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 2 내수시장화’ 헛발질… 잃어버린 10년

中 섬유산업 세계 1위 불구 대규모 투자 지속 섬유패션 굴기 강화
취약분야 보강 위해 紹興에 대규모 첨단 염색공단 조성 이전 착수
‘낙후된 기술은 있어도 낙후된 산업은 없다’ 섬유산업 지속투자 자신감
인터텍스타일전 중국 기능성직물 품질 좋고 가격 20% 싸 시선집중

 

한국 패션브랜드 20년 역사 이랜드 성공 갤럭시도 철수
한국패션 현지화 실패· 조급성· 복잡한 유통구조 몰라 실패 자초
패션업계 한국시각 아닌 중국시각서 전략 짜 2선 3선 도시 집중해야
한류· K팝 등 문화 병행, 북경· 상하이 아닌 중소도시에 한국관 유망

 

‘중국을 제 2 내수시장화 하자.’ 우리 섬유패션 업계의 원대한 전략이 사실상 헛발질을 한 채 잃어버린 10년을 허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은 섬유산업에서도 최신 설비로 무장한 세계 최대 규모를 보유하고 있어 공급과잉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지금 이 순간도 “낙후된 기술은 있어도 낙후된 산업은 없다”는 신념을 공유하며 취약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첨단 설비투자와 기술력 향상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한국 섬유업계가 10여년간 이렇다 할 투자를 기피하고 기존 설비에 의존해 천수답 경영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패션업계도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5억 중국시장을 ‘제 2의 내수시장화’ 해야 한다는 슬로건 아래 20년 전부터 수많은 패션기업들이 진출했지만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이랜드그룹등 극소수만 성공했을 뿐 수백개 진출 업체들의 성과는 극히 미미해 중국 공략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할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6 추계 상하이 인터텍스타일 박람회’ 참관을 계기로 중국의 섬유패션 동향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중국 섬유산업은 지난 20년간 첨단 설비로 무장한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의 공장 위상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취약부문에 대한 신· 증설과 기술개발에 중단 없는 투자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섬유 각 스트림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오히려 공급과잉을 초래한 중국의 섬유산업계는 그들의 품질 경쟁에서 취약한 염색가공 분야를 집중투자하고 있으며 중국 전체 염색캐퍼의 3분의 2를 점유하고 있는 소흥 일대의 염색공장을 집단 이주시킬 매머드 염색공단 조성을 완비하고 벌써 공장 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소흥(紹興) 꺼차오 일대 삥하이지역에 조성된 대규모 염색공단은 가로 세로 각 10km의 매머드 염색공단에 최신형 열병합 발전소와 폐수처리장은 물론 최첨단 설비를 갖춘 기업들로 집단화 시키고 있다.
이 삥하이 염색공단에 소흥 일대 염색공장들이 새로운 첨단 설비를 갖추고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고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인근 염색공장이 첨단 설비와 대형화 조건을 전제로 이전 완료할 방침이며 그때까지 이전하지 못한 공장은 폐쇄 시킨다는 것이다.
이같은 중국의 섬유산업은 규모의 대형화에 따른 가격경쟁력과 함께 첨단 설비 및 기술 집약화로 섬유 왕국 지위의 굴기를 더욱 굳건히 지켜나갈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중국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화섬· 면방· 제직· 의류 봉제 분야에서의 규모 경쟁을 통한 세계 1위 전략에 이어 품질 경쟁에서도 무섭게 치고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모든 품목의 품질이 더욱 좋아졌고 특히 한국산보다 격차가 컸던 아웃도어용 기능성 원단의 품질이 놀랍게도 한국산을 능가하는 제품이 많았으며 가격은 한국보다 20% 이상 싼 것으로 드러나 한국 섬유업계에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이같은 섬유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강화되고 있는데 반해 경쟁국인 한국은 설비 투자 자체가 지난 20년 가까이 극소수 기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답보상태에 있어 중국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국의 15억 시장을 겨냥해 한국 패션업체들이 줄기차게 중국시장을 노크했으나 이랜드등 극소수 업체만 성공했을 뿐 대다수가 헛발질로 잃어버린 10년을 보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 가서 한류 붐을 이용해 판만 벌리면 돈이 벌릴 것으로 간주한 조급성을 드러냈으나 결국 수많은 패션기업과 브랜드들이 처절하게 실패하고만 것이다.
중국은 15억 명의 광활한 시장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 유통을 갖고 있으며 생산까지 보유하고 있어 3대 요소를 다 갖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은 한국 패션제품의 디자인력에 매료됐으나 디자인은 필요하면 “돈 주고 사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 과거에 생각했던 한국 패션제품에 대한 기대를 많이 접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진출해 성공하는 것은 20년 전 진출했다 사실상 정착에 실패해 몇 년 전 접어버린 삼성물산 갤럭시 브랜드의 전략이 아닌 이랜드식 철저한 현지화와 단순 상품이 아닌 문화를 판다는 진득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고 중국의 젊은 기업인과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줄기차게 교류하면서 유통을 확보하는 전략이 성공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랜드그룹이 최근 아시아 최대 유통재벌인 말레이시아 기업과 합작으로 상하이에 매머드 아울렛 매장을 신설하는 유통 장악 전략을 우리 업계가 배워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국내 패션업계가 잃어버린 10년의 중국진출 실패를 교훈삼아 이제부터는 보다 세밀하고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펴 나가는 것은 물론 북경과 상하이를 비롯한 대표적인 도시를 고집하지 말고 미개척지인 2선 3선 도시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또 2선 3선 도시에는 아직도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한류와 K팝 붐 등을 활용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며, 이들 지역에 이른바 한국관 운영이 비교적 성공 가능성이 큰 것으로 현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2선 3선 도시에 진출할 한국관도 건물주로 하여금 패션 의류의 완사입 또는 최소 반사입 조건이 선행돼야 진출에 성공할 뿐 단순히 건물만 지어놓고 한국 패션이 진출할 한국관을 운영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섬유산업이 중국의 규모경쟁과 품질·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설비투자와 차별화 기술전략이 새로운 차원에서 이루워져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패션의 ‘제2 내수시장화’ 전략도 지난 10년, 길게는 20년 동안 겪은 아픈 실패를 교훈삼아 유통구조와 현지화 운영전략판을 완전 새롭게 짜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하이 조영일 발행인 延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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