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패션마케팅 한 수 배우자 (4) - 만들기 전 먼저 묻는다

누적매출 330만족을 달성한 슈펜의 '슈탠다드 스니커즈'

기업이 고객에게 먼저 답을 듣는 시대가 왔다.

1인 기업, 1인 마켓, 1인 미디어 등 점점 세분화된 마켓의 세포화와 더불어 관찰 예능의 대세로 소비자의 감정을 헤아리는 세심하고 배려깊은 감정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따라 기업이 소비자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즉 제품에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것은 선택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기존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하기 앞서 소비자 테스트를 했던 과거와는 다르다.
브랜드 네이밍부터 디자인, 퀄리티, 가격까지 모든 프로세스에 소비자가 개입하는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어떤 제품을 만들어 어디서 어떻게 얼마에 팔것인지..까지 상품 출고의 모든 과정을 사용자 입장에서 전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모범답안을 보여주고 있는 이랜드의 스파오로엠은 업계의 롤모델이다. 제품 런칭에 앞서 타깃 고객을 깊게 선정한후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에 집중해 왔던 이 회사는 단순 제품 홍보 차원이 아닌 상품 디자인을 고객이 직접 결정하게하고 콜라보레이션 기획 단계부터 참여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 고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컨텐츠를 적극 도입했다. 그렇게 출시한 제품은 입소문을 통해 마케팅 효과도 거뒀다.

첫 출시후 4만 5천장 팔린 ‘짱구파자마’에 이어 해리포터와 세일러문 크리스탈 등 해당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출시 2시간만에 모두 완판되는 스테디 샐러가 됐다.

배우 김혜자를 매개체로 만든 ‘혜자템’과 신용 카드사와 노라조 콜라보레이션 등 독특한 전방위 콜라보레이션 역시 소비자가 원해서 만들었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랜드리테일 슈즈 SPA 슈펜(SHOOPEN) 역시 기본 스니커즈에 5800여명의 고객 의견을 반영해 새롭게  ‘슈탠다드 스니커즈(SHOOTANDARD SNEAKERS)’를 출시했고 누적 판매 330만족을 달성하기도 했다.

슈즈의 새로운 기준을 제안한다는 모토로 품질과 컬러등 차별화된 제품을 알리기 위한 대국민 행사로 연세대학교와 서울 강남대로에서 총 3000족의 슈탠다드 스니커즈를 증정하는 대규모 체험 이벤트도 펼쳤다.

현장에서 슈펜 슈탠다드 스니커즈의 뛰어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통과하면 해당 상품의 교환권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 행사는 8월까지 릴레이로 진행중인데 7월 19일 현재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슈탠다드 스니커즈는 소비자들이 가장 원했던 편안해진 착용감과 내구성을 강화했는데, 폭신한 15mm 버진 폼 쿠션, 청바지에 사용되는 질긴 12온스 캔버스 소재,인체공학적 패턴 및 기존 복숭아뼈와 발뒤꿈치 부분 불편함을 해결해 처음 신는 날부터 편하게 신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변신의 포인트였다.

또한 화이트 스니커즈의 오염을 걱정하는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해 발수가공 소재와 코팅된 아웃솔 소재를 사용해 오염이 묻어도 물티슈로만 닦아내면 간편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등 제품 전체를 소비자 의견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펜 관계자는 “새로 출시한 슈탠다드 스니커즈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결과물인 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고 대국민 체험행사를 통해 많은 이들이 슈펜에서 제안하는 신발의 새로운 기준을 체험하도록 기획했다”고 전했다.

 

코오롱FnC의 신규브랜드 아타이브 앱크 이미지컷

코오롱FnC 사내직원 의견통한 ‘프로젝트’ 통한 신규브랜드 런칭

고객 의견을 상품에 반영했다면 기업이 사내 직원들의 의견을 통해 신규브랜드를 런칭하는 곳도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프로젝트’를 통해 신규 브랜드를 런칭한다.

코오롱은 급속도로 변하는 패션 마켓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빠른 브랜드 안착과 이익창출을 위한 프로젝트 그룹을 새롭게 운영중이다.

프로젝트 그룹팀은 사내의 작은 아이디어를 브랜드 비즈니스로 구체화시키고, 이후 가능성을 판가름하여 신규 브랜드로 런칭 및 안착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이후에는 신규 브랜드 인큐베이팅은 물론, 외부 브랜드 사업 검토까지 다양한 형태를 아우를 예정이다. 즉, 기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수 합병을 통해 패션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면, 올 하반기부터 성공 가능성 있는 작은 아이디어로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브랜드를 선보임으로써 또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는 코오롱FnC에 새로운 조직문화를 제안하는 한편, 프로젝트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등 강력한 성과도 제공한다.

지난 4월 인플루언서와 함께 만든 ‘기글’‘DoNotDisturb’ 브랜드 런칭에 이어 슈콤마보니의 직원들이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한 ‘아카이브 앱크’ 브랜드 런칭을 앞두고 있다.

아카이브 앱크는 비즈니스 우먼을 타겟으로 소프트 램레더(양가죽)을 사용하는 아이템을 제안한다. 심플, 베이직, 에센셜을 키워드로 플랫 슈즈와 플링백이 주요 아이템.

지난 7월 1일부로 아카이브 앱크 프로젝트 그룹 팀 조직이 운영중이며 내달 말 가을겨울 시즌을 목표로 공식적인 브랜드 런칭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안목으로 비즈니스를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며, 유연한 사고와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문화를 통해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을 키우는 것이 프로젝트 그룹의 목표”라고 전했다.

코오롱FnC는 이를 통해 강력한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보유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이랜드와 코오롱 등 패션 대기업들은 물론 전 산업에 걸쳐 소비자의 마음을 먼저 읽고 그들에게 감동을 주는 전방위 고객 접점 마케팅이 21세기 비즈니스의 필수과제가 됐다.

조정희 기자.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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