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친환경 섬유 염색 분야 취약
섬유염색봉제 클러스터 조성 서둘러야

국내 섬유산업의 중심지로 인정받았던 대구 산지가 뿌리 채 흔들리며 하루 빨리 세계적인 트렌드인‘리사이클 섬유’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취약한 염색 분야를 개선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126개 염색 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대구염색산업단지의 입주 업체들의 어려움이 점차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80년 조성된 대구염색공단은 노후화에 따른 배기 가스 악취로 인해 공단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지난 8월 대기 오염물질 배출 특별점검으로 일부 업체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는 업체들이 수익이 악화되며 환경 시설 개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구시는 지난해 시작된 재생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며 환경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이렇게 대구염색공단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은 실질적인 오더가 줄어든 것은 물론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관리비와 인건비가 늘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필요한 인력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섬유산업 비중은 2000년 41%를 차지하던 것이 2011년 23.4%, 2014년 21%로 줄어 들었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2017년 기준 대구경북 지역의 섬유산업 비중은 업체 수와 종업원 수에서 21%, 출하액에서 19%, 수출에서 21.5%를 차지했다고 밝혔으나, 지난해에는 이 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수출은 물론 내수 오더가 줄고 있는 데 동대문 시장 상권이 위축되면서 이들과 거래하던 제편직업체가 어려워 지고 덩달아 염색업체들도 오더가 줄어들게 됐다. 특히 내수 기반의 염색 업체들이 극도로 어려워졌다. 이는 섬유업체 전반의 가동률 하락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965년에 조성된 성서산업단지는 가동률이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떨어졌다. 섬유 업종의 경우 지난 2분기 59.49%에 이어 3분기에는 57.43%로 60%를 밑돌고 있다. 모두가 섬유업종은 아니지만 성서산업단지에서 지난 1년 간 80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이는 염색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국내 의류벤더들의 해외 소싱 확대와 제편직 업체들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활동 중인 제편직 업계를 중심으로 염색 업종이 섬유산업의 근간이므로 이를 적극 지원하고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선 대구시의 재생사업을 계기로 섬유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시급하게 새로운 환경의 섬유염색봉제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염색산업을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에 초점을 맞추고 차별화 염색에 나서며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을 포함한 날염 기술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적인 트렌드에 부응해 리사이클 섬유 염색날염을 전문으로 나선 한 대구 업체의 경우 지금도 오더가 충분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탈리아나 일본뿐만 아니라 대만 기업들의 경우 편직기 250대를 완전 자동화하는 등 스마트 팩토리를 전개하고, 리사이클 섬유의 방대한 시장을 겨냥해 베트남에 대규모 리사이클 공정을 완공하는 등 가치 사슬을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며 일자리 창출의 공신인 국내 섬유산업을 정부나 지자체, 업계가 이를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사가공, 제편직, 염가공, 봉제 업체들이 분산 배치되어서는 시너지 효과를 얻기 어렵고, 국내 의류벤더ㆍ패션기업들과의 R&D 콜라보를 이루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정부, 단체, 업계가 힘을 모아 상시 운영되는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차세대 섬유 CEO들과 함께 차별화 친환경 섬유 생산 중장기 계획을 세우며 이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첨단 마케팅 센터와 선진화된 섬유염색봉제 클러스터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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