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엠비오, 잡화 라베노바  
실적부진해 내년 2월 중단
일부 브랜드는 통폐합 진행
내실화, 경쟁력 확보 목표
에잇세컨즈, 비이커 집중

국내 패션업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몇 년간 침체기에도 재기를 노렸던 ‘EXR’이 지난달 전격 중단을 결정했고, LF의 ‘일꼬르소’와 패션그룹형지의 ‘노스케이프’도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키로 했다. 패션 대기업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실적이 부진한 브랜드를 정리하고, 포트폴리오가 겹치는 일부 브랜드를 통폐합하는 브랜드 구조조정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14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하반기 전략회의를 열고 브랜드 효율화를 위해 남성복 ‘엠비오’와 잡화 브랜드 ‘라베노바’의 사업을 내년 2월 최종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995년 론칭한 남성 캐주얼 브랜드 엠비오는 2030대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중가 남성복을 선보여 왔지만, 22년 만에 패션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실적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엠비오 국내 70개 매장과 중국 27개 매장을 내년 2월까지 정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론칭한 라베노바는 1년여 만에 영업을 끝내게 됐다. 라베노바는 한섬의 ‘덱케’나 SK네트웍스의 ‘루즈앤라운지’ 등에 대응하기 위해 론칭된 잡화 브랜드였다. 지난 8일 배우 김지원을 새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듯 했으나, 후발주자로서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현재 라베노바의 재고를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조금씩 소진하고 있으며 백화점 10개 직영매장을 내년 2월까지 철수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브랜드 효율을 제고하고 보다 내실 있는 사업 포토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일부 브랜드 통폐합도 진행한다.
남성복 브랜드인 ‘로가디스’의 세컨드 브랜드이자 프리미엄군인 ‘로가디스 컬렉션’은 ‘갤럭시’로, 중저가 브랜드인 ‘로가디스 그린’은 ‘로가디스 스트리트’로 흡수해 재편하기로 했다. 빈폴의 경우에는 ‘빈폴키즈’를 ‘빈폴맨’ 산하 키즈라인으로 통합한다.
이들 브랜드를 통폐합하는 대신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SPA브랜드인 ‘에잇세컨즈’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 중국 상해에 에잇세컨즈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을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브랜드 수입채널로 활용됐던 편집숍 브랜드인 ‘비이커’를 자체상품 개발 확대를 통해 유통형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브랜드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업계에서는 인력감축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회사 측은 “해당 인력들은 통합되는 다른 브랜드 사업부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이 같은 결정을 이해하면서도 산업을 앞서도 산업을 앞서 이끄는 리딩기업임을 고려할 때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 패션유통업계 관계자는 “물론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부진과 백화점에서 편집숍·모바일 등으로 급속히 변화되고 있는 유통 환경 등 업황이 어렵지만, 브랜드 하나를 시장에 출시해 히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들이는 에너지와 그로 인해 다져진 가치를 생각할 때 특히 엠비오의 철수는 업계 종사자로서 무척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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