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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힘들다” …그만 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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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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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패가 있지만 최고 권부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한마디는 그 자체로 법이다.” 무소불위 권력자에서 피의자로 날개 없이 추락한 우병우 전 수석의 독백이다. 대통령은 5100만명 식솔을 거느리고 408조원의 나라 곳간을 챙긴다. 장· 차관 130여 명과 3000여명의 공복을 골라 임명하는 제왕적 자리다. 대통령의 말은 바로 어명(御命)이다. 어명을 어긴다는 것은 죽거나 파멸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 돌아가는 통박을 보면 세상이 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밀어붙이려던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 중단이 정권 초기에 불발됐다. 반대자들에게 치도곤을 치고 싶겠지만 ‘숙의민주주의란’ 유체이탈로 달랬다. 마음 한구석은 소태 씹는 심정일 것이다.
또 당최 알 수 없는 것은 대통령을 정면에서 망신을 주고도 끄떡없는 권부가 있다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이 국빈예우를 하며 지난 24일 청와대로 초청했던 노사정위원회 간담회에 민주노총이 갑자기 불참했다. 회의 시간 불과 7시간을 앞두고 재를 뿌린 것이다. 북한 핵 위협에 국민의 마음은 화석으로 변했는데 아직도 사드 설치를 반대하고 국빈 방문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마저 극렬 반대할 정도다. 촛불 정권에서 더욱 정치적 위상이 높아진 민노총이지만 그들의 기세등등에 국민은 혀를 찼다. 문 대통령의 인내심이 무던한 것인지 민주주의가 성숙한 것인지 헷갈린다.

섬유 고임금 원가 경쟁 시대 지났다.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때로는 지지세력까지 과감히 버리는 용단이 필요하다. 강성노조 등살에 나라가 거덜 난 위기의 영국병을 치유한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수상뿐 아니다. 독일 슈레더 전 총리는 이른바 하르츠 개혁으로 정권을 잃었으나 독일을 구했다. 고도성장에 힘입은 메르켈 총리의 장기집권 일등공신은 슈레더 전 총리이다. 핵을 앞세운 북한의 도발과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일념으로 우리 대통령도 필요하면 지지세력과 과감히 결별할수 있어야 한다.
말을 바꾸어 “불황에 장사 없다”고 최근 들어 섬유패션업계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 위축으로 위기감이 더욱 감돌고 있다. 때마침 대구의 중견 화섬직물업체 대남이 부도를 냈다. 잘 나가던 중견 내수패션업체인 더휴컴퍼니도 최근 경영난을 못 이겨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들뿐 아니라 과거와 달리 기업들이 당좌 수표나 어음을 발행하지 않아 부도는 내지 않지만 소리 소문 없이 문 닫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처럼 부도내고 야반도주한 것이 아니라 “벌어서 갚겠다”며 버젓이 활보하는 기업인이 많다고 한다.
기업을 하다 보면 손도 베고 접시도 깰 수 있다. 사형선고를 각오하고 기업을 접는 사람의 피 말리는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양심적인 기업인이라도 떡쌀 담그는 그 순간부터 채권자뿐 아니라 주변에서 싸늘하게 추달하는 것이 세태다. 요즘 대구 경북 섬유산지 분위기도 연말 대란성이 나돌면서 더욱 뒤숭숭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듯이 사즉생 각오로 대응하면 길이 있기 마련이다. ‘죽네 죽네’하면 진짜 죽는 줄 알고 거래선도 은행도 외면하기 마련이다. “안된다”“어렵다”는 말은 비겁한 자의 변명이다. 언제라고 어렵지 않을 때가 있었는가. 강한 신념과 의욕으로 매진하면 열리게 돼 있다.
물론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미 목에 찬 경쟁력으로 헉헉거리는 판에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같은 타율적인 악재까지 겹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대구 산지를 비롯한 경기 수도권 섬유 기업들 모두 원가경쟁을 따지기에는 너무 늦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비해 5~10배나 비싼 임금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이미 ‘받아놓은 밥상’이 돼버린 최저임금 타령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다. 쉽지는 않지만 원가 경쟁을 뛰어넘는 특단의 혁명기법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우선 투자해야 한다. 구닥다리 설비로 구태의연한 제품을 만들어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다. 처방은 설비투자에 의한 독특한 차별화 전략이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못 만든 제품이 해답이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몸체가 비만하면 순발력이 떨어진다. 몸체 큰 중국 섬유업계는 규모 경쟁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했지만 이제는 고도성장에 한계가 있다. 1913년 포드자동차가 도입한 이른바 컨베이어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섬유산업의 대량생산, 원가절감 전략이 적중했으나 이젠 남이 못한 차별화가 살길이다. 중국의 규모 경쟁에 짓눌려 지난 20여 년간 엄혹한 세월을 보낸 우리 섬유업계에 돌파구가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부위침(磨斧爲針) 정신으로 틈새시장을 겨냥하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다.
사실상 우리 섬유산업과 연동되고 있는 중국 섬유산업은 득달같이 영향을 주고 있다. 돌아가는 추세로 보아 우리 섬유산업에 호재가 될 요인도 다가오고 있다. 세계 섬유산업의 침체는 근본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중국이 있다. 중국의 섬유 생산량은 전 세계 수요량을 넘치고 있다. 공급과잉이 몰고 온 시장 질서 문란은 가격파괴로 이어졌고 가장 큰 유탄을 우리 업계가 맞은 것이다.
그 첫 번째 단초가 공급과잉으로 세계 화섬직물 시장 질서를 초토화시킨 중국 화섬 직물업계의 대폭적인 설비감축 움직임이다. 본지를 통해 공개  된대로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워터젯트직기를 대폭 축소한다는 소식이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워터젯트룸 13만 8000대 중 2019년까지 4만 1300대 규모를 감축한다는 것이다. 전체 워터젯트 보유직기 보유 대수의 30% 이상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성택 지역에만 국한될 뿐 정통한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오강구 8개 지역에서 총 34만대의 워터젯트직기 보유량 중 2019까지 10만여 대를 감축한다고 밝히고 있다. 34만대이건 13만 8000대 이건 전체의 3분의 1을 감축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워터젯트 보유량이 2만 200대에 불과 한 것과 비교하면 상상을 초월한 규모다. 그만큼 공급과잉이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中 대규모 설비감축 반사이익 호기

한마디로 중국의 대규모 워터젯트직기 감축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대구 섬유업계가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이뿐 아니다. 중국은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지난 9월 한 달 소흥(紹興)지역에 산재한 중소 염색업체 77개소를 문 닫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 프로그램 오더를 수행하는 중견 염색업체를 제외하고 중남미나 중동 오더를 수행한 작은 규모 공장들이 된서리를 맞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딜리버리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바이어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는 소식이다.
원사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10월 들어서도 니트용 DTY 75데니어가 10% 나 뛰었고 50데니어가 17%나 올랐다는 소식이다. 염료 조제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결국 중국의 섬유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한국 섬유업계에 호기임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과 거래하는 해외 바이어들의 이탈 움직임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 호기를 이용해 한국으로 오더가 몰리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지만 이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업계가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해 한국 섬유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도록 치밀하고 적극적인 노력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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