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재 산업 죽으면 中· 인도산 폭등· 횡포 불 보듯

섬유패션산업의 진정한 동반자이자 길잡이인 국제섬유신문이 6월 2일로 창간 24돌을 맞았다. 먼저 4반세기란 짧지 않은 기간에 업계의 진정한 등대 역을 자임하며 전문지의 새 지평을 연 국제섬유신문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정상의 섬유패션전문지로 우뚝 섰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변곡점의 꼭대기에서 다양한 글로벌 정보의 보고(寶庫)인 국제섬유신문은 유사 동종 매체 중 열독률 1위라는 난공불락의 금자탑을 쌓았다. 국제섬유신문의 오늘이 있기까지 성원해주신 식견 높은 애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돌이켜보면 질풍노도 속에 보낸 지난 24년의 국제섬유신문 발자취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는 큰 업적을 남겼다. 비판과 견제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보다 업계의 등불이자 동반자 역할에 더욱 충실해 왔다. 목타는 섬유패션업계의 정보 욕구를 충족하면서 다양한 국내외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밤늦도록 불을 끄지 않았다. 홍수를 이루는 단순한 정보전달보다 깊이 있고 예리한 분석으로 섬유패션산업의 진로를 제시하는 나침판 역할을 자임했다. 정확하고 신속한 글로벌 정보가 산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핵심 요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정보 寶庫· 나침판 국제섬유신문
최정상의 섬유패션 전문지 열독률 1위

이같은 국제섬유신문의 열정 어린 노력은 권위와 신뢰라는 독자들의 보상으로 이어졌다. 유사전문지와는 확연히 차별화를 견지해온 국제섬유신문이 동종 전문지 가운데 단연 열독률 1위라는 영예로운 위상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국제섬유신문은 여기에 자만하지 않고 더 많은 인적· 물적 투자를 확대해 21세기 초일류 섬유패션전문지로 거듭날 것을 다시 한번 엄숙히 다짐한다. 업계 발전을 위해 약이 된다면 어떠한 압력과 유혹을 뿌리치고 직필 정론을 추구할 것을 거듭 약속한다. 섬유패션 산업발전에 저해되는 음모와 사술을 철저히 배격하는데 앞장설 것도 다짐한다. 강자적 입장인 특정 스트림의 독주나 횡포로 인한 불공정 행태에는 분연히 맞서 파수꾼이 될 것을 아울러 선언한다.
 국제섬유신문은 창간 24년을 맞는 이 순간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다시 한번 결의와 다짐을 하고자 한다. 섬유· 패션산업의 명운을 좌우할 전문신문의 소명 의식이란 창간 이념을 되새기면서 팔소매를 걷어 올리고자 한다. 무엇보다 분초를 다투는 변화의 시대에 맞춰 증폭되는 글로벌 정보 욕구충족에 더욱 충실할 것을 다짐한다. 정보의 홍수와 다원화 시대에 맞춰 기사의 전문화에 더욱 충실해 참신하고 알찬 고급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이와 함께 모든 섬유· 패션인들이 강한 신념을 공유하며 변화에 낙오되지 않도록 지혜를 기르고 바른 방향을 잡는데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더욱 섬유· 패션 스트림간에 발생하는 이해와 갈등을 화합과 협력으로 융합하기 위해 동반성장을 구축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대원칙은 글로벌 정보의 신속한 보도와 깊이 있고 예리한 분석의 논평을 통해 독자들에게 현명한 판단의 기초를 제공하는 데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섬유패션기업들이 국제섬유신문 기사를 보고 동향과 시장을 파악하고 전략과 대응책을 마련하는 필독서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며 이같은 소임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
사실 섬유· 패션업계가 지금까지도 어려웠지만 다가오는 미래도 결코 녹록지 않은 요소가 산적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 내부는 물론 글로벌 시장동향을 봐도 곳곳에 십 종 허들과 도처에 지뢰밭이 널려있는 상황이다. 국내적으로는 제왕적 대통령의 실정(失政)으로 국정이 마비되는 전대미문의 공백을 뒤로하고 문재인정부가 들어서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그런 한편 새 정부를 향해 노동계를 비롯한 수많은 이익집단이 분출하는 욕구는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져 자칫 삶은 개구리 신세가 우려되는 섬유패션업계 입장에서는 급속히 엄습하는 변화의 회오리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인력난과 고임금에 난파선에 쥐 빠져나가듯 해외로 탈출하는 섬유패션기업의 엑소더스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증으로 압박의 초점은 최저임금제에서부터 시작된다. 대선 과정에서 이미 후보 간의 공약으로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시대는 받아놓은 밥상이다.
면방업종 같은 전통산업은 현재의 시간당 최저임금 6470원에 미달되는 근로자가 상당수다. 전력료와 인건비가 비슷한 비중으로 원가를 구성하는 면방업계는 지금도 대다수 눈덩이 적자에 신음하고 있다. 흔히 최저임금 조정과정에서 조정위원들이 단순 임금 인상 폭에 대한 착시를 일으키고 있으나 고정급이 오르면 수당과 퇴직금도 따라 오른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최저임금 10% 오르면 득달같이 이런저런 수당을 포함해 실제 16% 이상 인상 효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글로벌 유통 급변 한국산 절대 불리
최저임금 급상승 섬유제조업 초비상

섬유를 비롯한 많은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경영의 한계상황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젊은 근로자가 생산직을 기피해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월 400만원~500만원 임금 주고 버틸 기업이 얼마나 되겠는가. 기업마다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동화에 스마트공장 투자가 불가피하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지표 1호인 일자리 창출은 필연적인 논리이고 만시지탄의 감이 크다. 그런 한편 새로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단순· 반복 작업은 자동화기기에 넘길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의 일자리 우선 정책에도 불구하고 신규 일자리는커녕 기존 일자리마저 줄어드는 역기능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에 남아 있는 1만 9000여 섬유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국내 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유통시장 환경도 시시각각 변곡점을 치닫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판매가 급성장한 데 반해 기존의 중대형 리테일러들의 고전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패션전문 리테일러 매장이 올해 8000개 정도 문 닫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을 정도다.
사람이 살면서 옷을 입기 마련이어서 기본 수요는 있지만 대신 파는 입장인 우리의 수출 여건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2006년 섬유 쿼터가 폐지된 그 순간부터 매년 수출단가가 10~ 20%씩 깎였다. 이제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마지노선을 지났지만 바이어들은 여전히 가격 후려치기가 단골 메뉴가 됐다.
문제는 기존 중대형 리테일러나 아마존 같은 온라인업체의 가격요구를 수용할 수 없는 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고민이다. 턱없이 낮은 가격은 “보고도 못 먹는 떡”이 됐고 결국 싸게 만드는데 일등인 중국만 즐겁게 됐다.
이같은 국내외적으로 갈수록 험악한 시장 환경을 극복하는 길은 차별화를 위한 전략밖에 없다. 그러나 차별화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요술이 아니다. 투자가 필요하고 각고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과거처럼 자기는 아무 노력 않고 남이 개발한 제품을 카피해 무임승차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같이 도처에 지뢰밭이 널려있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계는 물론 단체, 정부 모두가 과거의 무사안일 관행에서 과감히 환골탈태해야 한다.
물론 기업 스스로 사즉생(死卽生) 각오로 각자도생하는 길밖에 없다. 이와 함께 정부는 목표도 방향도 애매한 산업정책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 과거처럼 정부가 주도하던 시대는 지났지만 그래도 산업발전을 위한 기본 정책과 전략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더불어 섬유· 패션단체들이 제구실을 해야 한다. 전국에 산재한 190개 가까운 크고 작은 섬유 단체들이 업계의 구심적 역할을 하며 진로를 제시해야 한다. 유명무실한 단체는 과감히 통폐합하면서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한마디로 급변하는 변곡점의 꼭대기에서 섬유· 패션산업의 환골탈태가 절실하다. 국내 생산수출이 140억 달러, 해외 진출기업 수출이 190억 달러에 달한 구조를 조화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 우선 섬유산업연합회가 선봉장이 돼 국내산업의 스트림간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것과 함께 해외 진출 기업들의 안정성장 지원책도 아울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해외 진출국에 지부를 만들어 시장정보 교류와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애로사항을 대행해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해외 포함 섬유 수출 연 350억 불
국산 소재 가격 경쟁력 차별화가 살길

그 전제는 함께 멀리 가는 방향이다. 잘 나가는 벤더들부터 나만 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국내 소재산업과 함께 같이 가겠다는 의지와 철학이 필요하다. 남아있는 국내 소재 산업이 죽고 나면 중국, 인도, 베트남산 소재의 가격 폭등과 횡포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이같이 절박한 현안이 산적한 우리 섬유패션산업을 위해 국제섬유신문은 다시 한번 업계의 길잡이이자 동반자의 입장에서 길잡이가 될 것을 재삼 다짐한다. 섬유·패션 산업발전을 위한 필연적인 논리이자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제시할 방침이다. 각 스트림간 협력과 단결을 통해 함께 멀리 가기 위해 뒤에 숨지 않고 전면에 나설 것을 거듭 다짐한다.
끝으로 창간 24년을 맞는 국제섬유신문에 독자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채찍을 부탁드린다. 더불어 올해도 탁월한 경영 능력과 모범적인 정도 경영으로 섬유패션업계의 노벨상인 ‘2017 삼우당(三憂堂) 대한민국 섬유패션 大賞’을 수상한 영예의 수상자들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축하를 보낸다.

-<本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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