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Spotlight]안석호 ㈜한국금성국제그룹 상업부문 총괄 부사장

최고 中핫키워드 ‘도시화 정책’
2~3선도시 개발속도 상상초월
신1선도시 진입장벽 낮아 매력
패션·유통 공동진출 성공가능성↑
韓호감 높은 후난성 창사 주목

안석호 (주)한국금성국제그룹 상업부문 총괄 부사장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한 중국에 대해 국내 기업들은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갖고 있지만, 알지 못하는 위험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공존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중국의 소비시장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소비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가지의 키워드가 필요하다. 그중에 가장 근간이 되는 키워드를 꼽으라면 필자는 단연코 ‘중국정부의 도시화 정책’을 이야기한다.

2007년에 중국에 들어와 주재원과 개인사업 경험 그리고 현재는 중국의 민영그룹에서 일하며 내가 체험한 지난 10년간의 중국변화를 되돌아 볼 때 두 번 놀라운 것이 있었다. 그 첫째는 전방위적인 변화의 규모이며, 둘째는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빨리 진행되는 변화의 속도였다.

중국의 남북으로 동북의 하얼빈에서 남부의 광저우에 이르는 도시들과, 동서로는 해안지역의 천진, 칭다오, 상하이, 닝보, 복주에서 서쪽으로 서안, 성도, 란저우, 곤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도시들을 돌아 다녔다. 지역은 다르지만, 공항의 신축·확장 그리고 고속철 역사의 신축, 도시 기간 도로망과 통신망의 구축, 고층빌딩 스카이라인의 고도화, 고급 아파트 단지의 조성과 상업시설의 확장 등 변화의 바람은 모든 도시에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한번 방문했던 도시를 1~2년 후 다시 가보면 엄청난 변화의 속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중국 도시들의 상전벽해의 변화를 보면서 한편으론 긴장감을 느꼈지만, 다른 한편으론 우리 기업들의 대응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았다.

중국 정부의 도시화 정책의 숨은 의도는 내수시장 확충에 있다. 수출성장으로 견인한 경제구조의 대외의존도를 낮추고 자생적인 경제구조를 강화하려는 것이 중국정부가 추구하는 큰 정책방향인 것이다.

바로 그곳에 우리 기업들의 기회가 있다. 중국의 도시화 정책의 속도에 부응해 우리 기업들이 대응할 전략이 빨리 수립되어야 한다.

한국의 패션기업 중 이랜드와 베이직하우스 등이 브랜드 전략으로 이 도시화 정책의 수혜를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이 기업들의 내부적인 역량과 노력이 동반했던 점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은 중국의 도시화 정책이라는 환경적 요소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현재 53~55% 수준으로 보고 있다. 13.5계획이 마무리되는 2020년이 되면 60%초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화율이 1%진전이 되면 신규투자수요가 6조6000억위안 (약 1170조원) 정도 창출되는 것으로 세계은행 보고서는 추산하고 있다.

여전히 중국의 도시화 정책은 진행되고 있고, 1선도시에 비해 등한시했던 2~3선도시에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들이 숨어 있다는 점을 우리 기업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1선도시와 2선도시의 중간에 신(新)1선 도시라는 개념이 있다. 도시의 규모와 발전수준 그리고 주변 지역도시와의 연계성 등을 종합해 볼 때 곧 1선 도시화 같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시들이다. 중국의 주요일간지인 재일경제신문 산하의 ‘신1선도시연구소’가 매년 신1선도시를 발표한다. 올해는 성도, 항주, 무한, 천진, 남경, 중경, 서안, 창사, 청도, 심양, 대련, 하문, 소주, 닝보, 무석 등 15개 도시들이 신1선도시 후보로 발표됐다. 이 도시들은 적개는 400~600만명의 도시에서 많게는 2000만명의 도시까지가 포함되어 있다. 상해, 북경, 광저우의 1선도시에 비해 손색이 없는 시장이지만, 도시에 따라서는 경쟁강도가 높지 않고, 진입 코스트가 1선 도시에 비해 낮아 성장성이 더 기대되는 도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도시들이 현재 우리 기업들이 바로 진입해야하는 무한기회의 시장이다.

필자는 현재 주로 그 신1선 도시 중 창사에 머물고 있다. 창사는 호남위성 방송의 위력으로 중국내 한류의 본방이 돼 한국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미흡하다. 창사 시민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택시비를 받지 않은 경험담이 다수일 정도다. 나 역시 소비자들을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신1선 도시에 어떻게 진출하면 좋을까? 물론 기존에 진출한 기업들은 나름대로 지사나 현지 법인을 통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신규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정확한 현지 사정 이해와 사전 시장조사 및 전략수립을 정확히 하고 진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패션기업 등 소비재 산업의 기업들의 경우에는 유통업과 제휴해 턴키 방식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 중국의 유통기업들의 내부의 변화를 주목한다면, 한국의 유통기업들이 진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유통기업과 협력관계의 개별 브랜드 기업들이 공동으로 연합해 중국내 유통시장에 진출한다면 여느 때보다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지금 중국 유통시장은 온라인 채널의 혁명적인 발전과 변화를 겪으면서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이 무척 어려운 시국을 맞고 있다. 중국의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임대료를 챙기거나 고율의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더 나아가 후발주자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생존의 위기까지 온 상황이다.

이러한 중국 오프라인 유통시장 환경에서 한국의 유통기업들이 축적한 MD구성 및 효율적인 운영관리 및 마케팅 능력은 환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류를 배경으로 한국의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 수많은 현지 유통기업들이 한국의 유통기업과 협력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이랜드그룹의 유통과 중국의 바이셩백화점 그룹과 합작한 상해의 천산루 바이셩뉴코아 도심형 아웃렛의 오픈이었다. 두 그룹의 합작에서 한국 이랜드의 MD구성 및 브랜드 유치 및 운영능력이 중국시장에서 빛을 발한 것이다. 소문에 따르면 기존 매출대비 3배 성장한 실적을 실현하며 중국내 유통에서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기점으로 현재 수많은 도시의 유통기업들이 한국성 모델의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많은 한국 유통기업들과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에서 백화점, 쇼핑몰 그리고 아웃렛의 대형 유통채널 분류에서 2015년 성장률을 분석해 보면 각각 단연코 아웃렛의 성장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아웃렛은 향후에도 당분간 지속 발전할 업태로 보고 있기에 지금 중국의 유통그룹들이 아웃렛 사업에 지속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일하는 금성그룹에서도 홍콩상장 그룹을 통해 중국내 아웃렛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환구아웃렛이라는 브랜드로 1호점이 2014년 10월에 오픈해 지금 영업 중에 있고, 올해 상반기는 전년동기 대비 약 4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아웃렛은 패션과 리빙 그리고 F&B 등이 어우러진 종합문화쇼핑센터를 지향하고 있다. 그 아웃렛 내에 전문 한국관을 준비하고 있다. 시내 중심에서 약 25km 떨어진 위치이고, 주변의 5km 반경의 생활문화의 중심 쇼핑센터 역할과 주말에 교외형 아웃렛 기능을 복합한 형태이기 때문에 향후에 성장성이 기대된다. 현재 한국의 유통기업과 현재 협력을 협의 중에 있다.

기회가 된다면 보다 많은 개별 브랜드 기업들이 이렇게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유통기업이나 친한국적인 중국내 유통기업들에 도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신1선도시의 유통기업내 진출하는 방식이라면 적극검토해 볼 수 있기를 강권한다.
 

안석호 한국금성국제그룹 부사장은 누구?
안석호 부사장은 성균관대학교에서 행정학 학사·석사 수료 후 라이나생명을 거쳐, 이랜드 그룹(1993.08~1998.06)과 샘표식품(1998.06~2008.02)에서 패션시장 및 중국시장에 대한 경력을 쌓았다. 2008년부터 선부(상해)상무유한공사 부총경리(2008.02~2011.07)와 조은(상해)상무유한공사의 자문역(2011.08~2015.06)을 역임했고, 2015년 7월부터 한국금성국제그룹 상업부문 총괄 부사장을 맡아 유통사업을 이끌고 있다.  
문의=aseok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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