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수입사 봇물 차별화 소재로 극복

직물업계 야간· 휴일 가동 포기 원사 수요 10% 감소 예상

국내 화섬업계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현상이 아니지만 2017년 경기 또한 더욱 어려운 한 해였다. 적어도 폴리에스테르 필라멘트 부문에서 어느 한 메이커도 흑자를 낼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국내 니트 직물업계와 화섬 직물업체들이 최근 수년 만에 가장 어려운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원자재 공급업체들은 연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니트· 화섬직물 경기 침체는 원사 수요 감축으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PTA와 MEG 등 원료값은 강세를 보여 원가부담을 가증시켰다. 그럼에도 원사가격 반영을 못한 것은 직물업계의 경기가 엄동설한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국내 직물업계의 경기 침체로 인한 원사 수요 감소와는 달리 수입사는 갈수록 봇물을 이루어 국내 관련 산업A을 초토화 시켰다. 중국산의 대량 반입은 계속되고 있고 여기에 베트남산이 수량은 중국산보다 작아도 수입 증가율은 폭증 현상을 보였다.
베트남산 DTY는 저렴한 임금과 한· 베트남 FTA를 무기로 국내 시장을 안방처럼 치고 들어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나마 2017년 8월에 터키가 동남아에서 들어가고 있는 POY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려 국산 POY의 터키 수출 길이 열린 점은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터키의 반덤핑 예비 판정으로 중국산은 톤당 120달러의 반덤핑관세가 부과된 것을 비롯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산 POY가 톤당 또는 CIF 기준 14~36%의 고율 관세를 부과 받고 있는 것이다.
어려웠던 2017년을 뒤로한 2018년 화섬경기전망 역시 어둡기는 매한가지다. 봇물을 이루는 수입사는 올해도 국내 메이커 시장 잠식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내 메이커들이 중국산과 가격 격차를 없애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면서 갭이 줄었거나 오히려 중국산 화섬사가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국내 화섬 메이커들이 수입사와 경쟁하기 위해 새해에도 더욱 각고의 노력을 경주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화섬메이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악재가 걱정이다. 새해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직물· 염색업계의 조업단축이 현실로 다가왔다.
대구 산지나 경기 북부 모두 새해부터는 야간 조업과 주말 휴일 조업을 포기할 움직임이다. 조업시간 단축은 필연적으로 원사소요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소한 지난해보다 10% 이상 원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진다. 악재가 겹겹이 쌓이고 있다. 화섬 메이커마다 이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자구노력을 강화함은 물론 차별화·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로 승부를 걸어야만 한다. 사즉생(死卽生) 각오로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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