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직물 · 침장조합 국산 공급 MOU '백지화'

대구시 주선 양 단체 협약 달랑 1년 만에 중단
작년 국산 원단 500만 야드 공급 · 다시 중국산 회귀
“국산 원단 비싸다”, “가격 너무 싸 채산 안 맞고 경제 나쁘다” 결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산 무차별 덤핑투매로 오더가 고갈돼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대구 직물 업계에 설상가상 지역 침장 업체에 공동 판매하던 침장 원단 공급마저 끊기면서 가동률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거의 전량 중국산 원단에 의존하던 대구 침장 업계가 직물과 침장 관련 단체의 국산 원단 공급 MOU가 가동된 지 겨우 1년 만에 백지화되면서 또다시 침장 원단의 중국산 의존률이 급격히 높아져 지역 제직 업체들의 일감 고갈이 극에 달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몇 년 전 대구 서문시장 대형 화제로 침장관이 전소된 것을 계기로 2017년 8월 대구시 당국이 직물 생산자 단체인 대구경북직물조합과 대구경북침장조합간에 국산원단 사용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2018년 한 해 동안 대구 직물 업계에서 제직한 침장용 화섬원단 500만 야드를 공급했다.

이 영향으로 대구 직물업체들이 채산 여부를 떠나 가동률에 큰 도움을 받았으며 국산 원단 더 쓰기 운동에도 크게 기여했었다.

그러나 직물조합과 침장조합간의 MOU로 지역 직물 업계와 침장 업계간에 이루어진 국산 원단 공급 시행이 불과 1년 만에 중단된 채 올해는 침장용 원단 공급이 끊겨 제직물량 확보에 소량이나마 도움을 줬던 협력체제가 끝나고 말았다.

이유는 직물 업계 입장에서 침장원단 공급 가격이 너무 낮아 채산이 안 맞는 데다 그나마 결제 조건이 외상으로 몇 개월짜리 어음 결제가 다반사이어서 이런 형태로는 공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침장 업계는 대승적 차원에서 국산 원단을 사용하지만 가격이 중국산보다 현저하게 비싸 침장업자들의 불만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이 업계의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자 MOU를 체결했던 직물조합과 침장조합이 올해는 이를 연장하지 않고 중단키로 합의했으며 내년에 다시 재논의키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 단체의 MOU를 근거로 지난해 소요량의 상당 부분을 국산으로 대체했던 침장용 원단을 다시 중국산으로 대거 전환되고 있어 국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걸었던 침장 원단의 국산 사용이 1년 만에 백지화되고 말았다.

따라서 가뜩이나 글로벌경기위축과 내수 경기 침체에 중국산 생지 대량 반입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직물 업계의 가동률이 성수기 진입 과정인데도 50% 남짓에 불과해 더욱 큰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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