 달러(7조 원)에 달한다”고 2015년 포브스 표지 모델로 선정까지 했다.

그러나 저가 패스트 패션의 오프라인 영업이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공룡에게 시장을 뺏기면서 2018년에는 7,400만 달러(872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물품 대금을 장기 외상 거래하며 남은 돈으로 장사한 격인 장도원·장진숙 부부는 재미 교포의 아메리칸 드림 신화에서 추악한 악덕 기업인의 불명예를 안고 설립 36년 만에 퇴장했으나 그의 사기 행각으로 수많은 거래 기업들이 가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포에버21’이 지난 9월 미 연방 파산 법원에 ‘챕터11’을 신청할 당시 ‘포에버21’의 부채 규모는 총 100억 달러(12조 원) 규모에 달한 것으로 미 언론에 보도된 바 있어 장씨 부부의 모래성에 속아 수많은 거래 기업들이 골병을 앓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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