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ㆍ伊 선진 원단업체 생존전략 벤치마킹 필요
- 관련 섬유 단체 앞장, 연구 보고서 작성 나서야

국내 패션소재(원단) 기업들이 중국 등 경쟁국에 오랫동안 밀리고 세계적인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오더 가뭄과 판매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업계의 필사적인 단합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최근 제직은 물론 코팅, 가연, 사가공, 사이징을 막론하고 섬유 업계 전반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나가야 한다’ 하고, 정부는 ‘해외로 나가지 말아달라’ 한다”면서 “베트남에 나가 잘 적응하고 있는 니트 직물 업체와 같이 단일 시설로 운영이 가능한 경우는 차치하더라도, 우븐 직물과 같이 염가공 등 관련 스트림이 함께 버티칼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경우는 중소 기업이 나 홀로 해외로 나가는 것은 곤란하다.  할 수 없이 국내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최저 임금 인상이나 전기료 상승 우려 등 내년부터 업계 영업환경을 더 악화시킬 요인이 화두로 떠 오르고 있고 이것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이를 막더라도 ‘시간 벌기’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국내 섬유 업계 상황은 점차 어려워져 몇 년 앞을 내다보는 것이 불가능한 국면에 처했다는 것.

해외로 탈출하는 기업은 어쩔 수가 없겠지만, 국내에 남아 ‘메이드 인 코리아’를 생산하고 이곳을 토대로 생존하려는 업체들을 위한 처방전을 업계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긴박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제조 수출하는 패션소재 기업은 외화 가득액이나 일자리 창출 면에서 해외에 나간 기업과는 엄청나게 다르다는 것이다.

한 업계 대표는 “우리가 앞으로 30년을 살아 남으려면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성공한 모델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선 스스로 돕고 나서 하늘의 도움을 바래야 한다. 우리의 개선점을 찾고 나서, 해외 벤치마킹 사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우선 국내 패션소재 제조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에 힘써야 한다. 국내 섬유 제조 업체들은 직기 100대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추세가 300~500야드 오더로 가고 있는데 3만~5만야드에 맞춰져 있는 현재의 시스템과 마인드는 적극 바꿔야 한다고 했다. 우선 대구 산지의 경우 24시간 가동을 기준으로 원가를 계산하고 있어 출발선에서 경쟁에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재고 누적과 가동률 저하를 야기한다.

또 대량생산 체제를 유지하다 보니 최근 떠오르는 공룡 ‘아마존’을 바라보게 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기존에 거래하던 리테일러에게서 이런 대형 온라인 기업으로 거래선을 바꾸는 것은 현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 이는 이미 거대한 중국 업체들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따라서 차제에 국내 섬유 기업들은 제조 기반을 ‘디사이징’하고 의류용 일변도에서 벗어나 산자용 등 비즈니스 스펙트럼을 넓히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더 나아가 나고야의 유명 원단 업체인 ‘다케사다’와 같은 일본이나 이탈리아 선진 원단 업체들이 ‘지난 30년 어떻게 변화해 왔으며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배워 새로운 비즈니스 기반을 만들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국내 관련 섬유 단체들이 힘을 모아 ‘日ㆍ伊 선진 원단업체 30년 변화와 미래전략’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내놓기 위해 출발을 서둘러주기를 요청하는 그들의 목소리를 누군가 듣고 나서기를 기대한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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