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漸入佳境>---

원부자재 지정 남용· 접대· 주유권 요구· 벤더 인사권까지 간섭
의류 바이어 오더 중간 집행업무 탈선 무소불위 적폐 온상
벤더측 이의제기하면 “본사에 오더 캔슬 요구”겁박 주기 일쑤
오더 결정권 없고 사고 책임 안 지면서 군림. 벤더들 부글부글

주로 미국계 의류 바이어 오더를 집행하고 있는 바잉 에이전트의 해묵은 ‘갑’질이 해소되기는커녕 갈수록 기승을 부려 의류수출벤더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에 도달하고 있다.
오더를 주고 말고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것은 물론 클레임 발생시 하등의 책임을 지지 않는 중간 관리자 역할에 불과한 바잉 에이전트의 군림하는 기세가 도들 넘어 이들로부터 온갖 수모를 감수하고 있는 의류벤더들이 임계점을 넘는 분노지수에 비분강개하고 있다.
따라서 의류 수출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벤더의 마진율이 축소되는 악조건 속에 과거 호황 시절에 만연됐던 에이전트의 고약한 ‘갑’질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확산되고 있어 차제에 이같은 불공정하고 부도덕한 에이전트 횡포를 척결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계 중· 대형 리테일 바이어와 의류수출벤더들이 의류 오더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오더 집행 업무를 담당하는 바잉 에이전트 상당수가 의류 수출벤더에 대한 온갖 ‘갑’질이 해소되기는커녕 필요 이상의 압력과 간섭을 수반한 횡포와 독선의 저질 행태가 아직도 버젓이 활개 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에이전트에 따라서는 미국과 유럽 본사 방침과 지시를 확대 재생산해 원부자재 노미네이션은 다반사이고 거래벤더 직원과의 소통 불만을 내세워 벤더 회사의 인사권까지 행사하려는 무례함이 극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에이전트 관계자들은 품질이 보장되지 않고 가격이 비싼 특정회사 원부자재를 사용할 것을 강요하고 이의 부당성을 제기하면 “오더 캔슬 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 이미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원· 부자재업체 측은 실수요자인 의류벤더와의 상담은 뒷전이고 에이전트와 상담하는 것이 보편화되는 등 거래 당사자 위에 에이전트가 상전에 앉아 원부자재 선택권을 좌지우지하는 촌극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바잉 에이전트는 당연히 미국과 유럽 본사에서 지사 운영비를 지원받거나 일정액의 커미션을 바이어와 벤더로 부터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도 벤더에게 식사 접대는 물론 자동차 주유 제공과 심지어 회사 세일즈 담당자의 법인카드까지 요구하며 사용하는 무례와 횡포가 벌어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에이전트에 따라서는 벤더회사 담당 직원과 견해차로 의견대립이 생기거나 이의를 제기하면 “그 사람 바꿔라”고 벤더에 요구하는 등 무례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바잉 에이전트의 이같은 횡포가 가능한 것은 자신들은 오더를 주는 바이어측 대리인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말을 듣지 않으면 오더를 캔슬하고 다른 벤더에 줄 수 있다”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의류수출벤더들이 이같은 에이전트의 횡포와 ‘갑’질의 수모를 참고 견디는 것은 만에 하나 에이전트가 중간에서 바이어에게 잘못 보고해 오더를 캔슬할까봐 두려워 참고 있는 것이 관행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전처럼 의류 수출 마진이 좋았던 시절에는 이같은 ‘갑’질을 견디며 수용했지만 갈수록 수출환경이 악화돼 마진이 박해진 상황에서 “상전 노릇을 하는 에이전트의 ‘갑’질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또 에이전트의 ‘갑’질에 질린 벤더들은 아예 중간 에이전트와 오더 집행업무를 배제한 채 미국 본사와 직거래체제로 전환하는 사례가 본격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중간 에이전트의 횡포와 크고 작은 비용에 질린 벤더는 바잉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미국 바이어 본사와 직거래할 경우 “가격을 5% 까지 내려주겠다”고 제안할 정도로 에이전트에 대한 반감을 호소하고 있을 정도다.
한편 한국에서 군웅할거하던 미국과 유럽계 중대형 리테일 바이어의 바잉 오피스나 에이전트 사무실은 생산기반이 사라진 한국을 떠나 홍콩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소싱기지로 대거 이전하고 한국에는 그 숫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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