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5주년에 부처>

-本紙 창간 25돌, 열독률 낙공불락 1위
-글로벌 정보 寶庫 · 섬유 패션 나침판
           <보고>
-‘자라’ · ‘유니클로’ · ‘스타일난다’ 교훈
-섬유패션 아니면 불가능 사양론 어불성설
-불황 본거지 대구 산지 풀가동의 역설
-패배주의 이제 그만 투자해야 산다
-섬유 패션의 노벨상 삼우당 수상자에 존경과 축하
-최정상 섬유 패션지 만든 모든 독자께 성원과 채찍을

 

섬유패션산업의 진정한 동반자이자 길잡이인 국제섬유신문이 6월 2일로 창간 25주년을 맞았다. 4 반세기 짧지 않은 기간에 업계의 진정한 등대 역을 자임하며 전문지의 지평을 연 국제섬유신문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정상의 섬유패션 전문지로 우뚝 섰다. 분초를 다투는 변곡점의 꼭대기에서 다양한 글로벌 정보의 보고(寶庫)인 국제섬유신문은 유사 동종 매체와 비교할 수 없는 열독률 1위의 화려한 금자탑을 쌓았다. 국제섬유신문의 오늘의 있기까지 성원해주신 식견 높은 애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때마침 2일이 주말이어서 5일로 순연된 창간 25주년 기념식과 함께 거행될 ‘제25회 삼우당 대한민국 섬유·패션 大賞’시상식을 맞아 다시 한번 문득 떠오른 것은 한국 제1의 공신 충선공 문익점(文益漸) 선생의 숭고한 발자취다. 과거 없는 현재 없고 현재 없는 미래 없듯이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변해도 헐벗은 백성에게 옷을 입힌 진정한 애국자의 행적은 자손만대에 귀감이 되고 교훈이 될 수밖에 없다.
고려 말 거유(巨儒)로 성리학(性理學)의 거장이며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목화씨를 원(元)나라에서 가져와 재배나 이용에 헌신하여 헐벗은 민족에게 옷을 입힌 위대한 은인이다. 1360년 고려 공민왕 9년에 정몽주 선생과 함께 과거에 급제해 관계에 진출한 후 중서문하성 좌정언(左正言 · 정6품)과 대중대부(大中大夫 · 정3품)으로 승진한 그는 70세를 일기로 타계하기까지 평생 나라와 임금과 백성을 걱정하는 3가지 근심 속에 호를 삼우당(三憂堂)으로 정했다
삼우당 선생은 1364년 고려 공민왕 13년 사신으로 갔다 돌아오는 길에 목화씨를 가져와 고향인 경상남도 진양 강성현에 가서 10개의 목화씨를 본인이 5개, 장인 정천익이 5개를 파종했으나 이 중 겨우 한그루가 싹을 틔웠다. 이 한그루를 간난신고 고심참담한 노력으로 파종을 확대해 조선  시대 들어 전국 산하를 목화밭으로 뒤덮게 한 것이다.
조선 시대의 농업이자 산업인 목화는 이 땅에 의류산업혁명을 가져왔고 실제 명주나 삼베에 의존한 채 헐벗은 백성에게 옷을 입힌 민족 최고의 은인이다. 양반과 천민을 가리지 않고 모든 백성이 목화를 원료로 옷을 입은 평등산업이기도 했다.
조선왕조는 삼우당 선생이 1400년(定宗 2년) 2월 8일 70세를 일기로 타계하자 국왕의 명의로 강성군(江城君)으로 봉하고 호를 내리고 사당을 세우고 자손들에게 노비와 전답을 내리는 은전을 베풀었다. 태종이 전교를 내려 삼우당 선생의 충효 정신을 이어받게 하고 자손들을 관직에 우선 공채하면서 살인이 아닌 죄를 묻지 말도록 하면서 이 법을 후일 억만세가 되도록 고치지 말도록 했다.
한반도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는 급박하고 엄중한 이 시점에 그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고리타분한 역사를 중언부언하는 데는 우리 섬유산업이 서 있는 현주소가 너무 엄중하기 때문이다. 나무도 뿌리가 다치면 가장 아프듯이 삼우당 선생이 뿌리를 제공한 섬유산업이 백척간두 벼랑길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국내 섬유산업 현장은 지금 돈보다 더 귀한 것이 사람이다. 그 와중에 아리송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서 비롯된 최저임금인상에 근로시간 단축이란 햄머가 내려치고 있다. 사방에 인화 물질과 해저드가 널려있어 가뜩이나 ‘훅’ 불면 날아갈 위기에서 엎친 데 덮친 충격이 이어진 것이다.
따지고 보면 단순 기본급 기준 올해 16.4% 올라 시간당 7530원이 됐지만 산업현장은 사실상 이미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았다. 연장 근무 50% 할증에 야간근무 100% 할증을 포함하면 3교대 평균 실질 최저임금은 1만 1000원을 넘었다.
이같은 상황인데도 산업현장은 사람이 없어 피 말리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결국 외국인 근로자 좋은 일하고 있을 뿐이다. 외국인 근로자라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이마저 녹록지 않다. 공장을 세울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불법 체류자를 채용하면서 대다수 기업주가 전과범이란 불명예 별을 달고 있다.
국가 간 울타리가 사라진 글로벌 시대에 비슷한 품질에 비싼 돈을 지불할 얼간이 바이어는 없다. 가성비가 떨어진 국내 섬유산업이 이대로 가면 시난고난을 거쳐 4~5년 내 공멸 위기를 맞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기업주는 물론 저잣거리 마실 나온 사람마다 “못 하겠다”고 아우성이다. 가기 싫어도 갈 수밖에 없는 해외 탈출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국내 섬유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고래 심줄보다 강하다”는 우리 섬유산업을 이대로 포기해서도 할 수도 없다. 남은 기업은 살릴 수 있는 사즉생(死卽生) 전략을 강구해야한다. 어려울수록 정도를 가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최신설비 투자하고 기술개발에 올인 하는 기업은 우등생 경영으로 엔조이하고 있다.
지난번에도 잠시 소개한 바 있지만 부산 소재 신발용 원단을 전문 생산하는 동진섬유는 연간 매출 2000억원에 영업이익 500억을 기록하는 초우량 기업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에 신발용 원단을 공급하는 이 회사는 모기업뿐 아니라 계열사를 포함하면 연간 영업이익이 8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결은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최신설비 투자에 최우선 역점을 두고 경쟁 회사보다 한발 앞선 차별화 전략에 올인한 결과다. 2000억 매출에 500억원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은 섬유뿐 아니라 다른 어떤 업종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잘 나가는 웬만한 반도체 부품 회사가 뺨 맞고 갈 쾌거다.
죽네 죽네 하지만 대구 직물업계도 실속 여하를 떠나 지금 직기가 풀가동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광폭 직기를 하청임직하기 위해서는 줄잡아 1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전언이다. 제직현장은 바로 가동률이 원가다. 마진폭이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직기가 풀가동하고 있다는 것은 내용이 괜찮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 화섬 메이커로 화섬 직물을 겸영하는 효성은 최근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해 미국에서 고가 니트 원단 300만 미터를 수주했다. 바이어가 요구한 고난도 품질을 맞추기 위해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며 이뤄낸 쾌거다.
섬유패션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성급한 예단은 금물이다. 전 세계 부호 중 개인 재산 5위인 자라의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은 봉제공장 시작 30년 만에 연간 매출 20조를 기록해 세계 최상위 부호로 등극했다. 1987년 아버지로부터 양복점을 물려받은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역시 30년 만에 연간 매출 15조원을 돌파해 일본 재산가 1위에 올랐다. 2004년 동대문에서 시작해 패션 온라인으로 시작한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씨는 창업 14년 만에 6000억원을 받고 로레알에 팔았다.
섬유패션 산업이 아니고는 무슨 축지법을 써서 30년 만에 20조원에 매출을 올려 세계 최고 부호 반열에 오를 수 있겠는가. 그만큼 섬유패션사업은 하기에 따라 기회이고 노다지일 수 있다. 이를 두고 한준석 지오다노 대표(한국패션협회장)는 “섬유산업을 사양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물정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삽질하지 않고 물이 고이기를 바랄 수 없다. 대패질하지 않고 매끈한 나무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쉽지는 않지만 어려울수록 신념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지금은 섬유패션 각 스트림이 ‘주식회사 한국섬유패션산업’의 동질감을 갖고 철저하게 협업해야 한다. 정부도 토사곽란에 머큐룸 바르는 식이 아닌 손에 잡히는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그 많은 섬유 단체와 연구소가 제구실을 해야 한다.
섬유산업구조는 과거의 중후장대에서 경박단소로 가고 있다. 순발력과 노후하우에 앞선 우리 섬유업계가 중국보다 유리한 요소가 아직 많다. 좌절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 대한 패배주의는 실수이지만 미래에 대한 포기는 범죄라고 했다. ‘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이 성공을 부른다.
끝으로 창간 25주년을 맞은 국제섬유신문은 자만하지 않고 더욱 정진해 섬유패션업계의 진정한 동반자이자 길잡이가 될 것을 다시 한번 엄숙히 다짐한다. 흔들리는 섬유산업호를 안정시킬 수 있는 평형수(平衡水) 역할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약속드린다. 애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성원과 채찍을 거듭 부탁드린다. 아울러 올해도 섬유패션 노벨상인 ‘ 2018 삼우당(三憂堂) 대한민국 섬유· 패션 大賞’ 수상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축하 인사를 드린다. <本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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