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방글라데시 투자계획 발표
섬유기술디자인 대학교ㆍ기술학교ㆍ초중고교 설립
치타공 섬유패션 특화도시 조성 등 청사진 선보여

방글라데시를 공식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4일 수도인 다카의 영원무역 공장을 방문해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과 함께 공장을 둘러 본 가운데, 이날 성 회장은 다양한 방글라데시 투자계획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성 회장은 14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있는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와 한국 기업인 간 오찬회’에서 “방글라데시에 섬유기술디자인 대학교를 설립하겠다. 또 우리 교민들을 위해 방글라데시 한국수출공업단지(KEPZ) 지역에 세계적인 기술학교도 짓겠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현지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는 영원무역의 주요 해외 생산기지이다. 방글라데시 KEPZ에서 보유한 공장 수는 22개, 고용한 인력은 2만 명에 달한다. 영원무역은 앞으로 1~2년 안에 공장 15개를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이에 더해 교육 시설을 설립해 현지화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법적 분쟁이 해결 과제로 거론됐다. 영원무역은 항구도시인 치타공에 KEPZ를 조성했으나 방글라데시는 10년이 넘게 이전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결국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총리의 이번 방글라데시 순방을 계기로 영원무역과 방글라데시 간 법적 분쟁이 해결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총리는 이날 다카 소재 영원무역 공장에서 세이푸자만 쵸두리 방글라데시 국토부 장관을 만나 원만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서 이 총리는 셰이크 하시나 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영원무역의 애로사항 해소를 적극 요청했다.

이에 성 회장은 이날 다카에서 가진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주력 생산국인 방글라데시의 항구도시 치타공에 섬유패션 특화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성 회장은 “방글라데시에서 생산하고 싶어 하는 브랜드들이 많다. 중국에서 주문하던 고객들이 방글라데시로 주문을 옮기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방글라데시에서의 사업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특히 치타공 한국수출가공공단(KEPZ)에 생산 설비를 늘릴 공간이 많다. 방글라데시에서의 영원무역의 전체 고용 인력은 6만4000명이며 이 중 치타공이 5만명 이상이다. 앞으로 치타공에서의 직접 고용 인원을 10만명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치타공에 섬유 패션 분야에 특화된 도시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치타공에 초중고 사립학교도 만들고 싶다. 자녀 교육 문제가 해결되면 더 우수한 직원들을 채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원무역은 1974년 설립된 아웃도어의류ㆍ신발ㆍ장비 전문 생산 업체다. 전세계 40여 개 주요 고객사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제품을 생산 공급 중이다. 특히 영원무역은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국내 판권을 가진 업체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1100여 개 생산라인과 8만명이 넘는 인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는 전체 생산능력의 약 70% 비중을 차지한다. 영원무역이 방글라데시에 1980년 처음 진출해 현재는 수도 다카와 항구도시 치타공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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